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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orange_flag수원지방법원 2010. 12. 8. 선고 2010고단589 판결

[일반교통방해·공무집행방해·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검사

남계식

변 호 인

법무법인 다산 담당변호사 조지훈

주문

피고인 1을 벌금 3,000,000원에, 피고인 2, 3을 각 벌금 2,0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금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1, 2에 대한 2009. 3. 23.자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의 점 및 피고인 3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의 점은 각 무죄.

범죄사실

피고인 1은 □□□ □□□ □□□□센터의 소장으로 경기도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 조례제정을 위한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라 한다)의 공동대표이고, 피고인 2는 ◇◇ ◇◇ ◇◇◇ ◇◇◇◇센터의 소장으로 위 연대회의의 집행위원장이고, 피고인 3은 ☆☆ ☆☆ ☆☆☆ ☆☆☆☆센터의 사무국장이다.

경기도의회가 2008년 5월경부터 경기도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에 관한 조례의 제정을 추진하면서 2009. 2. 17.경부터 2009. 3. 9.경까지 관련 조례안을 입법예고하자 이후 연대회의는 위 조례안에 장애인들의 요구사항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경기도청, 경기도의회 등지에서 이에 반대하는 내용의 기자회견 및 집회를 수차례 개최하는 등 반발해왔다.

1. 피고인들의 공동범행

피고인들은 2009. 3. 23.경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상임위원회가 위 조례안을 수정가결하자 이를 폐기할 것을 주장하며 자신들의 주장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집회를 개최하기로 공모하였다.

피고인 1, 2는 2009. 3. 30. 15:00경부터 같은 날 15:40경까지 경기도청 정문 앞에서 연대회의 회원 약 25명과 함께 ‘장애인의 이동권리를 즉각 시행하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개최한 후 피고인 1은 기자회견 당시 사용한 플래카드, 방송장비를 자신의 차량을 이용하여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에 있는 수원역 맞은편 육교 근처로 옮기고, 피고인 2는 기자회견에 참가한 연대회의 회원 일부와 함께 위 육교 근처로 이동하고, 피고인 3은 장애인 활동보조인인 공소외 3 등과 함께 집회에서 사용할 사다리, 쇠사슬 등을 준비하였다.

피고인 2는 2009. 3. 30. 16:35경부터 같은 날 17:40경까지 위 수원역 맞은편 육교 밑에서 연대회의 회원인 공소외 4 등 휠체어를 탄 지체장애 1급 장애인 20여명과 함께 왕복 8차로 중 5개 차로를 점거한 채 ‘경기도는 장애인 이동권리 보장하라, 도의회는 껍데기 조례 폐기하라’고 쓰인 플래카드는 육교 난간에 걸고, ‘인간이 누려야 할 보편적 권리 이동권’이라고 쓰인 플래카드는 도로를 점거한 장애인들이 손에 들고, ‘이’, ‘동’, ‘권’, ‘을’, ‘보’, ‘장’, ‘하’, ‘라’고 각각 쓰인 피켓은 위 장애인 중 8명이 하나씩 머리에 쓰고, ‘경기도의회는 날치기 통과시킨 교통약자 이동조례를 즉각 폐지하라, 장애인에게 이동할 권리를 보장하라’고 쓰인 플래카드는 위 장애인들이 탄 휠체어에 걸고, 위 장애인들의 목에 사다리를 끼우고, 쇠사슬로 휠체어와 사다리를 묶어 연결한 후 ‘조례안을 폐기하고 이동권을 보장하라’는 내용의 구호를 제창하였고, 피고인 3은 공소외 3 등과 함께 위 장애인들이 탄 휠체어를 밀어 차로에 나란히 위치하도록 이동시키고, 사다리를 장애인들의 목에 끼우고, 휠체어와 사다리를 쇠사슬로 묶는 등 하고, 피고인 1은 위 육교 인근에서 피고인 2, 3 등과 통화를 하며 집회의 진행상황에 관하여 논의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집회신고 없이 집회를 주최하고, 공소외 4 등 장애인 20여명과 공모하여 일반 공중의 왕래에 공용되는 육로의 교통을 방해하였다.

2. 피고인 1, 2의 공동범행

피고인들은 2009. 4. 1. 14:00경 경기도청 앞에서 연대회의 회원 100여 명과 함께 ‘경기도 교통약자 이동권리 쟁취를 위한 수도권 총력 결의대회’를 개최한 후 수원역 방면으로 매산로 하행 2개 차로의 1차로를 따라 행진하던 중 같은 날 16:40경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 18-7에 있는 향교사거리에 이르러 수원서부경찰서 소속 경찰들이 집회참가자들을 ‘차 없는 거리’ 방향으로 유도하자 이에 반발하며 위 도로를 점거하고 있다가 같은 날 17:00경 수원서부경찰서 경비교통과장이 신고한 집회시간이 경과하였음을 이유로 자진해산을 요청하자 이에 따르지 아니한 채 점거를 계속하였다.

