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과 K이 동일인임을 전제로 하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중국에 거주하는 전화금융사기(속칭 ‘보이스피싱’) 총책으로서, 평소 알고 지내던 B를 통해 인출책으로 C을 소개받고, C을 통해 인출책으로 D을 소개받았다.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유인책(이하 ’유인책‘이라고 한다)에게 지시하여 중국에 있는 콜센터 사무실에서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전화하여 피해자들의 계좌가 범죄에 노출되었다고 속여 계좌에서 현금을 찾게 한 다음 경찰관 행세를 하는 C과 D에게 현금을 교부하게 하고, C과 D은 현금을 받아 피고인이 지정하는 계좌로 송금하는 방법으로 돈을 편취하기로 유인책, D, C과 순차 공모하였다.

1 2016. 3. 28.경 범행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2016. 3. 28. 12:00경 피고인의 지휘를 받는 유인책은 피해자 E에게 전화하여 “당신의 계좌가 범죄에 노출되었으니 계좌에서 현금을 찾아서 보관하고 있다가 경찰관이 찾아오면 그 사람에게 현금을 맡기면 된다.”라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였다.

D은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같은 날 12:50경 부산 부산진구 F 앞길에서, 위와 같은 거짓말에 속은 피해자를 만나 경찰관 행세를 하면서 피해자에게서 현금 730만 원을 받고, C은 부산 중구 G에 있는 불상의 숙소에서 대기하다가 현금을 받아온 D과 합류하여 총책이 지정한 계좌로 현금을 송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D, C, 유인책 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