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비양육친이 미성년 자녀의 불법행위에 대한 감독의무자책임을 지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공2022상,891]
이혼으로 인하여 부모 중 1명이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된 경우 그렇지 않은 부모가 미성년자의 부모라는 사정만으로 미성년 자녀에 대한 감독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미성년자가 책임능력이 있어 스스로 불법행위책임을 지는 경우에도 그 손해가 미성년자의 감독의무자의 의무 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감독의무자는 민법 제750조 에 따라 일반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이 경우 그러한 감독의무 위반사실과 손해 발생과의 상당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자가 증명하여야 한다.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며 친권을 행사하는 부모는 자녀를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보호하며 교양할 법적인 의무가 있다( 민법 제913조 ). 부모와 함께 살면서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는 미성년자는 부모의 전면적인 보호·감독 아래 있으므로, 그 부모는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불법행위를 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학교 및 사회생활을 하도록 일반적, 일상적으로 지도와 조언을 할 보호·감독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그러한 부모는 미성년자의 감독의무자로서 위에서 본 것처럼 미성년자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
그런데 이혼으로 인하여 부모 중 1명이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된 경우 그렇지 않은 부모(이하 ‘비양육친’이라 한다)에게는 자녀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이 없어 자녀의 보호·교양에 관한 민법 제913조 등 친권에 관한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비양육친은 자녀와 상호 면접교섭할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민법 제837조의2 제1항 ), 이러한 면접교섭 제도는 이혼 후에도 자녀가 부모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여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원만한 인격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녀의 복리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제3자와의 관계에서 손해배상책임의 근거가 되는 감독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 비양육친은 이혼 후에도 자녀의 양육비용을 분담할 의무가 있지만, 이것만으로 비양육친이 일반적, 일상적으로 자녀를 지도하고 조언하는 등 보호·감독할 의무를 진다고 할 수 없다. 이처럼 비양육친이 미성년자의 부모라는 사정만으로 미성년 자녀에 대하여 감독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다만 비양육친도 부모로서 자녀와 면접교섭을 하거나 양육친과의 협의를 통하여 자녀 양육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① 자녀의 나이와 평소 행실, 불법행위의 성질과 태양, 비양육친과 자녀 사이의 면접교섭의 정도와 빈도, 양육 환경, 비양육친의 양육에 대한 개입 정도 등에 비추어 비양육친이 자녀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지도, 조언을 함으로써 공동 양육자에 준하여 자녀를 보호·감독하고 있었거나, ② 그러한 정도에는 이르지 않더라도 면접교섭 등을 통해 자녀의 불법행위를 구체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자녀가 불법행위를 하지 않도록 부모로서 직접 지도, 조언을 하거나 양육친에게 알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 등과 같이 비양육친의 감독의무를 인정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비양육친도 감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
민법 제750조 , 제755조 제1항 , 제837조의2 제1항 , 제913조 , 민사소송법 제288조
대법원 1992. 5. 22. 선고 91다37690 판결 (공1992, 1964) 대법원 1994. 2. 8. 선고 93다13605 전원합의체 판결 (공1994상, 1000) 대법원 1999. 7. 13. 선고 99다19957 판결 (공1999하, 1622) 대법원 2021. 12. 16. 자 2017스628 결정 (공2022상, 184)
원고 1 외 2인(원고 3은 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부 원고 1, 모 원고 2) (소송대리인 변호사 허정택)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은정 외 1인)
수원고법 2020. 6. 11. 선고 2020나10622 판결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심공동피고 1(당시 만 17세)은 2018. 8. 3. 망인과 성관계를 하던 중 휴대폰 카메라로 망인이 속옷만 입거나 나체인 모습을 망인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였다.
나. 원심공동피고 1은 2018. 8. 19. 망인이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망인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위 사진을 전송하면서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하였다. 망인은 2018. 8. 20. 01:00경 원심공동피고 1이 보낸 메시지와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하여 자신의 SNS에 게시하였고, 같은 날 10:30경 친구를 만나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다음, 같은 날 12:25경 투신하여 자살하였다.
다. 원심공동피고 1은 망인에 대한 사진 촬영 및 협박 행위에 관하여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 수원가정법원 2019. 1. 8. 자 2018푸4370 결정 ).
라. 피고는 원심공동피고 1의 아버지로, 원심공동피고 1이 만 2세였을 때 원심공동피고 1의 어머니인 원심공동피고 3과 협의이혼을 하였고, 원심공동피고 1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위 원심공동피고 3을 지정하였다.
2. 미성년자의 친권자 및 양육자가 아닌 부모가 감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지 여부(상고이유 제2점)
가. 이 부분 쟁점은, 미성년자의 친권자 및 양육자가 아닌 부모가 미성년자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감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지 여부이다.
