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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5. 2. 26. 선고 84도2673, 84감도418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ㆍ보호감호][공1985.4.15.(750),518]

판시사항

소매치기 전과자가 불확실한 방법으로 수집한 증거들에 의한 3-4개파 소매치기들의 수십 건의 범행중에서 피고인들이 했다는 한 두 건의 범행을 찾아내는 것이 경험칙상 무리라고 본 예

판결요지

피고인에 의하여 고발당하여 구속되었다가 석방되어 복수감정을 가지고 있는 소매치기 전과 11범인 자가 같은 소매치기 전과자들과 함께 불확실한 방법으로 수집한 증거들에 의한 3-4개파 소매치기들의 수십 건의 범행중에서 피고인들이 했다는 한 두건의 범행에 관하여 그 범인, 범행일시, 증거의 수집방법 등을 특정하여 그 진실성을 찾아 낸다는 것 자체가 경험칙상 무리라고 아니할 수 없다.

피고인 겸 피감호청구인

피고인겸피감호청구인 1 외 2인

상고인, 피고인

피고인 겸 피감호청구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심한준, 문영택, 이국헌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들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들은 공소외 1과 같이 속칭 종진이파라는 소매치기 일당으로서 공소외 1과 공모 합동하여 피고인 1은 사장으로 총지휘를 하며 피고인 2는 공소외 1과 같이 바람을 잡고 피고인 3은 기술자인 피고인 2의 지시에 따라 핸드백 등을 따는 기술자로 행위를 분담할 것을 결의하고, 상습으로 1. 1983.11.28.17:00경 서울 종로1가 소재 종각 지하철역 위 통로에서 피고인 1, 2, 공소외 1은 옆에서 바람을 잡고 피고인 3은 그곳을 지나던 피해자 장은희(23세)의 가방 속에 들어 있는 동인 소유현금 3,000원, 수첩 1개를 소매치기식 수법으로 꺼내가서 이를 절취하고, 2. 같은 해 11.29.20:00경 서울 종로 2가 소재 종각 지하상가 부근에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그곳을 지나가던 피해자 윤중향(20세)의 핸드백 속에서 동인 소유 현금3,000원, 주민등록증 1매, 지갑 1개를 꺼내가서 이를 절취한 범행을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원심이 피고인들의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함에 있어 채택한 증거들은 피고인들의 위 범행을 목격하였다고 하는 공소외 2, 3, 4의 진술 내지 증언과 그 들이 작성한 메모지 2매(수사기록 43정), 피고인 3의 검찰 3,4회 신문시의 자백 및 범행의 피해자인 장은희, 윤중향의 진술들이다.

