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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1986. 4. 4. 선고 85나3265 제12민사부판결 : 확정

[면직처분취소등청구사건][하집1986(2),1]

판시사항

남자사원의 동료여직원에 대한 폭행이 면직사유에 해당하는지의 여부

판결요지

회사에서 남자직원이 직무상 상명하복관계에 있지 아니한 동료여직원이 사사로운 심부름을 즉시하여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을 하여 상해를 입힌 일이 있는 이상 그 진단서가 위조되었다 하더라도 그 여직원이 그로 인한 수치심과 모욕감을 못이겨 회사를 사직하였고, 폭행의 동기가 자신의 보직변경에 따른 회사에 대한 불만의 폭발이었다면 이는 회사의 복무질서를 교란시키고 동료사원간의 융화단결을 심히 해하는 행위일뿐 아니라 회사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시킨 행위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참조판례
원고, 항소인

원고

피고, 피항소인

피고 주식회사

주문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의 취지 및 항소의 취지

원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에 대한 피고의 1984.5.14.자 면직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9,516,884원 및 이에 대한 솟장부본 송달익일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과 1985.5.1.부터 매월 금 420,361원씩의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1, 2심 모두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판결 및 금원지급 부분에 대한 가집행선고.

이유

원고가 1982.1.11. 피고회사에 입사하여 1983.5.1.부터 피고회사 생산관리과 권취공으로 근무하고 있었던 사실, 원고가 징계에 회부되어 피고회사 인사위원회가 1984.3.27. 원고자신이 사직원을 제출하면 의원면직으로 처리하되 사직원을 제출하지 아니하면 원고를 파면시키기로 하는 결의를 하였고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동 인사위원회에 재심의 청구를 하였으나 동년 5.4. 동 청구가 기각된 사실, 원고가 위 인사위원회의 결의에 따라 동년 5.14. 사직원을 제출하고 피고회사가 동일자로 원고를 의원면직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서 원고는 소외 1을 단순히 뺨한대를 때렸을 뿐 동녀에게 전치 2주의 상해를 가한일이 없는데도 소외 1의 오빠로서 육군 소령인 소외 2가 상해사실을 조작하기 위하여 진단서를 위조하여 피고회사에 제출하였는데, 피고회사 인사위원회는 그 진단서의 위조여부를 조사하지 않은채 그 진단서를 근거로 위 징계면직결의를 한 것이므로 이는 그 자체로 위법한 것일 뿐 아니라, 원고가 소외 1의 빰을 한대 때렸다는 사유만으로 피고회사 직원으로서의 신분을 박탈하는 파면처분을 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한 것으로서 정당한 사유없이 이루어진 것이므로 당연무효의 처분이고, 또한 피고회사가 원고에게 사직원을 제출하지 아니하면 징계면직처분을 하는 동시에 원고를 고소하여 구속시키겠다고 강요하여 원고가 어쩔 수 없이 사직원을 제출한 것이고, 그 사직원을 근거로 한 의원면직처분 또한 당연무효이므로 피고회사에 대하여 위 면직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위 무효인 면직처분으로 말미암아 원고가 지급받지 못한 급료 합계 금 5,029,884원과 면직처분이 없었으면 할인받을 수 있었던 원고의 대학원 등록금 합계 금 1,387,000원 및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금 3,000,000원 도합 금 9,516,884원과 1985.5.1.부터 매달 월평균 급료 금 420,361원씩의 지급을 구한다는 것임에 대하여 피고 소송대리인은 이를 다투고 있으므로 살펴보기로 한다.

