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존속살해예비나.사기
2018고단6727 가. 존속살해예비
나. 사기
1.가. A
2.나. B
류정인(기소), 이은주(공판)
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피고인 A을 위하여)
담당변호사 추호경
법무법인 다담(피고인 B을 위하여)
담당변호사 김용정
2019. 2. 14.
피고인 A을 징역 2년에, 피고인 B을 징역 10월에 각 처한다.
압수된 증 제1, 2호를 피고인 A으로부터, 증 제8호를 피고인 B으로부터 몰수한다.
범 죄 사 실
1. 피고인 A
피고인은 어린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인 피해자 C(여, 58세)의 폭언, 폭행 등 강압적인 통제 아래 성장하였고, 결혼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자신의 삶을 규제하려는 피해자를 두려워하고 미워하였다.
피고인은 2018. 10.경 사실혼 관계에 있던 남편과 헤어지고 내연의 관계에 있던 남성과 새출발하기로 결심하였고, 피해자가 없어야 자신의 뜻대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하여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18. 11. 12. 12:45경 서울 영등포구 D E호에 있는 내연남의 오피스텔에서, 인터넷에 '심부름센터'를 검색하여 발견한 메일주소 (F)로 '자살로 보이는 청부살인을 의뢰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고, 청부업자 측으로부터 '작업비 5천만 원을 주면 사고사로 위장하여 피해자를 죽여주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은 후 2018. 11, 12.경부터 2018. 12. 7.경까지 사이에 청부업자에게 피해자의 주소, 집 비밀번호, 사진, 생활습관, 행동반경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총 13회에 걸쳐 청부업자가 작업비 조로 요구하는 6,500만 원을 송금하는 등 피해자를 청부살해하기로 계획하였으나, 위 청부업자는 피고인으로부터 돈만 가로 챌 생각이었을 뿐 실제 피해자를 살해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피고인은 2018. 12, 10.경 위 메일 내용을 확인한 남편의 신고로 긴급체포되는 바람에 범행에 이르지 못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존속인 피해자를 살해할 목적으로 예비하였다.
2. 피고인 B
피고인은 다른 사람의 업무를 대행하고 그 대가를 받는 '심부름센터' 영업을 하던 자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힘들고 어려운 일 다 처리해 줍니다'라는 글과, 연락할 수 있는 이메일 주소(F)를 함께 게재하는 방법으로 심부름센터를 광고하였다.
피고인은 2018. 11. 12. 12:45경 불상지에서 위와 같은 광고글 본 피해자 A으로부터 '자살로 보이는 청부살인을 의뢰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라는 메일을 받고 2018. 11. 12.경부터 2018. 12. 7.경까지 사이에 수회에 걸쳐 피해자와 메일을 주고 받으며 '교통사고나 심장마비 등 사고사를 가장하여 당신의 어머니 C을 죽여줄테니 작업비를 당신 명의 계좌로 입금하고, 해당 계좌와 연결된 통장, 체크카드를 보내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피해자를 속여 돈만 챙길 생각이었을 뿐 피해자로부터 돈을 받더라도 사고사를 가장하여 C을 살해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8. 12. 2.경부터 2018. 12. 10.경까지 총 13회에 걸쳐 피해자 명의 신한은행 계좌로 합계 6,500만 원을 입금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들의 각 법정진술
1. 피고인들에 대한 각 검찰피의자신문조서
1. G, C에 대한 각 경찰진술조서
1. 입출금 거래내역 등
1. 수사보고(살인교사 이메일 발신 · 수신 내용 첨부)
1. 압수조서, 압수목록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B : 형법 제347조 제1항(사기의 점), 징역형 선택
1. 몰수
피고인들 :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양형의 이유(피고인 A)
○ 유리한 정상 : 피고인은 범죄전력이 전혀 없는 초범이고, 피고인의 어머니가 자신의 지나친 간섭과 폭언, 폭행 등 피해자에 대한 강압적인 통제로 인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게 되었다면서 피고인의 선처를 강하게 원하고 있으며, 피고인이 의도한 존속살해 범행은 실행의 착수에 이르지 않고 예비의 단계에 그쳤다.
○ 불리한 정상
① 피고인은 상피고인 B에게 어머니의 청부살인을 의뢰하면서 어머니의 주소, 집 비밀번호, 사진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합계 6,500만원을 교부하였는바,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피해자의 정보를 제공하고 거액의 금원을 교부한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청부살인 의뢰가 피고인의 주장처럼 단순한 호기심의 차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② 피고인은 상피고인에게 2018. 12. 3. "일단 1,000만원은 보냈고 나머지 1,000만원은 오늘 중으로 보낼 생각입니다. 12월 9일 전까진 어떻게든 작업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저것 때문에 일이 느려지니 마음이 조급해지네요. 그럼 선생님빠른 일처리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고, 2018. 12. 7. "오늘 내일 중으로 작업 마무리 해주시면 1억 드리겠습니다. 저도 14일에 잔금을 치러야 해서 마음이 조급한데 3일장도 해야 하구요, 엄마 혼자 살고 있으니 작업도 훨씬 수월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저의 제안 꼭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낸 바 있는데, 위 메일들의 내용을 살펴보면 피고인의 청부살인 의뢰 의사는 아주 진지하고 확고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③ 피고인이 청부살인을 의뢰할 무렵 피고인은 내연남과 함께 동거하고 있으면서 고가의 외제차와 시계를 선물하는 등 내연남에게 막대한 돈을 쓰고 있었고, 2018. 12. 초경 전세금 16억원에 아파트 전세계약을 체결하였으며 2018. 12. 14.이 그 전세계약의 잔금지급기일이었는바, 피고인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피고인의 청부살인 의뢰 범행의 배경에는 피고인의 성장과정에서 발생한 어머니와의 갈등 뿐만이 아니라 어머니의 재산을 상속받으려는 금전적인 의도도 있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상 상당하다.
양형의 이유(피고인 B)
○ 유리한 정상 : 피고인은 범죄전력이 전혀 없는 초범이고,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으며, 피고인이 이 사건 사기범행으로 인하여 실제로 취득한 이익이 거의 없다.
○ 불리한 정상 : 피고인이 청부살인을 해주겠다는 명목으로 상피고인 A으로부터 6,500만원이라는 거액을 교부받았는바, 피고인이 금전을 교부받게 된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사기범행의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판사 정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