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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7다69186 판결

[공사대금][미간행]

판시사항

건물 신축공사에 있어 준공 후에도 건물에 다수의 하자와 미시공 부분이 있어 수급인이 약정기한 내에 그 하자와 미시공 부분에 대한 공사를 완료하지 못할 경우 미지급 공사비 등을 포기하고 이를 도급인의 손해배상금으로 충당한다는 내용의 합의각서를 작성한 경우, 위 약정은 민법 제398조 에 정한 채무불이행에 관한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우 담당변호사 이석종외 2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 원심판결 주문 제1항의 ‘34,500,000원’을 ‘33,560,000원’으로, 원심 판결 제7면 15번째 줄의 ‘34,500,000원’을 ‘33,560,000원’으로, ‘164,500,000원’을 ‘163,560,000원’으로 각 경정한다.

이유

1. 원고의 상고에 대하여

원고는 법정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고 그 기간이 도과된 후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였을 뿐만 아니라 상고장에도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를 본다.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가 2004. 4.경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를 총 공사비 588,500,000원, 기간 2004. 4.경부터 2004. 8.경까지로 정하여 도급한 사실, 이 사건 건물은 2005. 3. 10. 준공된 사실, 준공 후에도 이 사건 건물에 다수의 하자와 미시공 부분이 있었던 사실, 이에 피고는 2005. 5. 12. 원고와 사이에, 당시까지 지급된 공사비 및 지체상금 등을 정산하면서 위 하자와 미시공 부분에 관하여는 2005. 5. 16. 그 공사를 시작하여 2005. 6. 5.까지 이를 완료하되, 원고가 위 공사를 완료하지 못하였을 경우 원고는 미지급 공사비를 포함한 공사계약에 관한 모든 사항을 포기하며, 당시까지 미지급된 공사비는 피고의 손해배상금으로 충당한다는 내용의 합의각서를 작성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피고 사이에 체결된 위와 같은 공사비 등 포기 및 손해배상금 충당 약정은 손해배상액 예정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살피건대, 위 약정은 당초 도급계약에 포함되어 있던 것은 아니나, 원고가 위 약정상의 하자 및 미시공 부분에 대한 공사를 완료하지 못할 경우 이에 대한 그의 귀책사유나 피고의 손해 발생 또는 그 액수를 묻지 아니하고 미지급 공사비 상당을 피고에게 배상하는 결과가 되는 것이므로, 이러한 약정은 바로 민법 제398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에 관한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처분문서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1) 민법 제398조 제2항 은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이 이를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부당히 과다한 경우’라고 함은 채권자와 채무자의 각 지위, 계약의 목적 및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채무액에 대한 예정액의 비율, 예상 손해액의 크기, 그 당시의 거래관행과 경제상태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일반 사회관념에 비추어 그 예정액의 지급이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뜻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대법원 1991. 3. 27. 선고 90다14478 판결 ,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4다3543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이 사건 합의로 인하여 예정된 손해배상액 163,560,000원은 총 공사비의 30% 가까이 되는데 비하여 이 사건 합의 위반으로 인하여 피고에게 실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손해액은 대략 하자 및 미시공 부분 공사를 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에 하자보수보증금과 이 사건 합의 당시 원고가 부담하기로 약정한 소외인과 피고 사이의 손해배상소송과 관련한 손해액 및 소송비용을 합한 정도라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의 이 사건 합의 위반으로 인하여 피고가 입을 위와 같은 손해액을 감안할 때 위 손해배상 예정액은 지나치게 과다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130,000,000원으로 감액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한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고(다만, 하자 및 미시공 부분 공사비를 피고의 손해로 인정하여 이 사건 미지급 공사비에서 공제하게 되면 이로써 하자와 관련한 분쟁은 종결되는 것이므로, 하자보수보증금을 별도의 손해로 인정할 여지는 없다고 할 것인데도 원심이 하자보수보증금을 손해로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할 것이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 잘못은 판결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것이다),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감액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심리 등에 관하여 법령을 위반한 위법이 없다.

(3) 한편, 하자 및 미시공 부분 관련 손해액의 산정이 잘못되었다거나 다른 손해를 고려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결국 원심판결의 사실인정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나, 사실인정의 권한은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에 속하는 것인데, 원심판결과 기록을 대조하여 보아도 증거에 관한 원심의 판단이 위 한계를 넘어섰다고 볼 사유를 발견할 수 없는 이 사건에 있어, 위와 같은 상고이유 주장은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사항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다.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심에서 주장한 바 없이 상고심에 이르러 새로이 하는 주장은 원심판결에 대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는 것인바( 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1다63575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미지급 공사비가 118,053,139원에 불과하다는 주장은 원심에 이르기까지 전혀 제출된 바 없음을 알 수 있으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는 원심판결에 대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라.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어 도급인이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한 경우에, 도급인은 수급인이 그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그 손해배상액에 상응하는 보수액에 관하여만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을 뿐이고 그 나머지 보수액은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도급인의 손해배상채권과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수급인의 공사대금채권은 공사잔대금채권 중 위 손해배상채권액과 동액의 채권에 한하고, 그 나머지 공사잔대금채권은 위 손해배상채권과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1996. 6. 11. 선고 95다12798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피고의 하자 및 미시공부분 공사비 등 피고의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을 제외한 나머지 공사비에 대하여 준공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05. 4. 14.부터 이행지체로 인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지연손해금 기산일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마. 계산상 오류에 대하여

이 사건 미지급 공사비를 산정하면서 원심이 손해배상 예정액을 164,500,000원으로 잘못 판시하였고, 이로 인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공사대금의 계산에 차이가 생긴다 하더라도, 이러한 잘못은 판결경정의 방법에 의하여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이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할 사유는 되지 아니한다( 대법원 1979. 2. 13. 선고 78다2107 판결 , 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0두345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심판결에 이유모순의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각자 부담하되, 원심판결에 계산이 잘못된 부분이 있으므로, 직권으로 원심판결 주문 제1항의 ‘34,500,000원’을 ‘33,560,000원’으로, 원심 판결 제7면 15번째 줄의 ‘34,500,000원’을 ‘33,560,000원’으로, ‘164,500,000원’을 ‘163,560,000원’으로 각 경정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박시환 박일환(주심) 김능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