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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7. 8. 22. 선고 2006나72392 판결

[저작권침해금지][미간행]

원고, 항소인(탈퇴)

코나미 가부시키가이샤

원고승계참가인, 항소인

가부시키가이샤 코나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임수외 8인)

피고, 피항소인

주식회사 네오플외 1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황보영외 3인)

변론종결

2007. 7. 11.

주문

1. 원고승계참가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승계참가인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원심판결을 취소하고, 피고들은,

1. '신야구' 기타 야구게임에서 별지 대비목록 영상 중 피고 '신야구' 캐릭터 (1) 내지 (32)의 각 인물도형 및 위 각 인물도형에서 모자, 옷, 신발의 색채나 모양 또는 모자의 로고가 변경된 인물도형이 사용된 장면을 각 삭제하고,

2. 같은 목록 영상 중 피고 '신야구' 캐릭터 (1) 내지 (32)의 각 인물도형 및 위 각 인물 도형에서 모자, 옷, 신발의 색채나 모양 또는 모자의 로고가 변경된 인물 도형이 수록된 '신야구' 기타 야구게임을 게임소프트웨어로 배포, 판매하거나, 인터넷, 기타 다른 정보통신매체를 이용하여 제3자가 이를 이용하게 하거나, 전송, 배포하는 행위를 해서는 아니 되며,

3. 같은 목록 영상 중 피고 '신야구' 캐릭터 (1) 내지 (32)의 각 인물도형 및 위 각 인물도형에서 모자, 옷, 신발의 색채나 모양 또는 모자의 로고가 변경된 인물 도형이 수록되어 있는 서적, 문서, 플로피 디스켓, 씨디(CD) 등 일체의 자료를 폐기하라.

이유

1. 기초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제2 내지 4, 46호증, 을 제28 내지 39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원고는 1994년 출시한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이하 '실황야구'라 한다)’라는 제호의 게임기용(PS2) 야구게임 소프트웨어의 저작권자인바, '실황야구'는 사람의 모습을 한 등장인물 대신에 귀엽고 친근감 있는 캐릭터를 이용한 야구게임을 제작하여 왔는데, 2000년경에 이르러 별지 대비목록 영상 중 '실황야구' 캐릭터 (1) 내지 (32)와 같은 모습(타자와 투수의 각 앞, 옆, 뒷모습, 그리고 포수와 심판의 앞모습으로 구성, 이하 '실황야구' 캐릭터라 한다.)을 갖추게 되었다.

나. 그 후 원고는 2006년 초경 원고로부터 분할설립된 원고 승계참가인에게 위 '실황야구' 캐릭터에 관한 저작권을 양도하였다.

다. 한편, 피고 주식회사 네오플은 2005. 5.경 별지 대비목록 영상 중 '신야구' 캐릭터 (1) 내지 (32)(이하 '신야구' 캐릭터라 한다)가 등장하는 ‘신야구’라는 제호의 온라인 야구게임을 제작하였고, 피고 주식회사 한빛소프트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www.hanbiton.com)를 통해 위 야구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2. 원고 승계참가인의 청구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승계참가인은, 피고들이 별지 대비목록 각 영상과 같이 원고 승계참가인이 저작권을 갖는 '실황야구' 캐릭터와 실질적으로 유사한 '신야구' 캐릭터가 등장하는 '신야구' 게임을 제작·제공함으로써 원고 승계참가인의 '실황야구' 캐릭터에 대한 복제권을 침해하였으므로, 피고들에 대하여 청구취지 기재와 같이 그 침해의 금지를 구한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실황야구' 캐릭터는 창작성이 없어 저작권의 보호대상에 해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신야구' 캐릭터는 그 표현형식에 있어서 '실황야구' 캐릭터와 실질적으로 유사하지 않다고 다툰다.

또한, 원고 승계참가인은 설사 '신야구' 캐릭터에 다소 변형된 부분이 있고, 일부 창작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실황야구' 캐릭터의 2차적 저작물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이 원고나 원고 승계참가인이 가지는 '실황야구' 캐릭터의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을 침해하였으므로, 그 침해의 금지를 구한다고 주장한다.

