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인도명령][미간행]
[1] 부동산인도명령 신청사건에서 매수인은 상대방의 점유사실만 소명하면 되는지 여부(적극) 및 점유가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원에 의한 것임은 이를 주장하는 상대방이 소명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2]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후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이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소유자의 승낙 없는 유치권자의 임대차에 의하여 유치권의 목적물을 임차한 자의 점유가 민사집행법 제136조 제1항 단서에서 규정하는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원’에 기한 것인지 여부(소극)
[3] 점유보조자에 관하여 규정하는 민법 제195조 에서 정한 ‘기타 유사한 관계’의 의미
[1] 민사집행법 제136조 제1항 [2] 민법 제320조 , 제324조 제2항 ,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 제91조 제5항 , 제92조 제1항 , 제94조 , 제136조 제1항 [3] 민법 제192조 , 제195조
[2] 대법원 2002. 11. 27.자 2002마3516 결정 (공2003상, 220) 대법원 2004. 2. 13. 선고 2003다56694 판결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공2005하, 1503) [3]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3다84971 판결
재항고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부동산인도명령 신청사건에서는 매수인은 상대방의 점유사실만 소명하면 되고, 그 점유가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원에 의한 것임은 이를 주장하는 상대방이 소명하여야 한다.
그리고 어느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뒤에 비로소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은 경매절차에서 그의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 (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등 참조). 유치권의 성립요건인 유치권자의 점유는 직접점유이든 간접점유이든 관계없지만, 유치권자는 채무자 또는 소유자의 승낙이 없는 이상 그 목적물을 타인에게 임대할 수 있는 권한이 없으므로( 민법 제324조 제2항 참조), 유치권자의 그러한 임대행위는 소유자의 처분권한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소유자에게 그 임대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 따라서 소유자의 승낙 없는 유치권자의 임대차에 의하여 유치권의 목적물을 임차한 자의 점유는 민사집행법 제136조 제1항 단서에서 규정하는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원’에 기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2002. 11. 27.자 2002마3516 결정 , 대법원 2004. 2. 13. 선고 2003다56694 판결 등 참조).
한편 점유보조자는 가사상, 영업상 기타 유사한 관계에 의하여 타인의 지시를 받아 물건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를 하는 사람으로서( 민법 제195조 ) 타인의 지시를 받지 아니하고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는 점유자( 민법 제192조 )와 구별되며, 여기서 점유보조자에 관한 ‘기타 유사한 관계’는 타인의 지시를 받고 이에 따라야 할 관계로서 사회관념상 점유를 보조한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말한다 (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3다84971 판결 등 참조).
2. 원심결정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알 수 있다.
가.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업무수탁기관 주식회사 국민은행은 서울남부지방법원 2014타경10530호 로 원심 판시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대한 임의경매 신청을 하여 2014. 5. 7. 경매개시결정을 받았고, 2014. 5. 11.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마쳐졌다(위 임의경매를 이하 ‘이 사건 경매’라 한다).
나. 주식회사 지원산업(이하 ‘지원산업’이라 한다)은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1) 2012. 1. 5. 주식회사 청호종합건설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이 속한 아파트 전체의 창호 및 잡철공사를 하도급받아 2012. 7. 31. 공사를 완료하였는데 공사대금 145,095,000원을 지급받지 못함에 따라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유치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2014. 5. 27. 유치권신고를 하였고, (2) 2014. 11. 26. 피신청인이 지원산업의 대리인(점유보조자)으로서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정서를 제출하였다.
다. (1) 재항고인은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2015. 3. 11. 이 사건 부동산의 매각허가결정을 받아 2015. 4. 15. 그 매각대금을 납부하였고, 같은 날 피신청인을 상대로 이 사건 부동산인도명령 신청을 하였다.
(2) 이에 대하여 피신청인은, 지원산업이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여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고, 피신청인이 지원산업의 감사 소외인과 함께 2012. 12.경부터 지원산업의 점유보조자의 지위에서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부동산인도명령 신청은 기각되어야 한다고 다투고 있다.
라. 피신청인은 지원산업의 감사인 소외인의 계모인데 2012. 12. 11. 이 사건 부동산에 전입신고를 하였고, 소외인은 2015. 4. 30. 이 사건 부동산에 동거인으로 전입신고를 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작성된 2014. 5. 29.자 이 사건 부동산의 현황조사서에는, 피신청인이 임차인으로서 2012. 12. 11. 이 사건 부동산에 전입하여 위 현황조사 시점인 2014. 5. 20.까지 계속 거주하고 있고, 차임은 월 500,000원이며, 임대차계약서상의 확정일자는 미상인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마. 한편 재항고인은 이 사건 신청과 별도로 2015. 4. 22. 지원산업을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 2015타인125호 로 부동산인도명령 신청을 하였는데, 제1심은 2015. 6. 2. 위 신청을 기각하였으나, 항고심( 서울남부지방법원 2015라157호 )은 2015. 7. 22. 피신청인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경매개시결정등기 이전부터 지원산업의 점유보조자로서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제1심결정을 취소하고 지원산업에 대하여 인도명령을 하였으며, 그 인도명령에 대한 지원산업의 재항고( 대법원 2015마1212호 )가 기각되어 2015. 11. 20.경 확정되었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피신청인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등기 이전부터 지원산업이 유치권자로서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신청인이 지원산업의 점유보조자로서 지원산업을 위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관리하고 있었다고 인정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피신청인이 2012. 12. 11. 이 사건 부동산에 전입신고를 마쳤고 위 현황조사 시점인 2014. 5. 20. 당시 이 사건 부동산을 사용하고 있었음은 알 수 있으나, 그 사정만으로는 과연 피신청인이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등기 이전부터 지원산업의 점유보조자로서 이 사건 부동산을 사용·관리하여 왔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비록 피신청인이 지원산업의 감사인 소외인의 계모이고, 소외인은 재항고인의 이 사건 부동산 소유권 취득 후 이 사건 부동산에 피신청인의 동거인으로서 전입신고를 마쳤다고 하더라도 달리 보기 어려우며, 그 밖에 피신청인의 주장사실을 인정할 소명자료가 없다.
오히려 위 현황조사서에는 피신청인이 임차인으로서 임료를 지급하면서 이 사건 부동산을 사용하여 왔다고 되어 있으므로, 피신청인이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등기 이전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사용하여 왔다 하더라도 이는 지원산업과 독립하여 임차인으로서 점유하여 왔다고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피신청인이 유치권자임을 주장하는 지원산업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임차하였다 하더라도, 소유자로부터 승낙을 받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임차의 효력을 소유자에게 주장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피신청인의 점유는 민사집행법 제136조 제1항 단서에서 규정한 매수인인 재항고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적법한 권원에 기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4.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피신청인이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등기 이전부터 지원산업의 점유보조자로서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여 왔다고 잘못 인정하고, 그 전제에서 피신청인이 주장하는 지원산업의 유치권이 일응 소명되었다고 판단하여 재항고인의 이 사건 부동산인도명령 신청을 기각하고 말았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유치권의 성립요건인 유치권자의 점유 및 점유보조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재판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재항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