이에 위 경비교통과장이 계속하여 같은 날 17:10경 1차 해산명령을, 17:14경 2차 해산명령을, 17:18경 3차 해산명령을 각각 발하였음에도 피고인들을 비롯한 집회참가자들은 지체 없이 해산하지 아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집회참가자들과 공모하여 신고한 집회시간 경과에 따른 해산명령에 불응하였다.

3. 피고인 1

▧▧▧▧▧▧▧▧▧▧회의 집행위원장 공소외 1은 2008. 12. 12.경 평택경찰서장에게 집회 일시는 2008. 12. 15.부터 2009. 1. 11.까지 매일 08:00~17:00, 집회 장소는 평택시청 서문 옆 인도, 집회 주최자는 공소외 1, 집회 주관자는 ▧▧▧▧▧▧▧▧▧▧회의, 시위 방법은 2열 종대 행진, 주최자/주관자/주최단체의 대표자/질서유지인/연사/참가예정단체의 명단에 당시 △△△ △△△△△△△연대의 상임대표이던 피고인 등 15명을 기재한 집회신고서를 제출하였다.

피고인은 2008. 12. 22. 12:20경부터 같은 날 13:10경까지 평택시 비전동에 있는 평택시청 현관 앞에서 △△△ △△△△△△△연대 회원 20여명과 함께 “장애인차별 반대, 생존권을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제창하고, 핸드마이크를 사용하여 자유발언을 하는 등 집회를 개최하였다.

피고인은 위 집회의 주최자로서 신고한 장소, 방법 등의 범위를 뚜렷이 벗어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위 집회 중 평택경찰서 정보과장 등이 피고인에게 집회신고 장소인 평택시청 서문 옆 인도를 벗어나 평택시청 출입문 안쪽 현관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는 것은 불법행위이므로 평택시청 서문 옆 인도로 이동할 것과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사법처리할 방침임을 경고하였음에도 “시청과의 면담 결과를 회원들에게 설명한 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으로 사법처리를 감수하더라도 여기서 집회를 개최하겠다”고 말하며 집회를 계속하였다.

이로써 위 집회의 주최자인 피고인은 신고한 장소의 범위를 뚜렷이 벗어나 집회를 개최하였다.

4. 피고인 2

가. 2009. 3. 24. 미신고 집회 주최

연대회의 회원 40여명은 2009. 3. 24. 14:15경부터 같은 날 16:30경까지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에 있는 경기도의회 현관 앞에서 ‘교통약자 조례안 날치기 통과를 규탄한다, 문 열어’ 등의 구호를 제창하고, 핸드마이크를 사용하여 자유발언을 하는 등 집회를 개최하였다.

피고인은 연대회의의 집행위원장으로서 위 집회의 주최자인바, 집회신고 없이 위와 같은 집회를 개최하였다.

나. 2009. 3. 25. 일반교통방해 및 미신고 집회 주최

피고인은 2009. 3. 25. 16:40경부터 19:00경까지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에 있는 경기도청 정문에서 장애인 이동권 확보를 위한 저상버스 확대보조 등 요구사항을 관철시킬 목적으로 자신 소유의 (차량번호 1 생략) 쏘나타 승용차와 연대회의 회원 공소외 5 소유의 (차량번호 2 생략) 카렌스 승용차를 정문 상·하행 양방향 차로에 세워두어 차량의 통행을 방해하고, 연대회의 회원 15여명과 함께 같은 날 18:00경부터 19:20경까지 경기도청 정문 앞에서 북을 치며 ‘껍데기뿐인 조례안 폐기하라’ 등의 구호를 제창하는 등 집회를 개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일반 공중의 왕래에 공용되는 육로의 교통을 방해하고, 위 집회의 주최자로서 집회신고 없이 집회를 개최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들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각 일부 진술 기재

1. 피고인 2 및 공소외 6, 7, 8, 4,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25, 26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공소외 27의 진술서 사본

1. 이메일 자료

1. 각 옥외집회신고서 사본

1. 각 정보상황보고, 각 수사보고(사진 첨부), 수사보고(통고서 첨부), 수사보고(통화내역 분석)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 피고인 3 :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2조 제2항 , 제6조 제1항 , 형법 제30조 (미신고 집회 주최의 점), 형법 제185조 , 제30조 (일반교통방해의 점)

1. 형의 선택

각 벌금형 선택

1. 경합범 가중

1. 노역장 유치

1. 가납명령

무죄부분

1. 피고인 1, 2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이 2009. 3. 23. 11:50경부터 13:25경까지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에 있는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상임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연대회의 회원 10여명과 함께 위 상임위원회가 조례안을 수정 가결한 것과 관련하여 위원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교통약자 조례안 날치기 통과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제창하는 등 집회를 개최함으로써 위 집회의 주최자인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집회신고 없이 집회를 개최한 것이다‘라고 함에 있다.

