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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3. 12. 21. 선고 2023도8730 판결

[식품위생법위반·사기·공무집행방해][공2024상,257]

판시사항

즉석판매제조·가공업자가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37조 [별표 15] 제1호에 정한 식품을 스스로 제조·가공하여 판매하는 경우, 일부 식품을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의 대상 식품에서 제외하는 같은 별표 제2호 단서의 제한을 받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식품위생법령은 통·병조림 식품을 제외한 모든 식품을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의 대상 식품으로 규정하는 한편, 식품 제조기간의 장단에 따라 이를 달리 취급하지 않고 있다(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37조 [별표 15] 제1호 참조). 또한 식품위생법령은 식품제조·가공업자가 제조·가공한 것을 즉석판매제조·가공업자가 자신의 업소 내에서 직접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경우에는 식초 등 일부 식품을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의 대상 식품에서 제외시키고 있는바(같은 별표 제2호 단서 참조), 즉석판매제조·가공업자가 같은 별표 제1호에 정한 식품을 스스로 제조·가공하여 판매하는 경우에는 같은 별표 제2호 단서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법무법인 비엘에스 담당변호사 시정기

원심판결

춘천지법 2023. 6. 9. 선고 2022노129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기 및 공무집행방해 부분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2. 식품위생법 위반 부분에 관하여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누구든지 식품제조업을 하려는 사람은 식품위생법 시행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영업 종류별 또는 영업소별로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또는 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구청장에게 영업등록을 하여야 하고, 영업자가 아닌 자가 제조·가공한 식품 등을 판매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20. 5. 10.경 자신의 주거지에서 영업등록을 하지 아니한 채 식초를 제조·발효하는 식품제조업을 하고, 피고인이 직접 제조·발효한 식초 7병(이하 ‘이 사건 식초’라 한다)을 공소외인에게 판매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이 사건 식초의 제조·판매행위는 즉석판매제조·가공업에 해당하여 영업등록이 아닌 영업신고대상에 불과하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제조·판매한 식초의 제조기간이 7년에 이른다거나 식품위생법령상 식초는 즉석판매제조·가공 대상 식품에서 제외된다는 점에 비추어 이 사건 식초의 제조·판매행위는 즉석판매제조·가공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식품위생법령에 의하면, 식품제조·가공업은 영업등록이 요구되나( 식품위생법 제37조 제5항 , 같은 법 시행령 제26조의2 제1항 제1호 ),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은 영업신고가 요구된다( 식품위생법 제37조 제4항 전단, 같은 법 시행령 제25조 제1항 제2호 ).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이란 ‘총리령으로 정하는 식품을 제조·가공업소에서 직접 최종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영업’을 말한다( 식품위생법 제36조 제3항 , 같은 법 시행령 제21조 제2호 ).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의 대상인 ‘총리령으로 정하는 식품’은 ‘식품제조·가공업에서 제조·가공할 수 있는 식품에 해당하는 모든 식품(통·병조림 식품 제외)’(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37조 [별표 15] 제1호)과 ‘식품제조·가공업의 영업자가 제조·가공한 식품으로 즉석판매제조·가공업소 내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덜어서 직접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식품’(같은 별표 제2호 본문)을 의미하는데, 후자의 경우 식초 등 일부 식품은 제외된다(같은 별표 제2호 단서).

2) 이와 같이 식품위생법령은 통·병조림 식품을 제외한 모든 식품을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의 대상 식품으로 규정하는 한편, 식품 제조기간의 장단에 따라 이를 달리 취급하지 않고 있다(같은 별표 제1호 참조). 또한 식품위생법령은 식품제조·가공업자가 제조·가공한 것을 즉석판매제조·가공업자가 자신의 업소 내에서 직접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경우에는 식초 등 일부 식품을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의 대상 식품에서 제외시키고 있는바(같은 별표 제2호 단서 참조), 즉석판매제조·가공업자가 같은 별표 제1호에 정한 식품을 스스로 제조·가공하여 판매하는 경우에는 같은 별표 제2호 단서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3) 이러한 법리에 따르면, 이 사건 식초의 제조기간이 7년 정도에 이른다거나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37조 [별표 15] 제2호 단서에 따라 같은 호 본문의 식품에서 식초가 제외된다는 점만으로는 피고인이 스스로 제조·가공하여 판매한 이 사건 식초가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의 대상 식품에서 제외된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식초가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의 대상이 아니라고 단정한 나머지 피고인이 제조·가공업소인 그 주거지에서 이 사건 식초를 직접 최종소비자에게 판매하였는지에 관하여 아무런 심리를 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의 이 사건 식초 제조행위가 영업등록이 필요한 식품제조업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이나 그 대상 식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파기의 범위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식품위생법 위반 부분은 모두 파기되어야 한다. 그런데 원심은 이 부분과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공소사실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민유숙 천대엽 권영준(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