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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법 1986. 8. 29. 선고 85가합1526 제2민사부판결 : 항소

[주식회사합병무효청구사건][하집1986(3),378]

판시사항

1. 합병계약과 신의칙

2. 합병결의에 찬성한 주주의 합병무효청구의 당부

판결요지

1. 회사의 흡수합병의 경우에 있어 합병의 비율은 합병당사회사의 재산상태와 그에 따른 주식의 객관적 가치에 비추어 공정하게 정하여야 하고 현저하게 불공정한 합병비율을 정한 합병계약은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공평의 원칙에 반하여 무효이다.

2. 합병결의에 원칙이나 주주가 합병무효의 청구를 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

원고

원고

피고

후지카대원전기주식회사

주문

피고와 대원전기산업주식회사(등기부상 주소 서울 구로구 구로동 611의 1) 사이의 1985.7.1.자 합병은 이를 무효로 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피고회사가 1985.7.1.을 합병기일로 하여 주문기재의 대원전기산업주식회사(이하 소멸회사라고만 한다)를 흡수합병하고 같은 날 합병등기를 마친 다음 그 상호를 한국후지카공업주식회사에서 후지카대원전기주식회사로 변경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성립에 각 다툼이 없는 갑 제1호증(법인등기부등본), 갑 제2,3호증(각 대차대조표), 갑 제4호증(주주명부), 을 제2호증의 1(신고필증),2(경제기획원통보), 증인 최영준의 증언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갑 제5호증(주주명부), 증인 안재영의 증언에 의하여 각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을 제1호증의 1(기업합병신고),2(합병신고서),3(합병계약서),4(합병사유보고서),6(합병당사 회사간의 상호관계), 을 제3호증의 1(임시주주총회의사록)의 각 기재와 위 증인들이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회사는 1964.6.19. 유류연소기구, 가스연소기구 및 전기용품의 제조, 판매 등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되었으며 합병당시 발행주식 총수 500,000주, 1주의 금액 1,000원, 자본금 500,000,000원의 주식회사이고, 소멸회사는 1973.12.29. 피고회사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의 제조, 판매를 목적으로 하여 설립되었으며 합병 당시 발행주식 총수 1,000,000주, 1주의 금액 1,000원, 자본금 1,000,000,000원의 주식회사인데, 소외인은 피고회사의 위 발행주식중 약 57.9퍼센트인 289,665주를 소멸회사의 위 발행주식중 약 69.9퍼센트인 698,500주를 각 소유하면서 양 회사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었고, 피고회사도 소멸회사의 위 발행주식중 약 9.9퍼센트인 98,500주를 소유하는등 양 회사는 이른바 계열관계에 있었던 사실, 그런데 소멸회사가 1983년경부터 사업부진으로 부채와 적자가 늘어가게 되자 동 회사의 경영합리화를 위하여 주거래은행인 한일은행은 계열회사로서 소멸회사의 한일은행 등에 대한 금 15,099,398,709원의 채무를 보증하고 있던 피고회사에게 소멸회사를 흡수합병할 것을 종용한 사실, 이에 양 회사는 1985.3.20. 합병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4.2. 경제기획원장관에게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소정의 신고를 한 다음 같은 해 4.22. 각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합병계약서를 승인하는 결의를 거쳐 앞서 다툼없는 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합병절차를 모두 마친 사실, 한편 양 회사의 합병대차대조표에 의하면, 피고회사는 1985.6.30. 현재 순자산액이 금 4,068,311,794원(자산총액 20,681,785,146원-부채총액 16,613,473,352원)으로 발행주식 1주의 순자산가액이 금 8,136원(4,068,311,794원+500,000주) 가량인 반면 소멸회사는 1984.12.31. 현재 순자산액이 금 480,102,979원(자산총액 26,486,514,194원-부채총액 25,988,411,215원)으로 발행주식 1주의 순자산가액이 금 480원(480,102,979원÷1,000,000주) 가량에 불과하여 순자산가액을 기준으로 한 양 회사 발행주식 1주의 재산가치는 그 비율이 무려 17:1가량인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 회사는 위와 같은 발행주식의 재산가치를 전혀 고려하지 아니한 채 피고회사가 합병시 1주의 금액 1,000원인 주식 1,000,000주를 발행하여 소멸회사의 주주에게 각자 소유하는 소멸회사의 주식 1주당 피고회사의 주식 1주를 배정, 교부한다는 내용으로 합병계약을 체결하고 동 계약대로 합병이 진행된 사실, 원고는 합병당시 피고회사의 발행주식중 약 11.9퍼센트인 59,500주를 소유하여 그 재산가치가 순자산가액을 기준으로 할 때 금 484,092,000원(8,136원×59,500주) 상당이었으나, 위와 같은 주식할당비율에 의하여 합병이 진행된 결과 소유주식의 재산가치가 금 180,420,452원(4,068,311,794원+480,102,979원)+1,500,000주×59,500주 상당으로 감소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위 인정을 좌우할 증거가 없다.

원래 이 사건과 같은 흡수합병의 경우 합병비율 즉 존속회사가 합병당시 발행하는 신주를 소멸하는 회사의 주주에게 배정, 교부함에 있어서 적용할 비율을 정하는 것이 합병계약의 가장 중요한 내용이 된다 할 것인데, 합병비율은 합병당사회사의 재산상태와 그에 따른 주식의 객관적 가치에 비추어 공정하게 정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고, 만일 그 비율이 합병당사회사의 일방에게 불리하게 정해진 경우에는 그 회사의 주주가 합병전 회사 재산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지분비율을 합병후에 유지할 수 없게 됨으로써 실질적으로 주식의 일부를 상실케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만큼 현저하게 불공정한 합병비율을 정한 합병계약은 사법관계를 지배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공평의 원칙에 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인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합병당시 순자산액을 기준으로 할 때 피고회사와 소멸회사의 발행주식 1주의 가치가 무려 17:1이나 됨에도 불구하고 합병비율은 1:1로 정해졌다는 것이니 그렇다면 기업자체나 주식의 가치가 대차대조표상의 자산상태나 영업실적에 의하여 엄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못 되고 장래의 사업전망이나 경기변동등 불확실한 요인에 의하여 영향을 받게 된다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달리 위와 같은 합병비율을 수긍할 만한 아무런 합리적 이유도 찾아 볼 수 없는 이 사건에 있어 위 합병비율은 현저하게 불공정하다고 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피고회사와 소멸회사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합병계약은 그 내용으로 된 합병비율이 현저하게 부당하여 무효라 할 것이다.

피고는, 이 사건 합병계약서는 피고회사의 1985.4.22.자 임시주주총회에서 참석주주의 만장일치로 승인되었고 원고 또한 위 임시주주총회에 참석하여 아무런 조건없이 그 결의에 찬동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와서 합병무효 청구를 함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유로 당초부터 무효인 합병계약이 합병당사회사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았다 하여 유효로 전환될 리는 없는 것이고, 또한 원고가 위 임시주주총회에 참석하여 합병결의에 찬동하였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만으로 곧 합병의 무효를 구함이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여 부당하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그렇다면, 피고회사와 소멸회사 사이의 1985.7.1.자 합병은 무효인 합병계약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효라 할 것이므로 그 선언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정당하여 이를 인용하기로 하고,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89조 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효봉(재판장) 박동영 조용구

판사 조용구는 전보로 인하여 서명날인을 할 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