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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법원 2017.3.10.선고 2017구합20362 판결

옥외집회금지통고처분취소

사건

2017구합20362 옥외집회금지통고처분 취소

원고

사단법인 부산민예총

피고

부산동부경찰서장

변론종결

2017. 2. 24.

판결선고

2017. 3. 10.

주문

1. 피고가 2017. 1. 26. 원고에 대하여 한 옥외집회금지 통고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7. 1. 25. 피고에게 '2017. 2. 4., 같은 달 11., 같은 달 18. 17:00부터 18:00까지 '부산 동구 초량3동 소녀상 앞 인도(후문 입구 제외)'에서 '소녀상 지킴이 예술인 시위(춤)' 집회를 개최한다(행진 없음)'는 내용의 옥외집회 신고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집회'라 한다).

나. 피고는 2017. 1. 26. 원고에게 '① 이 사건 집회 장소가 국내 주재 외국의 외교기관의 경계로부터 100m 이내의 장소에 해당하고, ② 일본 영사관 측은 이 사건 집회가 영사관계에 관한 빈조약 제31조의3에서 규정하는 영사기관의 안녕을 방해, 위엄을 침해하고, 총영사관 주변 다수의 시민들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어 외교기관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된다는 이유로 시설경비요청을 한 바 있으며, ③ 같은 날 18:00경 부전동 소재 쥬디스 태화 앞에서 3,000여명이 참석하는 부산정권퇴진 운동본부 주최'부산시민대회' 개최 관련 사전집회 성격의 집회로서 위 집회에 대한 언론보도로 불특정 다수인이 합류하여 일본총영사관을 향해 오물 투척 등 돌출행위가 예상되어 외교기관의 기능이나 안녕의 침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를 근거로 이 사건 집회를 금지하는 통고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 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결정으로 인하여 이 사건 집회는 이미 정상적으로 개최되었으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

나. 판 단

1) 특정기일의 경과 등으로 인하여 그 처분이 취소되어도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다고 보이는 경우라 하더라도, 동일한 소송 당사자 사이에서 그 행정처분과 동일한 사유로 위법한 처분이 반복될 위험성이 있어 행정처분의 위법성 확인 내지 불분명한 법률문제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에는 행정의 적법성 확보와 그에 대한 사법통제, 국민의 권리구제의 확대 등의 측면에서 여전히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대법원 2007. 7. 19. 선고 2006두1929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원고가 이미 이 사건 집회를 정상적으로 개최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든 증거및 갑 제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는 2017. 4. 말경까지 매주 토요일에 이 사건 집회와 유사한 내용의 집회를 계속하여 개최하기로 한 점,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과 같은 사유로 집회 금지 통고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이 반복될 위험성이 있어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에 관하여 판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집회가 개최되는 날들은 공휴일에 해당하고, 원고는 이 사건 집회를 예술적 표현을 통한 문화예술집회로 진행할 예정이므로, 외교기관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음에도 이 사건 집회를 금지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의 기재와 같다.

다. 판 단

1)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4호에 의하면, 외교기관 청사의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의 장소에서는 옥외집회를 하여서는 아니 되지만, ① 외교기관을 대상으로 하지 아니하는 경우, ②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경우, (3) 외교기관의 업무가 없는 휴일에 개최되는 경우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고, 외교기관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예외적으로 옥외집회가 허용된다.

2) 살피건대, 을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집회가 예정된 소녀상 앞 인도는 일본국총영사관의 경계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의 장소이기는 하나, 앞서 든 증거및 갑 제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집회는 2017. 2. 4.부터 같은 달 18.까지 사이의 매주 토요일 17:00부터 18:00까지 사이에 3회에 걸쳐 개최되었는데, 토요일은 일본국총영사관의 업무가 없는 휴무일인 점, ② 원고가 예정한 집회의 내용은 예술인들이 소녀상의 보전을 주장하는 취지에서 춤공연 등을 실시하는 것이고, 그 예정시간도 1시간에 불과한바, 위와 같은 시위 방법과 시간 등을 고려하면 평화로운 집회의 개최가 예상되고, 실제로 이 사건 집회가 평화롭게 개최되어 마무리된 점, ③ 원고가 옥외집회를 개최하면서 대규모 항의시위 등을 유발하여 외교기관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외교관의 신체적 안전을 위협한 사례가 있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④ 부전동에서 예정된 부산정권 퇴진운동 본부 주최의 '부산시민대회'와 이 사건 집회는 그 개최목적 등에 비추어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이고, 설령 피고가 제시한 처분사유처럼 사전집회의 성격을 갖는다고 하더라도 이는 집회를 금지할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집회 및 행진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될 우려나 외교기관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3) 따라서 이 사건 집회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4호 단서에 따라 외 교기관 인근에서 개최할 수 있는 예외적 허용 사유에 해당하는바, 이와 다른 전제에 선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한영표

판사김용환

판사엄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