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이의][미간행]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대한민국
2015. 6. 23.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대구지방법원 2014타경16043 부동산강제경매사건에 관하여 위 법원이 2015. 4. 2. 작성한 배당표 중 원고에 대한 배당액 0원을 58,588,000원으로, 피고에 대한 배당액 58,588,000원을 0원으로 경정한다.
1. 기초사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 망 소외 1은 소외 약목농업협동조합으로부터 1999. 12. 8. 700만 원, 2000. 4. 15. 2,600만 원을 대출받았다. 원고는 이 대출들과 관련하여 각 신용보증서를 발급하였다.
○ 망 소외 1은 위 대출금에 대한 이자를 연체함으로써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였고, 원고는 보증인으로서 위 대출금에 대하여 소외 약목농업협동조합에 2003. 9. 17. 합계 39,174,601원을 대위변제하였다.
○ 망 소외 1은 2002. 9. 5. 사망하였는데, 망 소외 1의 상속인 중 상속인 소외 4의 자 소외 2를 제외한 나머지 상속인들은 모두 상속을 포기하였고 위 소외 2는 한정승인 신고를 하여 수리되었다( 대구가정법원 2014느단674호 ).
○ 원고는 위 소외 2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는데 법원으로부터 ‘피고(소외 2)는 망 소외 1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 내에서 원고(이 사건 원고와 같음)에게 81,138,332원 및 그 중 31,544,723원에 대하여 2014. 4. 25.부터 2014. 3. 29.까지는 연 12%,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한다’는 취지의 화해권고결정을 받고 쌍방 이의하지 않아 확정되었다.
○ 원고는 망 소외 1 소유였던 경북 칠곡군 (주소 1 생략) 전 2165㎡와 (주소 2 생략) 임야 2380㎡(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고 한다)에 대하여 소외 2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대위신청하여 2014. 9. 1. 그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고, 2014. 9. 15. 대구지방법원 2014타경16043호 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부동산강제경매신청을 하였다.
○ 위 부동산강제경매 사건의 배당절차에서 2015. 4. 2. 실제 배당할 금액인 88,588,000원 중 1순위로 근저당권자인 소외 3에게 30,000,000원이, 2순위로 피고에게 58,588,000원이 배당하는 것으로 배당표가 작성되었다.
○ 원고는 위 배당에 대하여 이의 진술하고 이 사건 배당이의 소를 제기하였다.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의 소외 2에 대한 조세채권은 이 사건 부동산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비당해세인데, 이러한 경우에까지도 상속재산인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강제경매절차에서 피고의 조세채권이 피상속인에 대한 채권자인 피고 보다 우선하는 것으로 보는 것은 불합리하고 불공평하며 상속한정승인제도의 본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같은 논지에서 대법원 2010. 3. 18. 선고 2007다77781 판결 은 본 사안에는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법리
민법 제1028조 는 “상속인은 상속으로 인하여 취득할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할 것을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법원이 한정승인신고를 수리하게 되면 피상속인의 채무에 대한 상속인의 책임은 상속재산으로 한정되고, 그 결과 상속채권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속인의 고유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할 수 없다( 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다30968 판결 참조).
그런데 민법은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이하 ‘한정승인자’라 한다)에 관하여 그가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한 경우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 제1026조 제3호 ) 외에는 상속재산의 처분행위 자체를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정승인으로 발생하는 위와 같은 책임제한 효과로 인하여 한정승인자의 상속재산 처분행위가 당연히 제한된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민법은 한정승인자가 상속재산으로 상속채권자 등에게 변제하는 절차는 규정하고 있으나( 제1032조 이하), 한정승인만으로 상속채권자에게 상속재산에 관하여 한정승인자로부터 물권을 취득한 제3자에 대하여 우선적 지위를 부여하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으며, 민법 제1045조 이하의 재산분리 제도와 달리 한정승인이 이루어진 상속재산임을 등기하여 제3자에 대항할 수 있게 하는 규정도 마련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한정승인자로부터 상속재산에 관하여 저당권 등의 담보권을 취득한 사람과 상속채권자 사이의 우열관계는 민법상의 일반원칙에 따라야 하고, 상속채권자가 한정승인의 사유만으로 우선적 지위를 주장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치는 한정승인자가 그 저당권 등의 피담보채무를 상속개시 전부터 부담하고 있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대법원 2010. 3. 18. 선고 2007다77781 판결 ).
나. 원고가 지적하는 바와 같이 위 판례 사안이 이 사건 사안과 세부적인 사항까지 동일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위 판례의 취지는 결국 우리 민법이 한정승인 제도에 있어 상속재산과 한정승인자의 고유재산을 분리한다거나 한정승인자의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제한하는 규정이나 상속채권자에게 그러한 처분행위의 효력을 부인하는 법적수단을 별도로 마련하고 있지 않고 있는 결과로 상속재산을 한정승인자의 고유재산과 별도로 취급할 아무런 논리적 이유가 없게 되었으므로 결국 한정승인자의 일반채권자들과 상속채권자 사이의 우열관계는 일반원칙에 따를 수 밖에 없다는 것으로 보인다(원고의 주장취지는 위 대법원 판결에서의 반대의견과 유사하다). 결국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납세자의 모든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절차에서 다른 공과금이나 그 밖의 채권에 우선하여 징수할 수 있는 국세 또는 지방세, 가산금 및 체납처분비에 해당하는 피고의 조세채권에 기한 교부 청구에 대하여 원고보다 우선하여 배당한 조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4.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