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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1. 9. 22. 선고 81도1944 판결

[간첩ㆍ간첩방조ㆍ국가보안법위반ㆍ반공법위반][집29(3)형,16;공1981.11.15.(668), 14397]

판시사항

간첩의 개념(이미 수집하거나 지득하고 있는 사항을 제보하거나 누설하는 행위가 간첩행위인지의 여부 - 소극)

판결요지

가. 형법 제98조 제1항 의 간첩행위는 적국에 제보하기 위하여 은밀히 또는 묘계로써 우리나라의 군사상은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사상 등 기밀에 속한 사항 또는 도서 물건을 탐지 모집함을 말한다. 따라서 이미 모집하거나 지득하고 있는 사항을 제보 또는 누설하는 행위 자체는 간첩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나. 형사소송법 제221조의 2의 제2항 에 의한 증인신문절차에 있어서 피고인 및 그 변호인의 참여는 필요적 요건이 아니므로 참여의 기회가 부여되지 아니하였다 하여 위법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1 외 2인

주문

1. 원심판결 중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2. 피고인 1, 피고인 3의 각 상고를 기각한다.

3. 피고인 3의 상고 후 구금일수 중 50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1. 먼저 피고인 1의 국가보안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직권으로 살핀다.

(1) 원심이 유지한 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1심은 위 피고인이 1966.7. 하순 일자미상경 입북하여 조선노동당에 가입함으로써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이 된 다음 북괴지도원으로부터 진도에서의 업적을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고, ① 고향에서 이북방송을 듣고 지령에 따라 사업진행중이라는 보고문을 암호숫자로 만들어 약속한 무인포스트에 갖다 두었다. ② 시앙골 멕수와 비지낭골 해안에는 이번 입북시까지 경비가 없었다. ③ 진도농가에서는 땔나무를 화목으로 한다. ④ 논은 소로 쟁기질하여 간다. ⑤ 농사일은 능력이 없어서 부락에서 품팔이로도 하고 사람을 사서 하기도 한다. ⑥ 지하조직 대상자를 포섭코자 국민학교 동창끼리 동창계를 계속 운영하면서 대원들을 포섭중에 있다. ⑦ 지난 번 받아갔던 난수표, 암호문, 선전책자 등은 장마로 비에 젖어 못쓰게 되었으니 다시 교부해 달라. ⑧ 외삼촌 공소외 1의 부탁대로 금반지를 외조모 공소외 2에게 교부하였다. ⑨ 지난 번 고향에 도착한 날로부터 15일째 되는 날 밤 1시부터 새벽 3시까지 외조모 공소외 2를 모시고 시앙골 멕수해안에서 기다렸었다는 등의 내용을 보고함으로써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으로서 그 목적수행을 위하여 간첩하였다는 사실(판시 제2사실)과, 1971.10. 하순 일자미상경 다시 입북하여 북괴지도원으로부터 그쪽 실정이 어떠냐는 질문을 받고, ① 경부고속도로가 상당히 잘 되어 있고 중간중간에 비행기가 앉을 수 있으며, ② 시앙골 멕수와 비지낭골에는 아직도 경비 초소가 없다는 내용과 외삼촌인 판시 공소외 1에게 ③ 공소외 3 결혼식에 참석하여 외숙모에게 외삼촌을 따라 이북에 갔다 왔다고 전달하였다. ④ 피고인 2에게 외삼촌의 안부를 전달하였다는 내용을 보고함으로써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으로서 그 목적수행을 위하여 간첩하였다는 사실을 각 인정한 후, 위 각 판시 소위는 구 국가보안법 제2조 , 형법 제98조 제1항 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 그러나 구 국가보안법(1980.12.31 법률 제3318호로 개정되기 전의 법률) 제2조 의 행위는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가 그 목적수행을 위하여 형법 제98조 제1항 에 규정된 간첩행위를 하는 것이며, 형법 제98조 제1항 의 간첩행위는 적국에 제보하기 위하여 은밀히 또는 묘계로써 우리나라의 군사상은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사상 등 기밀에 속한 사항 또는 도서 물건을 탐지수집함을 말하는 것이고, 직무에 관하여 군사상 기밀을 지득한 자가 이를 적국에 누설한 경우에는 형법 제98조 제2항 에, 직무에 관계 없이 지득한 군사상 기밀을 적국에 누설한 경우에는 형법 제99조에 각 해당한다 함이 당원의 판례로 하는 바이다. ( 당원 1975.5.13. 선고 75도862 판결 참조)