이 사건과 같이 스스로 사직원을 제출하지 아니하면 징계파면한다는 조건을 부쳐 징계결의를 한 경우에 그 결의에 무효사유가 있어 무효로 된다면 그에 따라 제출한 사직원에 의하여 행한 의원면직처분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무효라고 할 것이고, 그 사직원의 제출이 징계면직사유 또는 그 결의를 추인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할 것이므로( 대법원 1985.5.14.선고, 83다카2069 사건 판결 참조), 먼저 피고회사 인사위원회가 원고를 징계면직하기로 한 위 결의에 무효사유가 있는가를 보건대, 성립에 각 다툼이 없는 갑 제4호증의 1(인사발령통지서),2(재심청구서), 갑 제5호증(인사위원회 개최), 을 제4호증과 같다, 갑 제6호증(불기소사건 기록표지), 을 제1호증(인사규정), 을 제2호증의 1,2(사원징계요청 및 경위서), 을 제3호증(인사위원회 심의요구), 을 제5호증 및 제7호증의 각 1,2(각 인사위원회 개최결과 보고서 및 회의록), 을 제8호증의(인사발령),2(사임서), 원심증인 소외 3의 증언에 의하여 성립이 인정되는 을 제2호증의 3(경위서)의 각 기재의 위 증인 및 원심증인 소외 4, 당심증인 소외 5의 각 증언(단 소외 4의 증언중 뒤에 믿지않는 부분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입사초기에는 피고회사 생산부 편집실 편집보조원으로 발령받아 근무하였으나 1983.5.1.부터 같은부 생산관리과 권취공으로 근무처 및 보직이 변경되었는데, 이것이 부당한 대우라고 하여 그 보직변경에 대하여 불만을 갖게 된 나머지, 같은 생산관리과 타자수로서 원고 옆자로에 근무하던 소외 1이 평소 원고를 무시하거나 모욕적으로 대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던중 1984.3.12. 11:55경 위 사무실에서 타자를 치고있는 소외 1에게 원고의 도장을 주면서 반말로 "총무부에 가서 도장을 찍고와"라고 심부름을 시킨데 대하여 소외 1이 타자를 다 친뒤에 찍고 오겠다고 대꾸하면서 반말을 삼가해 달라고 말하자 손으로 소외 1의 빰을 두차례에 걸쳐 세게때려 소외 1에게 코피를 흘리면서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게 하였고 그로 인하여 소외 1은 당일의 직무는 물론 그 다음날부터 2일동안이나 피고회사에 출근조차 하지 못한 사실, 소외 1은 타자원으로서 원고와는 직장동료일 뿐 직무상 상명하복의 관계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원고가 시킨 심부름의 내용은 근로자의 날에 피고회사가 사원들에게 지급된 위로금의 지급대장에 원고의 도장을 대신 찍고 오라고 한 것이었고 소외 1은 당시 29세 된 미혼여성이었고 원고의 위와 같은 폭행으로 상해를 입고 수치심과 모욕감에 못이겨 며칠후 피고회사를 의원사직한 사실, 피고회사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은 사원이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회사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시키는 행위를 한 때(제2호), 복무질서를 교란시키는 행위를 한 때(제4호), 사원이 융화단결을 심히 해하는 행위를 한 때(제9호)에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징계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고 동 규정 제55조는 그 징계의 종류를 파면, 해임, 정직, 감봉, 견책 등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 피고회사의 인사위원회는 원고의 위 소위가 위 인사규정 제2호, 제4호, 제9호에 해당한다 하여 위와 같이 조건부 파면결의를 한 사실, 그런데 위 인사위원회는 위 결의를 함에 있어 소외 1의 오빠로서 육군 소령인 소외 2가 조작한 허위의 진단서를 진실한 것으로 믿고 소외 1이 입은 상해의 정도를 인정하는 증빙자료로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소외 4의 증언부분은 믿을 수 없고, 달리 위 인정을 뒤집을 증거는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진단서가 위조된 것이어서 소외 1이 그 기재내용대로 전치 2주까지의 상해를 입은 일은 없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가한 폭행으로 소외 1이 최소한 그 폭행당일과 회사에 출근하지 못한 2일동안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었음은 부인할 수 없고, 원고가 이에 이르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피고회사의 자신에 대한 보직변경에 따른 불만에 있다 할 것이고, 그 보직변경이 부당하다고 할 때는 정당한 절차를 밟아 그 시정을 요구하는 것은 몰라도 직무와 관계없는 자신의 사사로운 심부름을 즉시 응해주지 않는다하여 근무시간중 다른 동료직원들도 근무하는 사무실내에서 직무에 열중하고 있는 과년한 미혼여성 동료직원을 마구 안면에 폭행을 가하여 상해를 입게하고 졸도시켜 출근도 하지 못하게 하고 끝내 그에 따른 수치심과 모욕감에 못이겨 그 직을 사퇴까지 하게 한 원고의 위 소위는 피고회사의 복무질서를 교란시키고 동료사원간의 융화단결을 심히 해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피고회사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시킨 행위로서 위 인사규정 각호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이건 동기와 방법 및 결과에 비추어 볼 때 그 비위 정도는 매우 무거워 이는 위 인사규정 소정의 징계중 파면사유에 해당한다고 못볼바 아니므로 비록 위 인사위원회가 위 진단서를 허위인줄 모르고 이 사건 상해의 정도를 인정하는 증빙자료로 삼았다 하더라도 원고에 대하여 조건부 파면결의에 그친 것은 원고의 형편을 감안까지 한 것으로 보여져 그 결의는 적법하고 거기에 어떤 무효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한편 원고가 내세운 전 증거를 살펴보아도 이건 조건부 파면결의에 따라 원고가 사직원을 제출한 것이 그 주장과 같은 피고회사의 강박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족한 증거도 없다.

그렇다면 이건 조건부 파면결의가 무효이고 이에 따른 사직원의 제출이 강박에 의한 것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청구는 나머지 점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따져 볼 필요없이 이유없으므로 기각할 것인바, 원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없어 기각하고, 항소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노승두(재판장) 성기창 이광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