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협동조합법위반
2015도3198 농업협동조합법 위반
A
피고인
법무법인(유한) AJ
담당변호사 AK
변호사 AL, AM
변호사 AN
광주지방법원 2015. 2. 4. 선고 2014노2457 판결
2015. 8. 13.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서 (보충)', '상고이유보 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구 농업협동조합법(2014. 6. 11. 법률 제127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2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제1항 제2호, 제1호 가목에 정한 농업협동조합법 위반죄는 그 범죄성립을 위한 초과주관적 위법 요소로서 고의 외에 별도로 '후보자를 사퇴하게 할 목적'을 요구하는 이른바 목적범에 해당한다.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므로 행위자에게 후보자를 사퇴하게 할 목적이 있었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하여야 하고, 금전의 제공자가 후보자에게 이를 제공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그 행위를 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행위자에게 이러한 목적이 있었다고 추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때 행위자에게 이러한 목적이 있었는지는 금전의 제공자와 후보자와의 관계, 금전을 받는 자가 후보자를 사퇴하는 것이 금전의 제공자에게 미치는 영향, 행위자가 금전을 제공한 동기, 경위 및 과정, 방법, 금전의 액수 등 당해 제공행위에 관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광주 G농업협동조합(이하 'G농협'이라 한다)의 이사 선거에 출마한 을 이사 후보자에서 사퇴하게 할 목적으로 그에게 현금 10만 원을 제공하였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1에 대한 현금 10만 원의 제공이 의 후보자 사퇴에 목적을 두고 이루어진 것이라는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직접적인 증거로는 I의 경찰 진술이 있다. 그러나 I의 경찰 진술은 '피고인이 자신을 후보자에서 사퇴시킬 목적으로 300만 원을 제공하였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2014. 3. 16. 경찰조사에서 '[이 이사 후보자 사퇴를 위하여 하루 일을 하지 못하게 되어 일비 명목으로 10만 원을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가 그 후에는 'I의 집을 찾아간 사실은 있으나 I에게 돈을 주지는 아니하였다'며 그 진술을 번복하였고, 2014. 7. 8. 검찰에서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할 때부터는 진술을 다시 번복하여 'I의 집을 찾아가 점심값으로 10만 원을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와 같이 I은 피고인으로부터 후보자 사퇴의 목적으로 300만 원을 받았다고 진술하고 피고인은 단지 점심값으로 에게 10만 원을 주었다고 진술하는 상황에서, 검사는 으로 하여금 후보자를 사퇴하게 할 목적으로 실제 얼마의 돈이 수수되었는지에 관하여 I을 조사하는 등 추가적인 수사를 하지 아니한 채 2014. 7. 14. 이 사건 공소를 제기하였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이 경찰에서 '피고인이 자신을 후보자에서 사퇴시킬 목적으로 300만 원을 제공하였다'고 진술하였더라도, 이 피고인의 진술과 같이 10만 원을 수수하였는지, 나아가 이러한 10만 원이 후보자를 사퇴하게 할 목적으로 수수된 것인지 등에 관한 증거조사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이상 I의 이와 같은 진술만을 근기로 쉽게 피고인이 I으로 하여금 후보자를 사퇴하게 할 목적으로 10만 원을 제공한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I과 피고인의 상반되고 모순되는 진술 가운데 허위·왜곡 등을 배제한 진실을 찾아내고 그 진실들을 조합하여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아니한 채I의 경찰 진술 가운데 후보자를 사퇴하게 할 목적에 관한 부분과 피고인의 진술 가운데 10만 원 제공에 관한 부분을 단순 조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것이어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나아가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I, K, N이 2014. 1. 28. 실시하는 G농협의 임원(이사 및 감사) 선거에 이사 후보자로 출마하였고 그들과 피고인이 H에서 함께 거주하면서 알고 지내는 사이이며 그 중 K은 당시 피고인이 조합장으로 있던 G농협의 이사로 재직 중이었던 사실은 알 수 있으나, I의 후보자 사퇴가 피고인이 그 대가로 금전을 직접 제공할 만큼 피고인의 이해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거나 H에서 과 함께 출마한 K, N이 피고인과 특별한 친분관계가 있어 피고인이 그들 중 한 사람을 위하여 을 후보자에서 사퇴시키려 하였음을 인정할 자료는 없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피고인이 으로 하여금 후보자를 사퇴하게 한다면서 10만 원에 불과한 금전만을 제공한다는 것이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는데다가 피고인이 I에게 단지 점심값으로 10만 원을 주었다고 주장하는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에게 주었다는 10만 원이 I으로 하여금 후보자를 사퇴하게 할 목적으로 제공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피고인이 에게 후보자를 사퇴하게 할 목적으로 10만 원을 주었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농업협동조합법 제50조 제1항 제2호의 '후보자를 사퇴하게 할 목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대법관조희대
주심대법관이상훈
대법관김창석
대법관박상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