그러므로 기밀에 속한 사항 또는 도서 물건을 탐지 수집하는 행위만이 형법 제98조 제1항 에 규정된 간첩행위에 해당하며, 이미 수집하거나 지득하고 있는 사항을 제보 또는 누설하는 행위 자체는 간첩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이 분명한바, 앞서 본 1심의 판시사실에 의하면 1심은 피고인 1이 이미 수집하였거나 지득하고 있는 사항을 입북하여 북괴공작원에게 보고한 행위 자체를 간첩행위로 인정한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으니 이 점에서 원심은 형법 제98조 제1항 의 간첩의 구성요건에 관한 해석을 그르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만일 1심판시의 취지가 북괴공작원에게의 보고행위 자체를 간첩행위로 본 것이 아니라 보고내용의 사항을 당초에 탐지 수집한 행위를 간첩행위로 인정한 취지이라면 범행일시 등으로 그 범행내용과 기수시기를 특정하여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특히 위 판시 제2사실에 있어서는 북괴공작원에게의 보고행위자체가 이 사건 공소제기 14년 전인 1966.7월경에 있었으므로 그 이전에 있었을 기밀 탐지 수집행위에 대하여 공소시효가 완성된 여부를 밝혀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3)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관한 부분은 같은 피고인과 그 변호인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할 것도 없어 파기를 면치 못한다.

2. 피고인 2 및 그 변호인 상고이유를 함께 원심이 유지한 1심 판결이유 거시의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에 대한 판시 간첩방조 및 편의제공의 범행사실이 모두 적법히 인정되고, 기록에 의하여 1심이 그 사실인정에 거친 증거취사과정을 살펴보아도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이나 심리미진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으며, 검찰에서의 피고인 진술이 소론과 같이 그 전 수사기관에서 받은 고문의 영향으로 임의성 없는 상황에서 된 것이라고 기록상 단정할 자료가 없고, 또 1심이 형사소송법 제221조의 2 제 2항 에 의한 증인신문 신청사건( 같은 법원 80초1013호 )에서 피고인 및 그 변호인의 참여 없이 증인 정승현을 신문하였음은 소론과 같으나 위 증인신문절차에 있어서 피고인 및 그 변호인의 참여는 필요적 요건이 아니므로 참여의 기회가 부여되지 아니하였다 하여 위법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니 논지는 모두 이유없다.

3. 피고인 3 및 그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이 유지한 1 심판결 이유 거시의 증거를 종합하면, 피고인에 대한 판시 편의제공의 범행사실이 적법히 인정되고, 1심이 그 사실인정에 거친 증거취사과정을 살펴보아도 채증법칙 위반이나 심리미진으로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으며, 검찰에서의 피고인 진술이 소론과 같이 임의성 없는 진술이라고 인정되지도 아니하고, 피고인의 범행일시에 관한 소론 신문기사는 원심이 믿지 아니하고 배척한 취지라고 해석되는바, 위에 본 1심 거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 조치는 수긍이 되므로 논지는 모두 이유없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여 다시 심리케 하고자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인 2, 3의 각 상고를 기각하며, 피고인 3의 상고 후 구금일수 중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기로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성렬(재판장) 전상석 이회창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81.6.4.선고 81노691
-서울고등법원 1982.2.2.선고 81노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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