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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2071 판결

[국가유공자등상이등급결정][공2017하,2342]

판시사항

직권에 의한 고엽제후유의증환자의 장애등급 재판정신체검사의 경우뿐 아니라 신청에 의한 재판정신체검사의 경우에도 개정 전 기준에 따라 장애등급을 판정하도록 한 고엽제후유의증 등 환자지원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령 부칙(2014. 11. 24.) 제2조 제2항이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고엽제후유의증 등 환자지원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령 부칙(2014. 11. 24.) 제2조 제1항, 제2항의 문언, 체계 등을 종합하여 보면, 부칙 제2조 제1항은 신체검사가 개정 기준이 시행된 이후에 실시되는 경우 개정 기준에 따라 장애등급을 판정하도록 정한 원칙적 규정이고, 부칙 제2조 제2항은 개정 전 기준에 따라 장애등급을 판정받은 고엽제후유의증환자에 대하여 재판정신체검사를 실시할 경우 개정 전 기준에 의할 때 장애등급이 낮아질 정도로 장애상태가 호전되지 않았음에도 단지 법령규정이 개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장애등급을 강등시키는 것은 가혹하다는 취지에서 개정 전 기준에 따라 장애등급을 판정하도록 한 예외적 규정이다.

한편 법문상 재판정신체검사가 신청에 의한 것인지 직권에 의한 것인지를 특별히 구분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개정 전 기준에 따라 장애등급을 판정받은 사람의 신뢰이익 보호 여부를 재판정신체검사의 계기에 따라 달리 취급할 합리적 근거도 없으므로, 위 예외적 규정은 재판정신체검사가 신청에 의한 것이든 직권에 의한 것이든 모두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공익법무관 박세준)

피고, 피상고인

서울북부보훈지청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각 상고이유보충서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구 고엽제후유의증 등 환자지원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2015. 12. 22. 법률 제136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고엽제법’이라고 한다) 제5조 제2항 15호 , 제6조의2 , 제7조 제7항 에 의하면, 고엽제후유의증의 한 종류인 고혈압 환자에 대한 장애등급 판정에 필요한 신체검사의 종류 등에 관하여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유공자법’이라고 한다) 제6조의3 을 준용하도록 하는 한편, 장애등급의 판정방법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다.

고엽제법 제7조 제7항 의 위임에 따라 구 고엽제후유의증 등 환자지원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6. 6. 21. 대통령령 제272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고엽제법 시행령’이라고 한다) 제9조 제1항 은 고엽제후유의증의 장애등급을 [별표 1] 고엽제후유의증환자의 장애등급 구분 및 수당 지급액 구분표에서 정하고 있다.

그런데 고엽제법 시행령 부칙(2014. 11. 24. 대통령령 제25778호) 제2조는 위 장애등급 판정에 관한 적용례 및 경과조치로서 제1항에서 “이 영 시행 당시 제7조 에 따라 신체검사를 신청한 사람 또는 국가보훈처장이 직권으로 신체검사를 실시하기로 한 사람에 대해서는 [별표 1]의 개정규정에 따라 장애등급을 판정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2항에서 “이 영 시행 당시 종전의 규정에 따라 장애등급을 판정받은 사람으로서 장애정도에 변동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별표 1]의 개정규정에 따라 장애등급이 낮아지는 사람에 대해서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라고 규정하였다(이하 차례로 ‘이 사건 부칙 제1항’ 및 ‘이 사건 부칙 제2항’이라고 한다).

위와 같은 이 사건 부칙 규정의 문언, 체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부칙 제1항은 신체검사가 개정 기준이 시행된 이후에 실시되는 경우 개정 기준에 따라 장애등급을 판정하도록 정한 원칙적 규정이고, 이 사건 부칙 제2항은 개정 전 기준에 따라 장애등급을 판정받은 고엽제후유의증환자에 대하여 재판정신체검사를 실시할 경우 개정 전 기준에 의할 때 장애등급이 낮아질 정도로 장애상태가 호전되지 않았음에도 단지 법령규정이 개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장애등급을 강등시키는 것은 가혹하다는 취지에서 개정 전 기준에 따라 장애등급을 판정하도록 한 예외적 규정이다.

한편 법문상 재판정신체검사가 신청에 의한 것인지 직권에 의한 것인지를 특별히 구분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개정 전 기준에 따라 장애등급을 판정받은 사람의 신뢰이익 보호 여부를 재판정신체검사의 계기에 따라 달리 취급할 합리적 근거도 없으므로, 위 예외적 규정은 재판정신체검사가 신청에 의한 것이든 직권에 의한 것이든 모두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2005. 8. 9.경 당뇨병에 대하여는 고엽제후유증환자로, 고혈압에 대하여 고엽제후유의증환자로 등록·결정되었고, 2005. 10. 12.경 그중 고혈압에 대하여 ‘경도 장애’의 등급판정을 받았다. 이후 원고는 2011. 7. 21. 고혈압에 대한 재판정신체검사를 신청하였는데, 소변검사 결과 단백뇨가 ‘1+’로 측정되어 2011. 12. 5. 기존과 동일한 장애등급 판정을 받았다.

나. 고엽제법 시행령 [별표 1]에서는 고엽제후유의증 중 고혈압에 관하여 ‘단백뇨 검출’을 근거로 하는 ‘경도 장애’ 판정기준을 “고혈압으로 인하여 2회 이상 단백뇨가 검출된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가, 2014. 11. 24. 대통령령 제25778호로 개정되면서 위 판정기준을 “고혈압으로 인하여 2회 이상 소변검사에서 단백뇨가 현증(1+이상)으로 검출된 사람”으로 강화하였다.

다. 원고는 개정 기준이 시행된 후인 2015. 3. 2. 다시 고혈압에 대한 재판정신체검사를 신청하였는데, 일반소변검사 결과 단백뇨 농도가 ‘Trace(경미)’로 측정되었다.

라. 이에 피고는 2015. 6. 16. 원고의 고혈압은 개정 기준에 따라 단백뇨가 현증(1+이상)으로 검출되지 않아 장애등급 기준 미달이라는 취지의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마. 일반소변검사에서 단백뇨가 검출되는 경우 그 농도에 따라 ‘Trace(경미), 1+, 2+, 3+, 4+’로 나뉜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개정 전 기준에 따라 단백뇨가 검출되어 장애등급을 판정받은 사람으로서 재판정신체검사 결과 여전히 단백뇨가 ‘Trace(경미)’로 검출되어 개정 전 기준에 의할 때 장애등급이 낮아질 정도로 장애상태가 호전된 것은 아니고, 단지 장애등급기준에 관한 법령이 개정됨으로 인하여 개정 기준에 의할 때 현증(1+이상)에는 이르지 않아 그 장애등급이 낮아지는 경우에 해당할 뿐이므로, 이 사건 부칙 제2항에 따라 개정 전 기준에 의하여 장애등급을 판정하여야 하고, 재판정신체검사가 신청에 의한 것이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고엽제후유의증환자의 신청에 의한 신체검사의 경우에는 이 사건 부칙 제2항이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고, 또 가정적으로 보더라도 원고는 ‘장애정도에 변동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개정 기준을 적용한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이 사건 부칙 규정의 적용범위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고영한(주심) 조희대 조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