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원심은 자폐성 장애를 갖고 있는 피고인의 행동 특성을 간과한 채, 신빙성이 없는 피해자 진술 및 증거능력과 신빙성이 없는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에 터 잡아 피고인이 위력으로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피해자를 간음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그와 같은 판단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2. 판단

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관하여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채택ㆍ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① 피해자는 지적장애로 인해 범행 일시를 정확히 특정하지 못하고 다소 두서없이 진술하였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단어들을 사용하고 그림으로 설명까지 하면서 그 피해사실을 진술하였다.

이러한 피해자 진술은 전후 사정을 비롯한 주요 진술 내용이 구체적이고 명확하며, 당시의 상황적 특징, 피고인의 동작 및 발언, 그에 대한 피해자의 반응과 심리ㆍ감정상태 등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할 수 없는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그 내용에서도 경험칙 내지 논리칙상 모순되는 부분이 없으며, 피해자 진술의 진실성이 왜곡될 수 있는 외부로부터의 예단 내지 유도ㆍ암시 등이 있었다고 볼 만한 정황도 찾아보기 어렵고, 진술을 스스로 수정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거나 모르는 부분은 자연스럽게 인정하는 등 진술 녹화에 나타난 그 당시의 진술 태도 등에 비추어, 전체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