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위반][미간행]
피고인
피고인
윤병준
변호사 강명구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농경지를 조성할 목적으로 이 사건 유지를 매립·성토한 행위는 경작을 위한 토지의 형질변경 또는 시장·군수의 허가 없이 행할 수 있는 경미한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관할관청의 허가가 불필요하고, 가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행위는 법률의 착오에 기인한 것으로서 그와 같이 착오를 일으킨데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어느 모로 보나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부당하다.
2. 판단
가. 경작을 위한 토지의 형질변경으로서 허가가 불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하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법’이라고 한다) 제56조 제1항 제2호 , 같은 법 시행령 제51조 제3호 에서는 토지의 형질변경, 즉 절토·성토·정지·포장 등의 방법으로 토지의 형상을 변경하거나 공유수면을 매립하는 경우 관할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다만 경작을 위한 토지의 형질변경의 경우에는 예외를 두고 있는바, 여기서 경작을 위한 토지의 형질변경이라 함은 이미 조성이 완료된 농지에서의 농작물재배행위나 그 농지의 지력증진을 위한 단순한 객토나 소규모의 정지작업 등 농지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하여 농지의 형질을 변경하는 경우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비록 토지 소유자 등이 당해 토지를 경작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토지를 성토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그 토지의 근본적인 기능을 변경 또는 훼손할 정도에 이르는 것일 때에는 당연히 관할관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인은 5일간에 걸쳐 약 11,166㎡ 면적의 이 사건 유지를 1m 정도의 높이로 매립·성토하여 농지로 조성하였던 것인바, 이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은 경작을 위한 토지의 형질변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마땅히 국토법에 따른 개발행위허가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경미한 행위로서 관할관청의 허가가 불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은 당시 이 사건 유지의 1/3 정도가 논으로 경작되고 있는 등 이미 유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에 있어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하여 경작에 적합한 토지로 조성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는 관할관청의 허가가 불필요한 경미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유지가 이미 그 기능을 상실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유는 국토법 제56조 제4항 제3호 , 같은 법 시행령 제53조 제3호 가 정하고 있는 관할관청의 허가가 불필요한 경미한 행위 중 어느 하나에 해당되지도 않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법률의 착오 주장에 대하여
형법 제16조 는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단순한 법률의 부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않는다는 취지인바,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2005. 3.경에도 이 사건 유지를 일부 매립하다가 인근 주민들의 민원제기로 원상복구한 사실이 있으나 그에 관하여 아무런 행정처분을 받은 바 없으며, 국토법 등에 경작을 위한 토지의 형질변경은 개발행위허가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내용의 규정이 있고, 또한 피고인이 청주시 흥덕구청장으로부터 이 사건 유지에 관하여 농업기반시설폐지처분을 받은 바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자기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