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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법 1993. 5. 14. 선고 93가합1196 제5민사부판결 : 확정

[전부금][하집1993(2),260]

판시사항

약속어음 발행인에 대한 만기 전의 어음금청구 가부

판결요지

배서인과 같이 담보책임을 지는데 불과한 제2차적인 의무자도 만기전소구여부를 지고 있음에 반하여 제1차적이고 최종적인 의무자인 약속어음 발행인이 만기 전에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아니한다는 것은 부당하고, 소구의무를 만기 전에 이행한 배서인이 발행인에 대하여 재소구하는 경우에 발행인으로부터 만기미도래의 항변에 의하여 지불을 거절당한다는 것도 불공평한 것이며, 어차피 약속어음 발행인은 배서인과 합동하여 어음금지급책임을 지고 있어 어음 소지인은 발행인에게 만기전소구의무자와의 합동책임을 물을 수도 있는 것이므로, 배서인에 대한 만기전소구의 실질적 요건이 갖추어져 있는 한 소외인은 만기 전이라도 바로 발행인에 대하여 청구일로부터 만기일까지의 은행할인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감한 어음금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선정당사자)

유근식

피고

주식회사 경기은행

주문

1.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선정당사자,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에게 금 45,850,000원 및 이에 대하여 1992.12.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갑 1 내지 5 각 호증의 1,2의 각 기재와 증인 김명환, 유형렬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 보면, 원고 및 별지목록 기재 선정자들(이하 원고 등이라 한다)은 소외 효명산기주식회사(이하 소외 효명산기라 한다)에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들로서 위 효명산기로부터 1992년도 3월분, 7월분, 10월분의 각 급료 및 퇴직금 등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던 중 위 효명산기에 대한 위 급료 등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당원에 위 효명산기가 피고 은행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합계 금 45,850,000원의 상호부금반환채권에 관한 채권가압류신청을 하여 1992.11.11. 당원 92카합1304호로 채권가압류결정이 내려지고, 그 무렵 피고 은행은 위 가압류결정을 송달받은 사실, 원고등은 1992.11.17. 위 효명산기와 사이에 위 체불된 임금 합계 금 88,204,380원을 1992.11.20.까지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92년증서 제11967호 채무변제 계약공정증서를 작성하고, 이어서 같은 달 20. 위 공정증서에 기하여 당원에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신청을 하여 그 무렵 당원 92타기6648,6649호로 위 상호부금반환채권에 관하여 가압류로부터 본압류로 전이하는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이 내려져 피고 은행은 같은 해 12.1. 위 명령을 송달받았고, 같은 달 31. 위 명령은 확정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부채권자인 원고 등에게 위 금 45,85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효명산기가 소외 주식회사 연안정공(이하 소외 연안정공이라 한다)에게 약속어음 2장을 발행하고, 피고가 위 연안정공으로부터 위 약속어음 2장을 배서양도받아 이를 할인해 주었는데, 위 효명산기가 부도가 나서 만기전소구권을 행사하여 위 상호부금반환채무와 대등액에서 상계하였으므로 압류전부채권자인 원고 등에게 지급할 금액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약속어음에 있어서도 환어음과의 균형상 발행인의 파산이나 지급정지 기타 그 자력을 불확실하게 하는 사유로 말미암아 만기에 지급거절될 것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만기전의 소구가 가능하다고 볼 것이나 이 경우 소구의무자가 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배서인이지 약속어음의 발행인과 같은 어음의 주채무자는 소구의무자가 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약속어음의 발행인에 대하여는 만기전의 소구가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만기 전의 어음금청구가 가능한가가 문제될 것이다. 생각컨대 약속어음의 발행인과 같은 어음의 주채무자는 민법의 일반원칙에 따라 만기까지 기한의 이익을 갖고 있다 할 것이나, 한편 배서인과 같이 담보책임을 지는 데 불과한 제2차적인 의무자도 만기 전 소구의무를 지고 있음에 반하여 그보다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어음의 제1차적인 의무자이자 최종적인 의무자가 만기 전에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아니함으로써 그보다 가벼운 책임을 진다는 것은 부당하고, 또 소구의무를 만기 전에 이행한 배서인이 발행인에 대하여 재소구하는 경우에 발행인으로부터 만기미도래의 항변에 의하여 지불을 거절당한다는 것도 불공평한 것이며, 어차피 약속어음의 발행인은 소구의무자인 배서인과 합동하여 어음금지급책임을 지고 있어 어음소지인은 그 발행인에게 만기 전 소구의무자와의 합동책임을 물을 수도 있는 것이므로, 배서인에 대한 만기 전 소구의 실질적 요건이 갖추어져 있는 한 약속어음의 소지인은 만기 전이라도 바로 발행인 자신에 대하여 청구일로부터 각 만기일까지의 은행할인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감한 어음금액(어음법 제48조 제2항 참조)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리고 가압류명령을 받은 제3채무자는 수동채권이 가압류될 당시 자동채권과 이미 상계적상에 있었던 경우에는 가압류명령을 송달받은 후라도 자동채권에 의한 상계로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할 것인바, 원고 등은 1992.11.11. 위 효명산기가 피고 은행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위 상호부금반환채권에 관하여 당원 92카합1304호로 채권가압류결정을 얻고 그 무랍 위 결정이 피고 은행에 송달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1,2,5 내지 7 각 호증의 1,2의 각 기재와 증인 유형렬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 보면, 피고는 1992.10.6. 위 연안정공으로부터 위 효명산기 발행의 약속어음 2장(액면금 25,600,000원, 지급지 인천, 지급기일 1993.2.17., 액면금 25,000,000원, 지급지 인천, 지급기일 1993.1.27.)액면 합계금 50,600,000원을 배서양도받고 이를 할인해 준 사실, 그런데 위 효명산기는 1992.10.23. 예금부족으로 당좌거래정지처분을 받았고, 이에 피고는 만기 전인 같은 달 24. 지급은행에 위 약속어음 2장을 지급제시하였으나 무거래로 지급거절된 사실, 피고는 1993.2.9. 위 효명산기에게 피고가 위 효명산기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합계금 50,600,000원의 어음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고 위 효명산기가 피고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상호부금반환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의사표시를 하여 그 무렵 그 의사표시는 위 효명산기에게 도달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그 후에도 1993.2.26. 이 사건 제1차 변론기일에 이르러 같은 상계의 의사표시가 담긴 1993.2.18.자 준비서면을 진술하고 있음은 기록상 명백한바, 이에 의하면, 어음소지인인 피고 은행이 어음발행인인 위 효명산기가 1992.10.23. 예금부족으로 당좌거래정지처분을 받은 다음날인 같은 달 24. 위 각 어음을 지급제시하여 지급거절을 받음으로써 이때에 피고의 위 어음금채권과 위 효명산기의 위 상호부금반환채권은 상계적상에 있었는데 그 후 피고가 1993.2.9. 위 양 채권에 관한 상계의사표시를 함으로써, 또는 적어도 같은 달 26. 이 사건 제1차 변론기일에서 같은 상계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위 양채권은 대등액(피고의 이 사건 어음금채권액은 할인에 의하여 그 금액을 감하더라도 위 효명산기의 이 사건 상호부금반환채권액을 초과하는 것으로 인정된다)에서 소멸되었다고 할 것이어서, 제3채무자인 피고 은행은 자동 채권에 의한 상계로 가압류채권자인 원고 등에게 대항할 수 있으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 및 나머지 선정자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별지생략]

판사 김태훈(재판장) 박성하 임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