나. 일반론

⑴ 캐릭터의 의의

일반적으로 캐릭터란 만화, 텔레비전, 영화, 신문, 잡지, 소설, 연극 등 대중이 접하는 매체를 통하여 등장하는 인물, 동물, 물건의 특징, 성격, 생김새, 명칭, 도안, 특이한 동작 그리고 더 나아가서 작가나 배우가 부여한 특수한 성격을 묘사한 인물을 포함하는 것으로서 그것이 상품이나 서비스, 영업에 수반하여 고객흡인력 또는 광고효과라는 경제적 가치를 지니는 것을 말하고, 캐릭터가 상품 등에 이용되는 목적은 대중매체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 잘 알려진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광고 선전력, 주의 환기력, 고객흡인력을 이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⑵ 캐릭터의 독자적인 저작물성 인정 여부

그런데 이 사건 '실황야구'라는 저작물에서 등장하는 캐릭터가 독자적으로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실황야구'와 같은 저작물은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 플롯(plot), 게임의 전개, 다양한 선택, 도구 등 여러 가지 구성요소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인바, 원고 승계참가인이 창작성을 가진 저작물이라고 주장하는 별지 대비목록 중 '실황야구' 캐릭터는 이 사건 '실황야구'라는 저작물의 일부분에 불과하고, 이와 별도로 '실황야구' 캐릭터의 상품화 과정을 거쳐 독자적인 저작물성을 인정할 정도에 이르지 않는 한 독자적인 저작물성이 인정되는 캐릭터로 볼 수 없다.

또한, 저작권법 제2조 제1호 는 저작권 보호의 대상이 되는 저작물이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창작물이란 표현 그 자체를 가리킨다는 것이 일반적인데, 캐릭터라는 것은 일정한 이름, 용모, 역할 등의 특징을 가진 등장인물이 반복하여 묘사됨으로써, 각각의 표현을 떠나 일반인의 머릿속에 형성된 일종의 이미지로서 표현과는 대비된다. 즉, 캐릭터란 그 개개장면의 구체적 표현으로부터 승화된 등장인물의 특징이라는 추상적 개념이지 구체적 표현이 아니며, 결국 그 자체가 사상 또는 감정을 창작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을 돌이켜 보면, '실황야구' 캐릭터가 등장하는 '실황야구' 자체를 영상저작물로 보호하는 것으로 족하고, 별도로 '실황야구' 캐릭터 자체를 독립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 할 것이다.

⑶ 2차적 저작물 인정 원칙

제3자 '실황야구' 캐릭터를 표절하였다면 그것이 사회통념상 실질적인 개변을 가한 것이 아니라 사소한 개변을 한 것에 불과하면 복제권의 침해에 해당할 것이고, 사소한 개변을 넘어서는 실질적인 개변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실질적 유사성의 범위 내에 있다면, 이는 허락 없이 원작에 대한 2차적 저작물을 만들어 낸 것으로 원저작자의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을 침해한 것으로 규율할 수 있으나, 만일 실질적 유사성이 없다면 2차적 저작물이라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⑷ 유사성 판단의 일반 원칙

저작물의 무단 복제에 의한 저작권 침해를 인정할 수 있으려면, 침해자가 저작권 있는 저작물에 의거하여 그것을 이용하였을 것과 침해저작물 및 피침해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을 것의 요건이 필요하다고 할 것인바, 이때 양 저작물 사이의 의거 관계는 원칙적으로 침해자에게 피침해 저작물에 대한 접근가능성, 즉 피침해 저작물을 볼 상당한 기회가 있었음이 인정되면 족한 것이고,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지 여부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함에 있어 창작적 표현형식만을 기준으로 하는 이유는, 저작권은 아이디어 등을 말·문자·음·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창작적인 표현형식만을 보호대상으로 할 뿐, 표현의 내용이 된 아이디어나 그 기초 이론 등은 그것이 아무리 독창적이라 하더라도 보호대상으로 하지 않고, 나아가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부분이라도 창작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이 역시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인바, 다만 여기에서 말하는 창작성이란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것을 단순히 모방한 것이 아니고 그 저작자 나름대로 정신적 노력의 소산으로서의 특성이 부여되어 있으며 다른 저작자의 기존의 작품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를 의미한다 할 것이다.