그러나 위 증거들 중 이 사건 범행을 목격하였다고 하는 공소외 2, 3, 4의 진술들에 의하면 공소외 2는 소매치기 전과자로서 피고인 1을 포함한 종로파 소매치기들의 고발로 구속되었다가 혐의없음이 밝혀져 석방된후 종로파 소매치기들에 대하여 좋지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가 수사기관에 대하여 종로파 소매치기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자청하고 역시 소매치기 전과자들인 공소외 3, 4의 협조를 얻어 1983.10.경부터 같은 해 12.20경까지에 걸쳐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같이 피고인들 일파 및 나머지 3,4개파들의 소매치기 현장을 찾아 다니며 목격하고 그들이 소매치기하여 금품만을 가지고 버리는 지갑등을 범행 당일 각 파별로 분류하여 수거하고 수거일자, 수거장소 등을 기재하였다가 수사기관에 제보하였다는 것으로서 공소외 2, 3, 4는 경찰 및 검찰에서는 3인이 함께 또는 각자가 1983.10.26경부터 12.17경까지 30여회에 걸쳐 피고인들의 소매치기 범행을 목격하였다고 진술하다가 공소외 2는 원심법정에서 피고인들이 소매치기하는 것은 순간적이어서 이를 직접 본 것은 없고 자신의 소매치기 경험에 비추어 육감적으로 감지한 경우가 있는데 그 일시, 장소는 기억할 수 없으며 피고인들이 지갑 등을 버리는 것을 2,3회 본적이 있을 뿐이라고 진술하고 있고 공소외 3은 제1심 법정에서 공소외 2, 4가 피고인들의 범행을 목격한 것은 2,3회이고 대부분 자신이 목격하였는데 정확하게 몇 번인지 일일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있고 공소외 4는 제1심 법정에서 자신이 피고인들의 범행을 목격한 것은 10월경의 것으로서 2번 정도라고 진술하고 있어 위 목격자들이 과연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이 사건 범행을 목격하였는지 분명하지 아니하다. 한편 이 사건 범행일시에 피해자 장은희가 소매치기 당한 수첩 1개, 피해자 윤중향이 소매치기 당한 주민등록증 1매, 지갑 1개가 피고인들의 범행에 의한 것인가에 관하여 공소외 2, 3, 4는 그들이 피고인들을 포함한 여러 파의 소매치기들을 미행하다가 소매치기 범행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미행을 계속하여 범인들이 소매치기 한 지갑이나 수첩에서 현금을 꺼내고 지갑이나 수첩을 버리는 것을 메모하거나 기억해 두었다가 당일 21:00경을 전후해서 대형봉투4매를 마련해 가지고 지갑이나 수첩버린 곳을 돌아다니며 각 파별로 이를 수거한 일시와 장소를 메모하여 수거한 지갑이나 수첩에 첨부하여 두었다가 3일에 한번 꼴로 모아서 사건담당 검사에게 가져다 주었던 것이므로 범행시각에 관하여는 정확하지 않더라도 범행일자 및 어느 파에 의한 범행인지는 정확하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으나, 그 지갑 등을 버리는 장소에 관하여는 대체로 일정하다고 진술하기도 하고 종로 일대의 골목 쓰레기통, 화장실, 물통, 지붕위등 일정하지 않다고 진술하기도 하여 그 진술이 일관되지 아니하고, 또한 위 3인이 공소외 2의 아들을 시켜 범행일시, 수거장소, 시간을 적어 수거물에 고무줄로 묶어 첨부하여 3일에 한번 꼴로 사건담당 검사에게 제출하였다는 메모가 경찰에서 확인해 보니 메모가 일부 섞이고 빠지고 하여 일부는 수거물과 일치하지 아니하지만 이 사건 범행에 의한 피해물품에 첨부한 수사기록 41정 내지 45정의 메모 8매는 그대로 있어 정확하다는 것이나 원심이 증거로 채택하고 있는 수사기록 43정의 메모 2매(싸인펜으로 쓴 것)를 살펴보면 수거한 장소가 모두 종로1가에서 3가 사이 일대라고 되어 있어 그 수거했다는 장소가 분명하지 아니하고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여러 파의 소매치기 피해품을 수거하여 범행일시, 수거장소, 시간을 적은 메모를 첨부하여 사건담당검사에게 제출하였다는 메모가 대부분 섞이고 ,빠지고 하여 수거물과 일치하지 아니한다는 터에 이 사건 피해물건들은 메모가 그대로 붙어 있어서 피고인들의 범행에 의한 피해품이 확실하다고 단정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없지 않을 뿐더러도 대체 피고인 1에 의하여 고발당하여 구속되었다가 석방되어 복수 감정을 가지고 있는 소매치기 전과 11범인 공소외 2가 같은 소매치기 전과자들과 불확실한 방법으로 수집한 증거들에 의한 수십건의 범행중에서 한 두 건의 범행에 관하여 진실성을 찾아낸다는 것 자체가 경험칙상 무리라고 아니할 수 없다.

나아가 피고인 3의 검찰 3,4회 신문시의 자백에 관하여 살피건대, 동 피고인은 경찰 및 검찰1, 2회 신문시 및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 전부를 부인하면서 검찰 3,4회 신문시에는 원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어 확정된 6건의 범행을 포함하여 이 사건 범행까지 모두 8회의 범행을 자백한 다음 동 피고인은 제1심 법정이래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그가 자백하면 감호청구를 하지 아니하겠다는 검사의 유혹에 기망당하여 위 범행들을 자백한 것인데 전혀 소매치기 범행을 한 일이 없다고 변소하고 있는 바, 기록에 의하면 검사는 이 사건에 관하여 1984.1.25 공소를 제기하면서 피고인 2에 대하여서만 감호청구를 하고 피고인에 대하여는 필요적 감호요건이 수사기록상 확인되는 데도 감호청구를 하지 아니하였다가 3개월여가 지나 결심할 무렵인 같은 해 5.18에 이르러서야 감호청구를 한 사실이 엿보이는 점이라든지 같은 피고인의 8건의 소매치기 범행 자백중에 원심판시와 같은 이유로 믿을 수 없는 6건의 자백이 포함되어 있는 점 등을 비추어 보면 위 피고인의 검찰 3,4회 신문시의 자백은 임의성이 의심스럽다고 아니할 수 없으며, 그 밖에 피해자인 장은희, 윤중향의 경찰 및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은 이 사건 범행일시경 피해품을 소매치기 당하였다는 진술로서 그것만으로서는 이 사건범행이 피고인들에 의한 범행인지 단정할 자료가 되지 아니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원심판결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그를 전제로 하여 피고인겸피감호 청구인 2, 3에 대한 감호원인 사실을 인정한 것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인정하였거나 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범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므로 논지는 이유있고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하지 못한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성환(재판장) 강우영 윤일영 김덕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