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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방법원 2013. 1. 4. 선고 2012고합1089 판결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검사

예상균(기소), 이동현(공판)

변 호 인

법무법인 천지 담당변호사 이상철 외 1인

주문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압수된 필로폰 4.9g(증 제1호)을 몰수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중국에 체류 중인 공소외 1과 중국에서 대한민국으로 향정신성의약품인 메트암페타민(일명 ‘필로폰’, 이하 ‘필로폰’이라 함)을 밀수입하기로 공모하였다.

공소외 1은 2012. 9. 7.경 중국에서 필로폰 약 4.9g을 의약캡슐 15개에 나누어 담아 이를 일반의약품과 혼입하여 은닉한 다음, 수취인 '공소외 2', 수취지 '경기도 남양주시 (이하 주소 생략) (동호수 1 생략)'으로 기재하여 국제특급우편으로 대한민국으로 발송하였고, 위 우편물은 2012. 9. 9. 18:25경 아시아나항공 340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소외 1과 공모하여 필로폰 약 4.9g을 중국에서 대한민국으로 밀수입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제2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14의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각 일부 진술기재

1. 피고인의 영장실질심사 최후진술서 중 일부 기재

1. 수사보고(수취지 관련 집배원 진술 청취보고), 수사보고(검거보고), 수사보고(우편물 수취자 전화통화 관련 집배원 진술청취 및 위 전화 통화관련 피의자 휴대전화 통화목록 사진 첨부), 수사보고(휴대폰 통화 관련), 수사보고(통화내역 첨부)

1. 감정의뢰추가회보(모발)

1. SK텔레콤 통신사 가입자 회보공문 및 가입자 인적사항

1. 각 범죄경력조회서, 수사보고(동종전과 판결문 첨부 및 판결문 내용 요약 보고)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 제55조 제1항 제3호 (아래 양형이유 참작)

1. 몰수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 본문[몰수대상 물건이 압수되어 있는지 및 적법한 절차에 의해 압수되었는지 여부는 몰수의 요건이 아니므로(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3도705 판결 등 참조), 위 필로폰(증 제1호)이 이 사건 밀수입 범행에 제공된 물건인 이상 그에 대한 압수절차가 위법한지 여부와 관계없이 이는 몰수할 수 있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필로폰 밀수에 관여한 적이 없고, 이 사건 우편물이 발송된 사실은 발송 후에 알게 되었으며, 그 속에 필로폰이 들어있다는 사실도 체포된 후에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2. 판단

가. 피고인이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 이러한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입증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도8645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증거의 요지에서 든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우편물 속에는 필로폰이 들어있었고, 피고인은 이러한 사실을 잘 알면서 공소외 1과 공모하여 이 사건 필로폰을 밀수입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피고인이 증거로 사용함에 동의한 각종 수사보고에 의하면, 이 사건은 인천공항 국제우편물류센터에서 이 사건 우편물 안에 필로폰이 들어있는 사실이 발견되어 수사가 개시되었고, 이에 검찰은 이 사건 우편물에 대한 통제배달을 실시하여 집배원으로부터 이 사건 우편물을 수령하려는 피고인을 필로폰 밀수혐의로 현행범 체포하였던 것이므로, 이 사건 우편물 안에 필로폰이 들어 있었고, 피고인이 이를 수령하려고 했던 사실은 명백하다.