살피건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 사전 신고를 요하는 ‘옥외집회’라 함은 ‘천장이 없거나 사방이 폐쇄되지 아니한 장소에서 여는 집회’( 위 법률 제2조 제1호 )를 말하는데, 피고인들이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집회를 개최한 장소인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상임위원회 회의실 앞’은 문리해석상 위 법률이 규정한 ‘옥외집회’에 해당하지 아니함이 명백할 뿐만 아니라, 그 장소의 성격상 일반인의 출입이 관리·통제되는 점 등에 비추어 타인이나 공동체의 이익이 침해되는 것을 방지하여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사전조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어 관할 경찰서장에 사전에 신고할 것이 요구되는 장소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피고인들이 주최한 위 집회가 사전 신고를 요하는 ‘옥외집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들이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상임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개최한 집회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 사전 신고를 요하는 옥외집회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한다.

2. 피고인 3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2008. 12. 23. 18:50경 평택시 비전동에 있는 평택시청 동문 옆 인도에서 공소외 1 등 △△△ △△△△△△△연대 회원 4명과 함께 장애인 활동보조시간 추가 쟁취를 목적으로 한 철야농성을 위해 천막을 설치하던 중 공소외 2 등 평택시청 공무원 10여명이 위와 같은 행위가 불법행위임을 경고하고 천막설치를 제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천막을 설치하려고 함에 따라 위 평택시청 공무원들이 천막을 철거하려고 하자 피고인과 위 공소외 1 등 △△△ △△△△△△△연대 회원들은 이를 제지하면서 “왜 천막을 못 치게 하느냐”며 소리를 지르며 위 공무원들의 옷을 잡아당기고, 위 공무원들에게 욕설을 하며 손으로 그들의 몸을 수차례 밀침으로써 피고인이 위 회원들과 공모하여 공공용 도로의 보호에 관한 정당한 직무를 집행 중인 위 공무원들을 폭행함으로써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이다’라고 함에 있다.

먼저, 평택시청 공무원들이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 등이 설치하려고 한 천막을 철거하려고 한 행위가 적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위 공소사실 기재에 의하면, 평택시청 공무원들의 위 천막 철거 행위는 공공용 도로의 보호에 관한 직무집행에 해당한다는 것으로 이는 도로법 제65조 제1항 에 근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한편, 검사는 제6회 공판기일에서 평택시청 공무원들의 위 천막 철거 행위가 평택시청 청사를 보호하기 위한 차원의 조치라는 의견을 표명한 바 있으나, 위 공소사실 기재 자체에 의하더라도 위 행위가 청사를 보호하기 위한 차원의 조치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 도로법 제65조 제1항 의 규정은 행정대집행법이 정한 대집행 계고나 대집행영장의 통지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대집행의 특례를 인정하는 데에 있으므로, 위 도로법 규정에 의하여 도로의 관리청이 행하는 필요한 조치란 그 본질상 여전히 행정대집행법 제2조 에서 규정하고 있는 행정대집행에 해당하고, 그것이 대체적 작위의무에 속하지 아니하여 원칙적으로 대집행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다른 종류의 의무에 대하여서까지 강제집행을 허용하거나 행정상 즉시강제를 인정하는 취지는 아니라고 할 것이고, 나아가 행정대집행법상 대집행을 하기 위해서는 법령에 의하여 직접 명령되거나 법령에 근거한 행정청의 명령에 의한 대체적 작위의무 위반행위가 있어야 하므로 단순한 부작위의무의 위반행위를 대상으로 하는 대집행은 허용되지 않고, 관계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부작위의무를 위반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당해 법령에 의하여 직접 부작위의무 위반행위로 생긴 유형적 결과의 시정의무를 부담하도록 하거나 그와 같은 의무를 부담하도록 하는 법령에 근거한 행정청의 명령이 없는 이상, 그 위반자에게 부작위의무 위반으로 생긴 결과를 시정하도록 하는 작위의무가 당연히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인데, 도로법은 제45조 에서 도로에 장애물을 적치하거나 도로의 교통에 지장을 끼치는 행위 등을 금지하면서 위 규정에 위반한 경우 같은 법 제83조 제1호 에서 물건의 이전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그 위반자에게 위반행위로 생긴 결과의 시정의무를 당연히 부담하도록 하고 있지는 않다(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도821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있어서, 평택시청 공무원들이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도로법 제65조 제1항 에 기하여 천막 철거 등 대집행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피고인 등에게 도로법 제83조 제1호 에 근거한 필요한 조치를 명함으로써 위 부작위의무 위반행위를 대체적 작위의무로 전환시켜야 할 것이고, 그와 같은 명령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철거 집행은 결국 대집행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단순한 부작위의무 위반행위를 대상으로 삼아 이루어진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인바(위 대법원 판결 등 참조), 평택시청 공무원들이 피고인 등에게 도로법 제83조 제1호 에 근거한 적법한 철거 등 명령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결국 평택시청 공무원들의 위 천막 철거 행위는 구체적 직무집행에 관한 법률상 요건과 방식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적법성이 결여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 등이 평택시청 공무원들의 위 천막철거 행위에 대항하여 폭행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결국 이 부분 공소사실은 그 범죄의 증명이 없거나 또는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한다.

판사 장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