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4후2702 판결

[등록무효(특)][공2017하,1880]

판시사항

[1] 특정한 투여용법과 투여용량에 관한 의약용도발명의 진보성이 인정되기 위한 요건

[2] 명칭을 “페닐 카르바메이트의 경피투여용 약학적 조성물”로 하는 갑 외국회사의 특허발명에 대하여 을 주식회사가 ‘경피투여라는 투여용법을 제공하는 의약용도발명’인 위 특허발명의 청구범위 제1항의 진보성이 부정된다는 이유로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한 사안에서, 제1항 발명의 경피투여 용도는 출원 당시의 기술수준이나 공지기술 등에 비추어 통상의 기술자가 예측할 수 없는 이질적인 효과이므로 제1항 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할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의약개발 과정에서는 약효증대 및 효율적인 투여방법 등의 기술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적절한 투여용법과 투여용량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통상적으로 행하여지고 있으므로 특정한 투여용법과 투여용량에 관한 용도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기 위해서는 출원 당시의 기술수준이나 공지기술 등에 비추어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예측할 수 없는 현저하거나 이질적인 효과가 인정되어야 한다.

[2] 명칭을 “페닐 카르바메이트의 경피투여용 약학적 조성물”로 하는 갑 외국회사의 특허발명에 대하여 을 주식회사가 ‘경피투여라는 투여용법을 제공하는 의약용도발명’인 위 특허발명의 청구범위 제1항(이하 ‘제1항 발명’이라 한다)의 진보성이 부정된다는 이유로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한 사안에서, 제1항 발명의 경피투여 용도는 출원 당시의 기술수준이나 공지기술 등에 비추어 통상의 기술자가 예측할 수 없는 이질적인 효과이므로 제1항 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할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에스케이케미칼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이규홍 외 6인)

피고, 상고인

노파르티스 아게 (소송대리인 변호사 양영준 외 6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들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의약개발 과정에서는 약효증대 및 효율적인 투여방법 등의 기술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적절한 투여용법과 투여용량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통상적으로 행하여지고 있으므로 특정한 투여용법과 투여용량에 관한 용도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기 위해서는 출원 당시의 기술수준이나 공지기술 등에 비추어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하 ‘통상의 기술자’라 한다)이 예측할 수 없는 현저하거나 이질적인 효과가 인정되어야 한다.

2. 위 법리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본다.

가. 명칭을 “페닐 카르바메이트의 경피투여용 약학적 조성물”로 하는 이 사건 특허발명(특허등록번호 생략)의 청구범위 제1항(이하 ‘이 사건 제1항 발명’이라 한다)은 항콜린에스터라제 활성을 갖는 페닐 카르바메이트 중 화학식(I)의 구조식을 갖는 에서 분리한 (S) 형태의 광학이성질체인 (S)-N-에틸-3-[(1-디메틸아미노)에틸]-N-메틸-페닐-카르바메이트(일반명: 리바스티그민)를 활성성분으로 한 전신 경피투여용 약학조성물에 관한 것으로, 경피투여라는 투여용법을 제공하는 의약용도발명이다. 명세서의 기재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화합물은 경피투여를 했을 때 뛰어난 피부 침투성을 갖는 것으로 밝혀졌고, 이러한 경피흡수성을 이용한 전신 경피투여 용법은 뇌 부위에 아세틸콜린에스터라제의 억제 효과가 오랜 시간 일정하게 지속되게 하고, 간편하게 투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등에 적합함을 알 수 있다.

나. 이 사건 제1항 발명과 원심 판시 비교대상발명 1-1 및 1-2의 은 화학식(I)의 구조식을 갖는 화합물이라는 점에서 공통되나, 다만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화합물은 에서 분리한 (S) 형태의 광학이성질체인 ‘리바스티그민’ 및 전신 경피투여에 적합한 약학적 담체 또는 희석제를 포함하는 약학조성물임에 반하여, 비교대상발명 1-1 및 1-2의 화합물은 서로 거울상 관계에 있는 (R) 형태와 (S) 형태의 광학이성질체가 같은 양으로 섞여 있는 라세미체(racemic mixture)이다.

다. 비교대상발명 1-1에는 RA 화합물들의 투여경로와 관련하여 경구 또는 비경구투여가 가능하다는 내용과 함께 약제의 생체 내에서의 큰 효능은 경구투여를 할 때 두드러진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 이들 화합물들의 경피흡수와 관련된 효과는 기재되어 있지 않다. 비교대상발명 1-1에는 ‘종래의 항콜린에스터라제인 피소스티그민을 경구투여하면 흡수가 변칙적이고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비경구적으로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과 함께 ‘매 20~30분마다 반복적으로 투여된다’고 기재되어 있고, ‘쥐에서의 카르바메이트의 급성독성’에 대한 실험 결과를 정리한 [표 3]에도 경구투여와 피하투여만 조사한 것으로 보아, 비교대상발명 1-1의 ‘비경구투여’에 경피투여가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비교대상발명 1-1 및 1-2에 기재된 의 일부 성질, 즉 높은 지질용해도, 낮은 융점, 짧은 반감기, 좁은 치료역을 비롯하여 작은 분자량과 적은 용량 등은 경피흡수성이 뛰어난 화합물에서 나타나는 성질일 수는 있어도 반대로 이러한 성질들을 갖는 화합물이라는 이유로 곧바로 경피흡수성이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므로 에 위와 같은 성질들이 있다고 하여 곧바로 통상의 기술자가 또는 그의 광학이성질체의 경피흡수성을 쉽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라. 한편 원심 판시 비교대상발명 4-1 내지 4-3은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의 치료제인 피소스티그민 등을 경피흡수제로 제공하기 위한 별도의 수단을 제시하기 위한 것일 뿐, 그러한 화합물들 자체의 경피흡수성에 관한 내용을 개시하고 있는 발명이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비교대상발명 1-1, 1-2의 RA 화합물들의 경피흡수성을 개시하고 있지도 아니하다.

마. 그렇다면 통상의 기술자가 비교대상발명들로부터 이 사건 제1항 발명 약학조성물의 경피투여 용도를 쉽게 도출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또한 1979년경부터는 패치 형태의 경피흡수제가 사용되어 왔고, 1986년에 아세틸콜린에스터라제 억제 활성을 가진 피소스티그민을 활성성분으로 하는 전신 경피흡수제가 공지된 바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제1항 발명 약학조성물의 경피흡수성 또한 쉽게 예측된다고 볼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특허발명의 우선일 당시 경피투여용 의약품에 대한 출원 내역이나 기술 수준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통상의 기술자가 이 사건 제1항 발명 약학조성물의 적절한 투여용법과 투여용량을 찾아내려는 통상적인 노력의 과정에서 경피투여 용도를 쉽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경피투여 용도는 출원 당시의 기술수준이나 공지기술 등에 비추어 통상의 기술자가 예측할 수 없는 이질적인 효과라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통상의 기술자가 주지관용기술에 기초하여 비교대상발명 1-1, 1-2로부터 과 리바스티그민의 우수한 경피흡수 효과를 어렵지 않게 인식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비교대상발명 1-1, 1-2 또는 비교대상발명 1-1, 1-2와 비교대상발명 4-1 내지 4-3의 결합에 의해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발명의 진보성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박보영(주심) 김창석 김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