다. 판단

⑴ 먼저, 피고측의 '신야구' 캐릭터가 원고측의 '실황야구' 캐릭터에 의거한 것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5호증의 1 내지 4, 제6호증, 을 제2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실황야구' 게임은 일본국 내에서만 시판되는 게임이기는 하나 피고 네오플이 '신야구' 게임을 제작하기 전에 이미 국내에 널리 유포되어 있었고, 피고 네오플의 구성원들도 '신야구' 게임 제작 전에 '실황야구' 게임을 접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다가 아래 ⑵ ㈏항에서 보는 바와 같은 원·피고 각 캐릭터의 유사점을 더해 보면, '신야구' 캐릭터는 '실황야구' 캐릭터에 의거하여 제작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⑵ 다음으로, 각 캐릭터가 실질적으로 유사한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 유사성의 판정은 창작성이나 캐릭터의 개발 정도 및 다양한 표현가능성의 정도에 따라 실질적 유사성의 인정범위가 달라진다. 즉, 캐릭터의 창작성이나 개발 정도가 클수록, 다양한 표현가능성이 클수록 실질적 유사성의 인정범위는 넓어지게 된다. 이러한 일반적인 판단기준하에 전체적인 대비를 통하여 전체적인 관념과 느낌이 유사한지, 그렇다면 어떠한 요소로 인하여 유사성이 발생하였는지를 확정하고, 다음 단계로 그 유사성 요소 중 표현 요소가 무엇인지를 확정하여 대비하는 작업이 필요한바, 다음에서 구체적으로 살핀다.

아래 사실은 갑 제14호증의 1 내지 91, 제15호증의 1 내지 52, 제16 내지 45호증의 각 1, 2, 을 제4호증의 1 내지 5, 제5호증의 1 내지 8, 제10호증의 1, 2, 제11 내지 16호증, 제17호증의 1 내지 3, 제18 내지 20호증의 각 1, 2, 제21호증, 제22호증의 1 내지 8, 제23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 별지 대비목록은 원고 승계참가인이 복제권의 침해를 주장하는 '실황야구'의 각 캐릭터 32개를 그림별로 순번을 정하여 '신야구' 캐릭터와 대비해 놓은 목록인바, 그 중 왼쪽에 나열된 그림이 '실황야구' 캐릭터이고, 오른쪽에 나열된 그림이 '신야구' 캐릭터이다.

㈐ 원·피고측의 각 캐릭터를 전체적인 대비를 통하여 비교하여 보면, 둘 다 귀여운 어린아이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점, 큰 머리와 작은 몸체로 이루어져 있고, 머리 부분의 형태가 타원형에 가까우며, 몸체는 어깨와 목이 생략된 채 하체 부분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원추형에 가까운 모양으로 둥글게 마무리되어 있고, 하단부에 허리벨트를 배치함으로써 상·하체가 구분되어 있으며, 양손은 원모양으로, 발은 가로로 긴 큰 타원형으로 되어 있는 점, 다리가 생략되어 몸체와 발 사이에 공간을 두고 있는 점에서 유사하고, 또 각 캐릭터의 야구게임 중 역할에 필요한 장비의 모양, 타격과 투구 등 정지 동작이 유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각 캐릭터의 유사점은, 귀여운 이미지의 야구선수 캐릭터라는 아이디어에 기초하여, 인물의 모습을 일부 과장하거나 생략하여 익살스럽고 비현실적인 모습으로 나타내는 만화적 캐릭터와 같이, 각 신체 부위를 2등신 정도의 비율로 나누어 머리의 크기를 과장하고 얼굴의 모습을 부각시키되 다른 신체 부위의 모습은 과감하게 생략하거나 단순하게 표현하는 한편, 역동성을 표현하기 위해 다리를 생략하되 발을 실제 비율보다 크게 표현한 데에서 기인한 것으로서, 이와 같은 표현은 '실황야구' 캐릭터가 출시되기 이전이나 별지 대비목록 영상과 같은 캐릭터로 완성된 2000년경 이전에, 이미 만화, 게임, 인형 등에서 귀여운 이미지의 어린아이 같은 캐릭터들을 표현하는 데에 사용되었던 것이고, 나아가 장비의 형태나 경기동작은 야구게임의 특성상 필연적으로 유사하게 표현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유사점들만으로는 원·피고 각 캐릭터의 창작적 표현형식이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할 수 없다.

