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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3. 31. 선고 92다2554 판결

[손해배상(기)][공1992.5.15.(920),1423]

판시사항

은행이 예금거래약정시 고객에게 적색거래처 지정에 관한 설명을 하여 준바가 없다는 등의 이유만으로는 적색거래처 지정행위와 은행연합회의 통보행위 등의 규제조치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은행의 가계수표를 부도낸 고객에 대한 적색거래처(불량거래처) 지정행위 및 전국은행연합회의 위 규제조치의 각 금융기관에의 통보행위는 위 고객과 은행 사이의 가계종합예금거래약정에 따른 제재로서, 은행이 위 예금거래약정을 할 때 그 고객에게 적색거래처 지정에 관하여 설명을 하여 준 바 없다거나 그 고객이 어음교환소 규약 등을 쉽게 접하여 볼 수 없었다는 등의 이유만으로는 은행과 전국은행연합회의 위 규제조치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한국상업은행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의채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뒤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에 기재된 보충상고이유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한도 내에서)판단한다.

원심이 판결에 이유를 기재함에 있어서 인용한 제1심판결은, 원고가 1982.6.19. 피고 주식회사 한국상업은행(이 뒤에는 “피고 은행”이라고만 한다)의 연희동지점과 가계종합예금거래약정을 하고 거래를 하여 오다가 1987.1.경 원고의 예금부족으로 가계수표가 부도되자, 피고 은행은 가계종합예금거래약정에 의하여 거래를 해지하고 2.9. 불량거래처(적색거래처)로 규제하여 피고 사단법인 전국은행연합회(이 뒤에는 “피고 은행연합회”라고만 한다)에 통보하고, 피고 은행연합회는 각 금융기관에 이를 통보한 사실, 원고와 피고 은행 사이의 가계종합예금거래약정 제21조에 의하면, 위 거래에 관하여 금융단협정·어음교환소 규약 등을 준수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사실, 원고가 가계종합예금거래약정을 할 당시 시행되던 금융단협정의 일종인 “금융기관의 불량거래처에대한 정보교환 및 제재”에 의하면 어음 및 수표 부도 거래처 등은 적색거래처로 분류하고(제5조), 금융기관은 위 적색거래처의 명단을 전국은행협회에 보고하여야 하며(제7조), 은행협회는 그 명단을 각 금융기관에 통보하고(제9조), 금융기관은 적색거래처에 대하여는 신규대출과 지급보증 및 당좌거래개설을 불허하여야 하며, 기당좌거래도 해지하여야 하고 기존의 대출금에 대하여는 채권보전조치를 취하고 담보권의 실행 등 회수조치를 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제11조), 위 어음 및 수표 부도로 인한 적색거래처가 부도어음금 및 수표금이나 보증어음을 결제하거나, 여신이 없는 경우에는 부도금 미결제에 불구하고 규제일로부터 5년이 경과한 때에는 제11조에 의한 규제조치를 해제하도록(제15조) 규정되어 있는 사실, 위 제재규약은 대한금융단 협정의 형태로 존속하다가 대한금융단의 해산으로 그 제재규약의 명칭은 그대로 유지한 채 1984.5.21.자 전국어음교환관리소 규약의 일종으로 흡수 제정되었고, 전국어음교환관리소가 금융결제관리원으로 변환되면서 그 신용정보관리업무를 피고 은행연합회가 1986.6.2.자로 이관받았으며, 피고 은행연합회는 위 제재규약의 명칭은 유지한 채 1986.6.2.자로 기존의 제재규약을 흡수하여 새로 제정한 사실, 위 규제조치의 해제 사유에 관하여는 그동안 약간의 변경이 있어 1989.1.1.자로 개정된 제재규약 제16조에는 어음 및 수표 부도로 인한 적색거래처가 부도어음금 및 수표금을 결제하거나 여신이 없는 경우에는 부도금 미결제에 불구하고 규제일로부터 10년이 경과한 때에는 그 규제조치를 해제하도록 규정된 사실, 위 제재규약 제16조 및 개인신용정보의집중관리규약 제6조에는 금융기관은 위 규제조치 등을 대출시·가계종합예금 개설시·개인명의 당좌예금 개설시·신용카드 발급시에 활용하도록 규정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들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은행의 원고에 대한 적색거래처 지정행위 및 피고 은행연합회의 위 규제조치의 각 금융기관에의 통보행위는 원고와 피고은행 사이의 가계종합예금거래약정에 따른 제재로서, 피고 은행이 원고를 적색거래처로 지정할 때 원고에게 그에 관한 사실을 문서로써 통보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절차상의 하자로 볼 수 없으며, 원고가 부도수표금을 결제한다면 즉시 적색거래처에서 해제되어 정상거래를 할 수 있는 점에 비추어 볼때, 피고 은행이 가계종합예금거래약정을 할때 원고에게 적색거래처의 지정에 관하여 설명을 하여준 바 없다거나 원고가 어음교환소 규약 등을 쉽게 접하여 볼 수 없었다는 등의 이유만으로는 피고들의 위와 같은 규제조치가 위법하거나 부당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관계증거와 기록에 의하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될 뿐만 아니라, 피고들의 위와 같은 규제조치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채 이유를 갖추지 못한 위법이나 판단을 유탈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관(재판장) 최재호 김주한 김용준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1.12.11.선고 91나21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