2) 피고인은 2012. 7.경 내지 2012. 8.경 중국에 있는 공소외 1로부터 휴대전화를 통해 ‘귀국할 비행기표를 살 돈 20만 원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가 알려준 예금계좌로 이를 송금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약 20여일 후까지 사이에 24만 원, 80만 원을 같은 명목으로 추가 송금해 주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소외 1의 인적사항에 관하여는 “서울구치소 복역할 당시 알게 되었는데, ○선생이라고만 알고 이름은 기억이 안 나고(나중에는 ‘○△□’ 아니면 ‘○◇□’이라고 진술하다가 마약전과자 중 공소외 1의 사진을 보여주자 동일인임을 인정하였다), 하얼빈시에 거주하고 무역업에 종사한다고 들었을 뿐 그 외에는 잘 모르며, 2012. 7. 전에는 가끔씩 안부만 주고받았다”고 진술하였는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닌 피고인이 위와 같이 교도소에서 처음 만났고 이름, 주소, 직업 등도 잘 모르며 안부만 가끔 주고받던 사람에게 비록 많은 돈은 아니지만 3회에 걸쳐 중국으로 돈을 송금하였고, 그 각 송금받는 계좌의 예금주도 공소외 1이 아닌 각 다른 사람이라는 점은 위 송금경위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을 선뜻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3) 피고인은 이 사건 우편물의 발송자에게 수취인을 자신이 아닌 ‘공소외 2’로, 주소지를 자신이 거주하는 (이하 주소 생략) ‘(동호수 2 생략)’이 아닌 ‘(동호수 1 생략)’로 알려주었고, 피고인이 사용한 수취인의 휴대전화번호인 (휴대폰번호 생략)번 역시 대전에 거주하는 ‘공소외 3’이라는 사람의 명의로 가입된 것이다.

4) 피고인은 이 사건 우편물의 내용에 관하여, 제1회 검찰 피의자신문(2012. 9. 12.자)에서는 “공소외 1이 버섯이나 고량주라고 말한 것 같다”고 진술했고, 영장실질심사 최후진술서(2012. 9. 13.경)에서는 “공소외 1이 신세를 갚겠다며 버섯, 고량주를 보내준다고 하였고, 그 후 택배를 보냈으나 액체가 흘러내려 반송조치 되었다고 하여 당연히 액체로 된 선물인가 싶었다. 그 후 공소외 1의 부탁으로 비행기표를 살 돈 80만 원을 추가로 보내주었더니 느닷없이 택배 보냈다는 소리와 배송번호를 알려주었다.”, “공소외 1이 자신이 연관된 마약사건을 모면하기 위해 나를 대상으로 이른바 ‘던지기 작업’을 한 것이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제2회 검찰 피의자신문(2012. 9. 25.자)에서는 “공소외 1이 내용물에 대해서는 전혀 얘기하지 않았고, 어떤 조선족 여자와 우편물 배송조회에 대한 이야기만 나눈 것 같은데 대화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공소외 1이 중국에서 우편물을 보냈다고 말했을 때 버섯이나 고량주가 들어있는 호의적인 선물을 보내려니 생각했다”라고 종전과는 다른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그러다가 이 법정에서는 변호인 의견서(2012. 12. 7.자)를 통해 “공소외 1이 조선족 공소외 15에게 부탁하여 사기도박용 렌즈를 구입하여 택배업자를 통해 피고인에게 배송하도록 하였으나 택배업자의 착오로 필로폰이 잘못 배송되었다”고 주장하였고, 피고인측 증인인 공소외 14는 “피고인이 면회 당시 ‘공소외 1에게 중국에서 뭘 좀 보내달라고 부탁했는데 엉뚱한 것이 와서 구속되었다’라고 말하였다. 부탁한 물건은 도박하는 데 필요한 렌즈라고 하였다”라고 진술하였으며, 피고인 역시 “중국에 있는 공소외 1에게 사기도박용 특수렌즈를 구해달라고 부탁하였다”라고 진술함으로써 다시 새로운 주장을 하였다(이는 피고인이 제1회 검찰 피의자신문 당시 “우편물의 내용이 버섯이나 고량주 또는 사기도박에 필요한 렌즈인 줄 알았다”고 진술했던 점에 착안하여 이 법정에서 진술을 맞춘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5) 이 사건 우편물은 2012. 9. 7.경 발송되었는데, 피고인과 공소외 1은 2012. 9. 2.부터 같은 달 7.까지 사이에 총 13차례에 걸쳐 통화하였고 그 통화시간도 9분에서 23분에 이르며, 이 사건 우편물의 도착 직전인 2012. 9. 9. 17:51부터 도착 다음날인 같은 달 10. 08:41까지 사이에도 8차례의 통화기록이 있으므로,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이 사건 우편물 발송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았다거나, 이 사건 우편물의 내용에 관하여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6) 피고인은 이 사건 우편물 배송 당일 집배원 공소외 4에게 3차례나 전화를 걸어 “오늘 급히 서울을 갈 일이 있는데, 우편물을 빨리 수령할 수 없느냐”고 재촉하였고, 수취지인 (이하 주소 생략)에서 기다리지 않고 굳이 바깥에 있는 음식점 부근으로 나와 이를 직접 수령하려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수취지인 (이하 주소 생략)에는 유치권 행사 중이어서 유치권자, 건축주 등의 분쟁이 지속되어 왔고 경찰까지 출동해 있으며 바리케이트가 쳐 있는 상황이어서 출입이 불가능하였기 때문’이라고 진술하였으나, 집배원 공소외 4는 “(이하 주소 생략)은 유치권 행사와 관련된 사람들이 머물고 있는데, (동호수 1 생략)에는 거주자가 없고 그 옆집인 (동호수 2 생략)에 누군가 거주하고 있다. (동호수 2 생략)에 거주자가 부재 중일 때에는 유치권행사와 관련된 사무실((동호수 1 생략)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에 우편물을 맡겨놓는다”라고 진술하고 있어 피고인의 위 진술은 신빙성이 별로 없다.

