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등)·일반교통방해][미간행]
[1]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로 인정하기 위한 요건 및 표현물에 이적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
[2]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의 죄가 목적범인지 여부(적극) 및 행위자에게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 소재(=검사)와 증명 방법
[1]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2]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 제5항 , 형사소송법 제308조
피고인
피고인 및 검사
법무법인 동안 담당변호사 이광철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 참조).
(1) 제2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고단380 판결 )은,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이 사건 컴퓨터를 교부할 당시 피고인에게 이적 목적 및 반포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고,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러한 제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인정하여, 검사의 사실오인에 관한 항소이유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상고이유 주장은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로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다투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잘못 해석한 위법이 없다.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상고장과 상고이유서에 이 부분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가 없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표현물의 내용이 국가보안법의 보호법익인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이어야 하고, 표현물에 이와 같은 이적성이 있는지 여부는 표현물의 전체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그 작성의 동기는 물론 표현행위 자체의 태양 및 외부와의 관련사항, 표현행위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의 죄는 제1 , 3 , 4항 에 규정된 이적행위를 할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 또는 취득하는 것으로서 이른바 목적범임이 명백하다. 목적범에서의 목적은 범죄 성립을 위한 초과주관적 위법요소로서 고의 외에 별도로 요구되는 것이므로, 행위자가 표현물의 이적성을 인식하고 제5항 의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인정되지 아니하면 그 구성요건은 충족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므로 행위자에게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하여야 하며, 행위자가 이적표현물임을 인식하고 제5항 의 행위를 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그에게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다고 추정해서는 아니 된다. 이 경우 행위자에게 이적행위 목적이 있음을 증명할 직접증거가 없는 때에는 표현물의 이적성의 징표가 되는 여러 사정들에 더하여 피고인의 경력과 지위, 피고인이 이적표현물과 관련하여 제5항 의 행위를 하게 된 경위, 피고인의 이적단체 가입 여부 및 이적표현물과 피고인이 소속한 이적단체의 실질적인 목표 및 활동과의 연관성 등 간접사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수 있다 ( 대법원 2010. 7. 23. 선고 2010도1189 전원합의체 판결 ).
그리고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하나(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 사실인정의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선택 및 증거의 증명력은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한다( 형사소송법 제308조 ).
나. 먼저 ‘○○○ ○○○○○’ 책자에 관한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등) 부분에 대하여 살펴본다.
제1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고단6748 판결 ) 및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1) 제1심은 피고인에 대한 판시 각 범죄사실 중 ‘○○○ ○○○○○’ 책자에 관한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등)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이 인터넷 △△△ 카페를 이용하여 반포한 표현물과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문건 형태로 소지하고 있는 표현물들은, 북한 외무성, 국방위원회의 성명이나 북한 언론, 친북인사들의 인터뷰 내용 또는 기고문 내용 등을 인용하면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및 발사와 핵실험을 자주의 상징으로 보고 2012년을 김일성 탄생 100주년, 김정일 70세의 기념비적 해라고 주장하고, 대한민국의 정당성 및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인하고 북한의 통치노선인 선군정치와 주체사상의 우월성을 선전, 찬양하고 북한의 대남적화전략에 동조하는 내용이라고 인정한 다음, 각 표현물의 구체적인 내용, 그 작성경위 및 표현물을 소지하게 된 경위, 피고인의 경력, 활동 및 지식수준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으로서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벗어난 이적표현물에 해당하고, 피고인으로서는 이적 목적하에 위 각 표현물을 취득, 소지, 반포하였다고 판단하였으며,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러한 제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인정하여, 피고인의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에 관한 항소이유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 ○○○○○’ 책자는 1993. 1. 북한의 지령에 따라 결성된 반국가단체인 ‘□□□□’ 총책으로 활동하던 아버지 공소외 2의 지시에 따라 주체사상 전파 등 북한체제 찬양 등 활동을 하다가 검거되어 1995. 4. 7. 서울고등법원에서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징역 1년 2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 편집주간 공소외 3이 집필한 것으로, 북한이 지도이념으로 삼고 있는 ‘집단주의’ 노선을 찬양하고, 남한의 교육여건과 현실에 대하여 비판하는 반면, 북한 교육정책에 대하여 높이 평가하면서 북한의 2012년 강성대국 건설과 선군정치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것이 주된 내용 중 하나인 사실을 알 수 있을 뿐,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및 발사와 핵실험을 자주의 상징으로 보고, 대한민국의 정당성 및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인하는 내용은 ‘○○○ ○○○○○’ 책자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 ○○○○○’ 책자에는 기재되어 있지 아니한 내용까지 포함하여 그것을 기초로 ‘○○○ ○○○○○’ 책자를 이적표현물이라고 판단하고 그것에 관한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등)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 부분에는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의 이적표현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 ○○○○○’ 책자의 내용이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으로서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벗어난 이적표현물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 부분은 이유 있다.
다. 나머지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등) 부분에 대하여 살펴본다.
제1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고단6748 판결 )이 나머지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등)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① 판시 각 표현물은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으로서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벗어난 이적표현물에 해당하며, 피고인은 이적 목적 아래 이를 취득, 소지, 반포하였고, ② 인터넷 서버에 보관된 이메일 또는 인터넷 카페에 게시한 글이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의 ‘기타의 표현물’에 해당한다고 각 판단하였으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러한 제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인정하여, 피고인의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에 관한 항소이유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사실인정에 대하여 다투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과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의 이적표현물과 이적행위 목적 및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죄형법정주의 원칙을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2013. 5. 9. 선고 2013도2186 판결 참조).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 중 ‘○○○ ○○○○○’ 책자에 관한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등) 부분이 파기되어야 하는데, 원심은 이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며,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