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문] [지정재판부]
2006헌마602 공권력불행사 위헌확인
노 ○ 규
이 사건 심판 청구를 각하한다.
1. 이 사건 심판청구이유의 요지
청구인은 2005. 4. 24. 02:00경 톨루엔이 함유된 ‘토크코크’ 본드를 흡입한 사실로 유해화학물질관리법위반(환각물질흡입)죄로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조사를 받으면서 본드를 흡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소변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자신이 본드를 흡입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해 줄 것을 경찰에 요구하였으나 경찰이 청구인의 그와 같은 요구를 부당하게 거절하였고 위와 같은 경찰의 공권력불행사가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다며 이 사건 심판을 청구하였다.
2.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행정권력의 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은, 공권력의 주체에게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
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이에 의거하여 기본권의 주체가 행정행위를 청구할 수 있음에도 공권력의 주체가 그 의무를 해태하는 경우에 허용되는 것이므로(헌재 1996. 6. 13. 94헌마118 등, 판례집 8-1, 500, 509) 의무위반의 부작위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는 단순한 일방적인 주장만으로는 부적법한 헌법소원이라고 할 것이다(헌재 1991. 9. 16. 89헌마163 , 판례집 3, 505, 513).
수사기관은 수사에 관하여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조사를 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 본문) 수사에 필요한 강제처분을 할 수 있으나(형사소송법 제215조 내지 제220조) 헌법과 형사소송법 기타 법률의 규정에 의하더라도 피의자가 수사기관에 대해 특정한 증거방법에 의한 수사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청구인이 경찰조사 과정에서 경찰에 대해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한 것은 수사기관에 대해 그 직권발동을 촉구한 것에 불과할 뿐 경찰이 청구인의 유해화학물질관리법위반(환각물질흡입)의 점에 대한 수사에 있어 반드시 소변검사와 혈액검사를 실시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경찰이 청구인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소변검사와 혈액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불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 청구는 부적법하고 그 흠결을 보정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72조 제3항 제4호에 따라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6. 5. 30.
재판장 재판관 윤영철
재판관 김경일
재판관 전효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