나. 1) 미성년자가 책임능력이 있어 스스로 불법행위책임을 지는 경우에도 그 손해가 미성년자의 감독의무자의 의무 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감독의무자는 민법 제750조 에 따라 일반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이 경우 그러한 감독의무 위반사실과 손해 발생과의 상당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자가 증명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4. 2. 8. 선고 93다1360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며 친권을 행사하는 부모는 자녀를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보호하며 교양할 법적인 의무가 있다( 민법 제913조 ). 부모와 함께 살면서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는 미성년자는 부모의 전면적인 보호·감독 아래 있으므로, 그 부모는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불법행위를 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학교 및 사회생활을 하도록 일반적, 일상적으로 지도와 조언을 할 보호·감독의무를 부담한다 ( 대법원 1992. 5. 22. 선고 91다37690 판결 , 대법원 1999. 7. 13. 선고 99다1995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그러한 부모는 미성년자의 감독의무자로서 위 나. 1)항에서 본 것처럼 미성년자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 .
3) 그런데 이혼으로 인하여 부모 중 1명이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된 경우 그렇지 않은 부모(이하 ‘비양육친’이라 한다)에게는 자녀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이 없어 자녀의 보호·교양에 관한 민법 제913조 등 친권에 관한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비양육친은 자녀와 상호 면접교섭할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민법 제837조의2 제1항 ), 이러한 면접교섭 제도는 이혼 후에도 자녀가 부모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여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원만한 인격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녀의 복리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 대법원 2021. 12. 16. 자 2017스628 결정 참조), 제3자와의 관계에서 손해배상책임의 근거가 되는 감독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 비양육친은 이혼 후에도 자녀의 양육비용을 분담할 의무가 있지만, 이것만으로 비양육친이 일반적, 일상적으로 자녀를 지도하고 조언하는 등 보호·감독할 의무를 진다고 할 수 없다. 이처럼 비양육친이 미성년자의 부모라는 사정만으로 미성년 자녀에 대하여 감독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
다만 비양육친도 부모로서 자녀와 면접교섭을 하거나 양육친과의 협의를 통하여 자녀 양육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① 자녀의 나이와 평소 행실, 불법행위의 성질과 태양, 비양육친과 자녀 사이의 면접교섭의 정도와 빈도, 양육 환경, 비양육친의 양육에 대한 개입 정도 등에 비추어 비양육친이 자녀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지도, 조언을 함으로써 공동 양육자에 준하여 자녀를 보호·감독하고 있었거나, ② 그러한 정도에는 이르지 않더라도 면접교섭 등을 통해 자녀의 불법행위를 구체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자녀가 불법행위를 하지 않도록 부모로서 직접 지도, 조언을 하거나 양육친에게 알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 등과 같이 비양육친의 감독의무를 인정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비양육친도 감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 .
다. 앞서 본 사실관계를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피고는 원심공동피고 1의 아버지이지만 원심공동피고 1이 어릴 때 원심공동피고 3과 이혼한 이후로 원심공동피고 1의 친권자 및 양육자가 아니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망인의 유족인 원고들에 대하여 감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가 원심공동피고 1에 대해 일반적, 일상적인 지도·조언 등 감독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 피고가 원심공동피고 1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일반적, 일상적인 지도와 조언을 하여 왔다거나 원심공동피고 1의 불법행위를 구체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다는 등 원심공동피고 1에 대한 감독의무를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제대로 심리하지 아니한 채 피고의 감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비양육친의 미성년자에 대한 감독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평석
- 책임능력 있는 미성년자의 불법행위에 대한 비양육친의 감독의무 인정 여부 @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0다240021 판결 박원근 釜山判例硏究會
- 2022년 중요판례분석 ⑥ 친족법 배인구 法律新聞社
- 비양육친의 미성년자 불법행위에 대한 감독자책임 @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0다240021판결을 중심으로 김나래 全南大學校 法學硏究所
- 비양육친이 미성년자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감독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 손해배상기 전보성 서울고등법원 판례공보스터디
- 2022년도 민법 「채권편」 관련 주요 대법원 판례에 대한 평석 이병준 @ 김규완 무지개출판사
- 미성년자의 불법행위에 대한 부모의 감독의무자책임 @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0다240021 판결의 검토에 기초하여 홍윤선 韓國法政策學會
- 미성년자의 불법행위에 대한 비양육친의 감독의무자책임 이지영 博英社
관련문헌
참조판례
- 대법원 1992. 5. 22. 선고 91다37690 판결
- 대법원 1994. 2. 8. 선고 93다13605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1999. 7. 13. 선고 99다19957 판결
- 대법원 2021. 12. 16.자 2017스628 결정
참조조문
- 민법 제750조
- 민법 제913조
- 민사소송법 제288조
본문참조판례
수원가정법원 2019. 1. 8.자 2018푸4370 결정
대법원 1994. 2. 8. 선고 93다13605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92. 5. 22. 선고 91다37690 판결
대법원 1999. 7. 13. 선고 99다19957 판결
대법원 2021. 12. 16.자 2017스628 결정
본문참조조문
- 민법 제750조
- 민법 제913조
원심판결
- 수원고법 2020. 6. 11. 선고 2020나1062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