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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법 정주지원 1985. 4. 4. 선고 84가단100 판결 : 항소

[손해배상청구사건][하집1985(2),201]

판시사항

가벼운 상처임에도 치료를 구실로 입원하고 보약까지 복용한 경우, 그 비용이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있는 손해인지 여부

판결요지

가해행위로 입은 상처의 부위 및 정도가 대수롭지 아니하여 통원치료로서 능히 그 치료를 끝마칠 수 있었음에도 그 치료를 구실로 입원치료를 받고, 의사의 처방없이 보약등을 매입, 복용한 경우 그 비용은 가해행위와 상당인과관계있는 손해라고 볼 수 없다.

참조조문
원고

원고

피고

피고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돈 2,873,930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날부터 다 갚을 때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는 판결과 가집행선고.

이유

1. 손해배상 청구에 관하여,

가. 배상책임의 발생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1호증의 3(범죄인지보고서), 4, 5(각 진술서), 8(피의자신문조서), 9(진술조서), 증인 김학산의 증언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갑 제1호증의 6(상해진단서)의 각 기재와 위 증인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1984. 3. 15. 19:30경 이리시 창인동 중앙시장내에 있는 피고경영의 (상호 생략)식육점안에서 쇠로 된 믹서기 뚜껑으로 원고의 이마를 한번, 주먹으로 그의 머리를 한번씩 때리고, 다시 발로 그의 허리를 한번 차서 원고에게 약 2주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전두부열창상등의 상해를 입힌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와 달리 볼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인정의 구타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나. 배상책임의 범위

(1) 치료비등

(가) 증인 신병근의 증언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갑 제2호증(치료비청구서),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각 간이세금계산서)의 각 기재에 위 증인의 증언을 종합하면, 원고는 위 인정의 폭행, 구타행위로 인하여 입은 상처의 치료를 이유로 1984. 3. 15. 이리정형외과의원에서 돈 10,000원을 들여 응급치료를 받고, 곧바로 이리기독병원으로 옮겨 같은달 28.까지 입원치료를 받아 그 치료비로 돈 490,570원이 들었으며, 다시 1984. 3. 31. 정주 아산병원에서 엑스레이 검진을 받아 그 진료비로 돈 80,000원이 들어 합계 돈 580,570원이 소요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한편 앞에 나온 갑 제1호증의 6(상해진단서)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입은 상해의 부위 및 정도가 앞 머리부분에 약 1센치미터 정도의 열창상과 허리부분 등에 입은 좌상에 불과하여 봉합수술을 시행받은 후에는 그에 대하여 소염진통제, 항생제 등을 투여할 정도밖에 되지 아니한 점등 그 진료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통원치료로서도 능히 그 상처의 치료를 아무런 탈없이 끝마칠 수 있었던 터에 원고의 부질없는 입원치료행위와 이와 같은 상처의 치료를 구실삼아 이병원 저병원 옮겨 다니며 그 진료를 받았던 관계로 그 진료비가 부당히 확대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상해부위의 치료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는 위 돈중에서 돈 300,000원 정도에 그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상해로 인한 과다한 출혈로 그 보혈이 불가피하여 돈 480,000원 상당의 한약제를 매입, 복용하였으므로 그 비용 역시 이 사건 상해행위로 말미암아 원고가 입은 손해라고 주장하여 그 배상을 구하고 있으나, 부상부위의 진단이나 치료는 일반적으로 의사만이 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의사의 진단결과 내려진 치료방법에 따라 치료되어야 할 것이고, 그 이외의 방법에 의한 치료는 특별히 그와 같이 하여야 할 사정이 없는 한, 이는 용인될 수 없는 것이라 할 것인 바, 앞서의 인정과 같이 피고의 폭행, 구타행위로 인한 원고의 부상부위는 앞머리 부분에 약 1센치미터 정도의 열창상과 허리부분등에 입은 좌상 등으로 그 치료를 위하여는 외과적 시술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이고, 더욱이 그동안 그 치료를 위하여 병원에서 상당한 외과적 시술을 받고, 이에 필요한 의약품까지 투여받아 왔으며, 그와 같은 치료방법 이외에 원고가 그 부상부위를 치료하기 위하여 의사의 처방도 없이 한약제를 복용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도 이를 찾아 볼 수 없으니 원고가 오로지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그 부상부위를 치료하기 위하여 한약제를 매입, 복용하였다 한들 그 소요비용까지를 피고의 부담으로 돌릴 까닭이 없다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원고의 청구는 이유없다.

