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치상(인정된죄명:특수절도)][미간행]
‘흉기를 휴대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행위를 특수절도죄로 가중처벌하는 취지 및 형법 제331조 제2항 에서 정한 ‘흉기’의 의미와 판단 기준
피고인
피고인
변호사 이지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형법은 흉기와 위험한 물건을 분명하게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는바, 형벌법규는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해서는 아니 된다. 그리고 형법 제331조 제2항 에서 ‘흉기를 휴대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행위를 특수절도죄로 가중하여 처벌하는 것은 흉기의 휴대로 인하여 피해자 등에 대한 위해의 위험이 커진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비추어 위 형법 조항에서 규정한 흉기는 본래 살상용·파괴용으로 만들어진 것이거나 이에 준할 정도의 위험성을 가진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그러한 위험성을 가진 물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물건의 본래의 용도, 크기와 모양, 개조 여부, 구체적 범행 과정에서 그 물건을 사용한 방법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할 것이다.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절도 범행을 함에 있어서 택시 운전석 창문을 파손하는 데 사용한 이 사건 드라이버가 흉기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이 형법 제331조 제2항 의 특수절도죄를 범하였다고 본 제1심판결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그대로 유지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형법 제331조 제2항 의 취지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피고인이 사용한 이 사건 드라이버는 일반적인 드라이버와 동일한 것으로 특별히 개조된 바는 없는 것으로 보이고, 그 크기와 모양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이 흉기를 휴대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인다. 따라서 원심이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이 형법 제331조 제2항 이 규정한 특수절도죄에 해당한다고 본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조치에는 관련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이에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