㈑ 다만, 원고 승계참가인이 위와 같은 신체의 형태를 기초로 얼굴의 생김새와 의상, 신발, 구비장비 등을 디자인하여 구체적으로 형상화한 '실황야구' 캐릭터의 모습은 다른 기존 캐릭터들과 구별되는 나름대로의 특성이 부여되어 있어 창작적인 미감을 갖는다 할 것이나, 원래 캐릭터는 창작성이 크면 클수록, 세밀하게 묘사되면 묘사될수록 캐릭터는 더 큰 보호를 받는 것인데, '실황야구' 캐릭터는 야구게임의 특성상 불가피하게 표현할 수밖에 없는 표현을 제외하면 위와 같이 귀여운 이미지의 다리 관절이 생략된 2등신의 캐릭터로서 캐릭터의 창작성이나 개발 정도가 그다지 크다고 보이지 않고, 또한 이러한 단순한 캐릭터는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되어 있어 일정한 표현상의 차이점만으로 실질적 유사성을 부인할 수 있게 될 여지가 크다고 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신야구' 캐릭터가 창작적 미감의 표현에 있어 '실황야구' 캐릭터와 실질적으로 유사한지 여부를 살펴 보아야 할 것이다.

① 일반적으로 인간의 형상을 본뜬 캐릭터는 얼굴의 생김새가 그 동일성 식별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할 것인데, 원·피고의 각 캐릭터는 모두 2등신 정도로서, 머리와 얼굴 부분이 신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큰 관계로, 얼굴 부분의 생김새가 더욱 두드러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할 것이다.

우선 각 캐릭터의 얼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부속물 즉, 타자의 헬멧, 투수의 모자, 포수와 심판의 보호장비를 보면, 실제 야구경기에서 사용되는 장비의 모양을 고려해 볼 때 그 형태의 창작에 한계가 있으므로, 결국 미감의 차이는 구체적인 디자인(형태, 모양, 색채 또는 이들의 조합)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할 것인바, 별지 대비목록의 각 영상과 같이 각 대비된 캐릭터별로 위 각 장비의 구체적 형태와 색상이 다르므로, 이 점에서 일단 미감의 차이를 느낄 수 있고, 가사 위와 같은 부속물의 구체적 디자인의 차이점만으로는 각 캐릭터의 미감의 차이를 느낄 수 없다 하더라도, 각 캐릭터의 미감에 있어 결정적 차이는 얼굴 내 이목구비의 생김새와 표정의 특징으로부터 비롯된다 할 것이므로, 각 캐릭터의 얼굴의 특징이 아래와 같이 다른 이상 각 캐릭터는 실질적으로 유사하지 않다 할 것이다.

먼저, 투수와 타자의 각 앞모습을 보면, '실황야구' 캐릭터는 코와 입이 생략되어 있고, 비현실적으로 큰 눈(특히 눈의 흰자위 부분이 크다)이 얼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눈동자의 위치만으로 얼굴의 각도와 표정을 만들어 내는 반면, '신야구' 캐릭터는 코만 생략되어 있고, 전체적으로 검고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의 동그란 눈과 눈썹을 갖고 있으며, 굳게 다문 입의 모양으로 결연한 심리상태를 나타내고 있어 각 얼굴에서 느껴지는 미감이 현저히 다르고, 더욱이 포수와 심판의 얼굴은 보호장비로 인해 얼굴의 윤곽이나 다른 이목구비가 전혀 드러나지 않고 오로지 눈만 드러나 있어 눈 형태의 위와 같은 차이만으로도 미감에 있어 큰 차이를 보인다.