7) 피고인은 집배원으로부터 이 사건 우편물을 수령하러 갈 때 공소외 5가 운전하는 아우디 승용차를 타고 갔는데, 공소외 5는 1999. 12. 필로폰 투약범행으로 피고인과 함께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이 사건 후 실시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모발 감정결과에서도 필로폰 양성반응을 보였다.

또한, 피고인은 우편물 수령 당일 공소외 5를 만난 이유에 대하여 ‘제가 공소외 5 소유의 아우디 차량을 인수하기 위해 오늘 만나기로 약속되어 있었고, 제가 거주하는 건물의 유치권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서’라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으나, 쌍방이 차량 인수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왔는지에 관한 자료가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과연 공소외 5가 유치권 문제를 상의할 만한 지식이나 경험이 있는지도 의문이어서 위 진술은 믿기 어렵다.

8) 피고인은 1998. 12.부터 2008. 8.까지 사이에 필로폰 투약범행으로 실형 4회, 집행유예 1회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고, 이 사건으로 체포된 후인 2012. 9. 24.자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모발 감정결과에서도 필로폰 양성반응을 보였다(피고인의 모발 길이와 필로폰의 잔존 기간에 비추어 볼 때, 2012. 1.경부터 같은 해 9.경까지 사이에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소외 1 역시 2000. 12. 및 2009. 4. 필로폰 밀수입 및 투약 범행으로 2회의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그로 인해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역시 필로폰 투약 범행으로 복역 중인 피고인을 알게 된 것이므로 서로 필로폰을 취급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양형이유

1. 처단형의 범위

징역 2년 6월 이상 15년 이하

2. 양형기준상 권고형량

징역 4년 이상 7년 이하 [마약범죄군, 수출입·제조 등의 제3유형(마약, 향정 가.목 및 나.목 등)의 기본영역을 선택]

3. 선고형의 결정 및 집행유예

○ 선고형 : 징역 3년

○ 이유 : 마약은 사회에 미치는 해악이 매우 크고, 피고인이 이미 필로폰 투약 범행으로 실형 4회, 집행유예 1회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합리성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잘못을 회피하기에 급급하는 등 반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을 실형으로 처벌함이 마땅하다.

다만, 피고인이 마약 밀수입으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고, 밀수입한 필로폰의 양이 많은 편은 아니며, 전량 압수되어 국내에 유통되지는 않은 점 등을 참작하여 법정형을 감경한 범위 내에서 양형기준보다 낮은 형량을 정하였다.

판사 송경근(재판장) 안경록 봉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