(3) 일실이익등

(가) 먼저 원고는 이 사건 상해를 입을 당시 49세 남짓의 신체건강한 남자이므로 적어도 농촌일용노동에 종사하여 그에 따르는 임금수입을 얻을 수 있었을 터인데 이 사건 상해로 인한 부상부위를 치료하기 위하여 앞서와 같이 입원하는 바람에 그 기간동안 농촌일용노동에도 종사하지 못함으로써 돈 123,480원 상당의 기대수입을 상실하였다고 주장하여 그 배상을 구하므로 살피건대,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입은 상해의 부위 및 정도는 그 봉합수술을 시행받은 이후에 있어서는 통원치료로서도 능히 그 치료를 끝마칠 수 있는 형편이었고, 일상의 거동에는 별다른 장애가 없었으므로 다소 불편한 점이 없다고 볼 수는 없겠으나 굳이 원고가 일용노동에라도 종사할 마음만 먹었다면 얼마든지 이에 종사할 수 있었던 사정이 엿보이는데도 그 상처의 치료만을 구실삼아 부질없이 입원치료를 계속 받은 탓으로 그 기대수입을 얻지 못하였던 것이므로 그 책임을 피고에게 돌려 그 배상을 구할 수는 없다 할 것이어서 이 부분 원고의 청구도 이유없다.

(나) 다음으로 원고는 이 사건 상해부위의 치료를 위하여 위 이리기독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동안 그의 부인이 옆에서 원고를 간병한 까닭에 그 기간동안 그의 부인이 농촌일용노동에도 종사하지 못하여 돈 89,880원 상당의 기대수입을 얻지 못하였으니, 이와 같은 손해 역시 이 사건 상해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라고 주장하여 그 배상을 구하므로 살피건대, 일반적으로 질병이나 부상의 치료를 위하여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 그 간호는 치료를 위탁받은 그 병원에서 맡아서 하는 것이고, 그 병원에 지급되는 입원치료비 속에는 이와 같은 간호의 비용도 포함되는 것이 통례이므로 달리 환자의 증상이나 그밖의 사정 때문에 병원에서 맡아서 하는 간호에 덧붙여 환자의 근친자들이 환자의 수발을 들어 간호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모르되, 그렇지 아니한 이상, 환자의 근친자들이 환자를 위하여 하는 간호는 다만 그들의 애정에 기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으므로 이로 인하여 다소의 손해를 보았다 한들 이를 들어 그 배상을 구할 수는 없다 할 것인 바, 이 사건의 경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 부상부위와 정도의 점에 비추어 볼 때 그치료를 위탁받은 병원에서 맡아하는 간호에 덧붙여 원고 부인의 간호까지 받아야 할 형편에 있었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달리 그와 같은 특별한 사정도 찾아 볼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원고의 청구 역시 이유없다.

(3) 위자료

앞서의 인정과 같이 원고가 피고의 폭행, 구타행위로 인하여 부상을 입음으로써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을 경험칙상 어렵지 않게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금전으로 이를 위자할 의무가 있다할 것인 바, 원고의 부상부위 및 정도, 사회적, 경제적 지위등,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은 원고의 과실의 점을 제외한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가지 사정을 참작하면 피고는 위자료로서 원고에게 돈 100,000원을 지급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4) 과실상계

한편, 앞에 나온 여러증거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폭행사태에 이르게 된 까닭은 피고가 1984. 1. 28.경 그 경영의 (상호 생략)식육점에서 사용하던 육절기, 골절기, 믹서기 각 1대씩을 돈 200,000원으로 쳐서 원고에게 넘겨주고, 원고로부터 새로운 제품의 육절기, 골절기, 믹서기 각 1대씩을 대금 700,000원에 매수하여 이를 인도받아 사용하여 보았으나, 몇일이 못가 고장이 나서 다른 것으로 바꾸어 받았지만 그것 역시 불량제품이어서 얼마 안가 또 다시 고장이난 관계로 이를 원고가 회수하여 가고 종전에 사용하던 위 육절기 등을 수리해서 피고에게 되물려 주기로 약정하였는데, 피고의 마음에 들지 않게 원고가 그 수리를 하여 가지고 온 탓에서 비롯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상해발생의 밑바닥에는 원고에게도 그 잘못이 없다고는 할 수 없어 이와 같은 원고의 잘못을 참작하면 위 인정의 손해금 400,000(치료비 돈 300,000원+위자료 돈 100,000원)중 피고의 부담으로 돌아갈 부분은 돈 300,000원에 한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5) 손익의 공제

그런데 원고가 1984. 4. 26.경 이 사건 상해로 인한 손해배상금으로 피고로부터 돈 400,000원을 지급받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를 공제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금은 한푼도 남지 아니하게 된다.

2. 물품대금청구에 관하여,

원고는 1984. 1. 28. 피고에게 육절기, 골절기, 믹서기 각 1대씩을 대금 700,000원에 판매하였다고 주장하여 피고에 대하여 그 나머지 대금 600,000원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가 1984. 1. 28. 피고에게 육절기, 골절기, 믹서기 각 1대씩을 대금 700,000원에 판매하였으나, 그 제품들이 모두 불량품이었던 관계로 피고의 요구에 따라 이를 되찾아 가고, 피고가 종전에 사용하던 육절기 등을 수리하여 피고에게 넘겨준 사실이 인정될 뿐이므로 피고에 대하여 그 수리비의 지급을 구하는 것은 모르되, 위와 같이 적법히 해제된 사실을 제쳐놓고, 그 주장과 같은 물품판매사실만을 들어 그 대금의 지급을 구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한 원고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