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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8.5.11. 선고 2017재고합55 판결

대통령긴급조치제9호위반

사건

2017재고합55 대통령 긴급조치 제9호위반

피고인

망 A

재심청구인

검사 윤수정

검사

김종필(공판)

변호인

변호사 B(국선)

재심대상판결

서울형사지방법원 1977. 12. 23. 선고 77고합7102 판결

판결선고

2018. 5. 11.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1977. 6. 초순경부터 1977. 8. 초순경까지 사이에 서울 중구 C에 있는 피고인의 집에서 피고인에 대한 보안처분취소청구소송의 준비서면을 작성함에 있어서 보안처분에 관하여 "이와 같이 왕조체제의 당쟁과 사화에도 15년 이상에 긍하는 실례는 찾아볼 수 없고 또 일제식민지 통치하에서도 이러한 가혹한 처우는 없었다는 것이다.

5·16은 조국근대화의 화려한 구호 뒤에는 역사적인 무서운 고질이었는 현대판 당쟁과 사화가 도사리게 되었으니 특히 이 점이 중대한 과오라고 지적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라고 기재하고, 5·16 혁명에 관하여 "민주사회주의에 의한 합헌 합법적인 혁신정당을 인질외교의 제물로 하여 5·16은 목적을 달성하였다.", "5·16은 침착성이 결여되어 성공과 초조감의 연속이었다. 그러한 처사는 용공중립의 사상과 간첩침략을 배격한다.는 가두선전이었으나 국제정치학과 국제법상 허구의 처사인 것은 명백하다.", "유신헌법 부칙에 특수범죄처벌법 제6조 해당자는 이의를 말할 수 없다 하였으니 이는 5·16 군정연장이라는 결론이다."라고 기재 작성하여 1977. 8. 17. 11:00경 서울 중구 D에 있는 E 대표 F에게 프린트 약 60부를 의뢰하면서 초안을 건네줌으로써 보안처분의 진의와 5·16 혁명에 관한 사실 왜곡의 표현물을 제작한 것이다.

2. 재심대상판결 및 재심개시결정의 확정서울형사지방법원은 1977. 12. 23.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국가안전과 공공질서의 수호를 위한 대통령 긴급조치(다음부터 '긴급조치 제9호'라고 한다) 제7항, 제2항, 제1항 가호 후단을 적용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2년 및 자격정지 2년을 선고하였다(다음부터 '재심 대상판결'이라고 한다). 이에 불복한 피고인과 검사가 서울고등법원 78노167호로 각 항소하였으나 1978. 6. 23. 항소기각되었고, 다시 피고인이 대법원 78도1882호로 상고하였으나 1978. 9. 12. 상고기각되어 같은 날 재심대상판결이 확정되었다.

검사는 2017. 11. 22. 긴급조치 제9호가 위헌·무효이므로 이를 근거로 유죄판결을 선고한 재심 대상판결에는 재심사유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형사소송법 제424조 제1호에 따라 재심청구를 하였다. 이 법원은 2017. 12. 22. 재심 대상판결에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 등에서 정한 재심사유가 있다고 보아 재심개시결정을 하였고, 그 재심개시결정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3. 판단, 구 대한민국헌법(1980. 10. 27. 헌법 제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다음부터 '유신 헌법'이라고 한다) 제53조에 규정된 긴급조치권에 근거하여 발령된 긴급조치 제9호는 그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목적상 한계를 벗어나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긴급조치 제9호가 해제 내지 실효되기 이전부터 이는 유신헌법에 위반되어 위헌·무효이고, 나아가 긴급조치 제9호에 따라 침해된 기본권들의 보장 규정을 두고 있는 현행 헌법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헌 무효임이 분명하다(대법원 2013. 4. 18.자 2011초기689 전원합의체 결정 참고). 형벌에 관한 법령이 법원에서 위헌 무효로 선언된 경우, 법원은 당해 법령을 적용하여 공소가 제기된 피고사건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 나아가 형벌에 관한 법령이 폐지되었다 하더라도 그 '폐지'가 당초부터 헌법에 위반되어 효력이 없는 법령에 대한 것이었다면 그 피고사건은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이 규정하는 '범죄로 되지 아니한 때'의 무죄사유에 해당한다(대법원 2010. 12. 16. 선고 2010도5986 전원합의체 판결 참고).

4. 결론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그 적용법령인 긴급조치 제9호가 당초부터 위헌·무효이어서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강성수

판사정기종

판사최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