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과실치상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사고 당시 공사현장 지면의 상태가 3일 전에 내린 비로 몹시 미끄러웠고 작업 현장의 경사도 또한 상당하였음에도, 피고인이 안전교육을 하거나 작업유도자를 배치하지 아니한 채 피해자로 하여금 불도저 작업을 하도록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이러한 업무상의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불도저 전복 사고가 발생하여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2. 판단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 당시 공사현장에 작업유도자를 배치하지 않은 사실을 자인하고 있기는 하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사고 발생일 3일 전에 공사현장에 비가 오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당일에는 지면이 대부분 말라서 불도저 작업이 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사고 현장이 불도저가 넘어지거나 굴러 떨어질 정도로 급격한 경사를 이루고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 점, ③ 피해자 E은 ‘불도저로 암석을 긁어내는 작업을 하다가 암석이 불도저의 립퍼 사이에 끼게 되었고 암석의 무게로 인하여 불도저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미끄러운 지면 때문에 불도저가 전복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당시 이 사건 공사현장의 지면 상태는 불도저가 미끄러질 정도는 아니었던 점을 감안할 때 위 피해자가 절토 과정에서 발생한 대형 암석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작업한 것이 이 사건 전복 사고의 원인일 개연성이 높은 점, ④ 나아가 위 E은 이 사건 불도저가 사고 당시 방향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 기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