다만, 일반적으로 인물의 옆모습과 뒷모습은 앞모습에 비해 동일성을 식별할 수 있는 큰 특징이라 할 것이 없는 표현상 한계가 있으므로, 결국 타자와 투수의 각 옆모습과 뒷모습에 해당하는 캐릭터는 그 구체적 표현의 차이를 대비할 수밖에 없다 할 것인바, '실황야구' 캐릭터는 뒷머리에 해당하는 부분을 아무런 형상 없이 단순히 피부색만으로 마감하였고, 별도로 옆얼굴을 표현한 캐릭터는 없으며 다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눈동자의 위치로써 얼굴의 각도를 달리 표현하였을 뿐이지만, '신야구' 캐릭터는 귀, 머리카락, 구레나룻을 구체적으로 그려 넣고, 보이는 얼굴의 각도의 차이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차이가 있으므로, 이러한 차이점에서 각 캐릭터의 미감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② 몸체의 경우, 원추형의 형태, 상·하체 구분 방식, 부드러운 곡선으로 마감된 하체의 모양은 이미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결국 이 부분 미감의 차이는 운동복의 구체적 디자인, 특히 색상이나 무늬의 조합의 차이에서 찾을 수 있다 할 것인데, 원·피고 각 캐릭터는 상·하의의 색상과 무늬의 조합이 다를 뿐 아니라, 설령 위와 같은 차이가 미세하다 할지라도, 실제 야구경기에서 사용되는 운동복을 고려하여 볼 때 그 표현에 한계가 있고, 몸통이 머리와 얼굴 부분에 비해 매우 왜소한 점을 종합하여 보면, 몸체 부분은 각 캐릭터의 전체 형상에 있어 미감의 차이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할 것이므로, 몸체 부분의 유사점을 두고 두 캐릭터의 창작적 표현형식이 유사하다고 하기 어렵다.

③ 다음으로, 팔, 다리 부분을 보건대, '실황야구' 캐릭터는 몸체에 팔이 붙어 있지만 '신야구' 캐릭터는 팔이 생략되어 있는 차이점이 있으나 위 차이는 시각적으로 거의 감지되지 않으므로 이 부분에서 미감의 차이를 느낄 수는 없고, 둥근 손 모양, 다리의 생략, 양쪽으로 긴 타원형의 신발 형태 자체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창작적 표현형식이라 할 수 없으므로, 결국 이 부분 미감의 차이는 신발의 구체적 디자인의 차이로부터 비롯된다 할 것인데, '실황야구' 캐릭터는 단순한 타원형에 특징적 디자인 없이 앞·뒤로 구분하여 회색과 흰색으로 색상의 차이만을 두었지만, '신야구' 캐릭터는 두 가지 색상만을 사용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구체적인 신발의 형상을 갖춘 디자인과 색상배치를 통해 원고의 '실황야구' 캐릭터와는 미감의 차이를 보인다 할 것이다.

④ 나아가 원·피고 각 캐릭터의 위와 같은 구체적 차이가 각 개별적으로는 미세한 차이에 불과할지라도, 그 미세한 차이들의 조합이 캐릭터의 전체적인 미감에 큰 차이를 가져옴으로써, '신야구' 캐릭터로부터 '실황야구' 캐릭터의 본질적 특징이 감득되지 않는다 할 것이다.

⑶ 따라서 '실황야구' 캐릭터와 '신야구' 캐릭터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신야구' 캐릭터는 '실황야구' 캐릭터와는 별개의 창작성 있는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⑷ 그리고 피고들이 원고 승계참가인의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을 침해하였다는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신야구' 캐릭터는 원고의 '실황야구' 캐릭터와는 실질적 유사성이 없는 별개의 창작성 있는 저작물에 해당하므로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 승계참가인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 승계참가인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주기동(재판장) 홍동기 김상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