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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1. 12. 22. 선고 80다1588 판결

[건물소유권확인][공1982.2.15.(674),172]

판시사항

불교종단 종정의 그 소속 사찰재산에 대한 관리처분권 유무(소극)

판결요지

사찰은 그 소속 종파별 전국단체인 종단과는 별개로 당해 사찰재산에 관한 독립된 권리주체인 불교단체로서 사찰을 대표하는 주지에게 사찰재산의 관리처분권이 일임되어 있는 바이므로, 종헌에 종단대표자인 종정이 소속 사찰재산의 관리를 감독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있다 하더라도 이는 종단과 소속 사찰간의 내부관계를 규율하는 것에 그치고, 대외적으로 종정에게 종단 소속 사찰을 대표할 권한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피고 사찰이 소속된 종단의 대표자 사이에 소송에 관한 일반적인 취하나 연기의 합의가 있었다고 하여 구체적인 이 사건 소송에 어떤 소송법상의 효과를 가져오지 아니한다.

원고, 피상고인

대한불교조계종 봉원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해진

피고, 상고인

한국불교태고종 봉원사 외 1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승서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한국불교태고종 용암사의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 한국불교태고종 봉원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이 부분의 상고소송비용은 위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피고들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1점을 판단한다.

불교재산관리법 제3조 , 제9조 제1항 , 제12조 , 제13조 의 각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사찰은 그 소속 종파별 전국단체인 종단과는 별개로 당해 사찰재산에 관한 독립된 권리주체인 불교단체로서 이를 대표하는 주지에게 사찰재산의 관리, 처분권이 일임되어 있음이 명백하므로 종헌에 종단대표자인 종정이 소속 사찰재산의 관리를 감독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는 종단과 소속 사찰 간의 내부관계를 규율하는 것에 그치고 대외적으로 종정에게 종단 소속 사찰을 대표할 권한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니 원ㆍ피고 사찰이 소속된 종단의 대표자 사이에 소송에 관한 일반적인 취하나 연기의 합의가 있었다고 하여 구체적인 이 사건 소송에 어떤 소송법상의 효과를 가져온다고 할 수 없다 는 취지로 판단한 원심의 조처는 정당하고, 거기에 종단과 사찰 간의 법률관계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고, 또한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증인 이찬석의 증언과 을 제13호증(협정서)의 기재내용만으로는 원고가 그 소속 종단에게 위와 같은 합의에 관한 권한을 위임하였다고 보기에는 미흡하다 하여 이 점에 관한 피고의 주장을 배척함에 이른 원심의 증거판단 과정에도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을 찾을 수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상고이유 제2점을 판단한다.

원심은 판결이유에서 소외 김인봉이 피고 용암사의 사찰건물들을 신축함에 있어 통합 이전의 봉원사로부터 원판시 제13목록 기재 토지의 사용승락을 받았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에 부합하는 원심증인 이치호의 증언을 믿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하여 피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원심판결 별지도면과 원심의 현장검증결과에 의하더라도 피고 용암사의 건물기타 사찰시설은 모두 피고 봉원사와 같은 경내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원판시 제13목록기재 토지를 포함한 일부 경내지를 따로 떼어 철책으로 경계를 지어 독립된 사찰로 구분되어 있음을 알 수 있고, 을 제6호증(등기부등본)의 기재에 의하면 위 지상에 건립된 피고 용암사 사찰건물에 관하여 건축 당시의 주지이던 소외 김인봉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위 건물의 신축 당시 그 부지부분에 관하여 토지 소유자의 사용승락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으며, 변론의 전취지를 살피면 피고 용암사가 통합이전의 봉원사측으로부터 아무런 이의를 받음이 없이 앞서와 같이 독립된 사찰로서 구획된 위 토지부분을 점유, 사용하여 온 사정을 엿볼 수 있는바, 이러한 사실 관계 아래에서는 달리 반증이 없는 한 위 이치호의 증언을 채용하여 피고 용암사가 위 토지부분의 사용에 관하여 통합 이전의 봉원사로부터 승락을 받은 바 있다고 믿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하다고 할 것이고, 한편 원심판결이 그 전단부분에서 적법히 확정하고 있는 사실로 미루어 1962.3경 새로운 통합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이 설립되면서 원고 절이 종래까지 존속되어 온 통합 이전의 봉원사의 법통을 이어받아 그 권리, 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다고 볼것인 만큼, 원심이 아무런 납득할 만한 사유를 설시함도 없이 위 이치호의 증언을 믿지 않는다 하여 피고의 위 주장을 배척함에 이른 조치는 채증법칙위배 내지는 심리미진의 위법을 범한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 한국불교태고종 용암사의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부분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고, 이 부분의 상고 소송비용은 그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정우(재판장) 강우영 신정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