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음란][공1996.8.1.(15),2270]
[1] 연극공연행위의 음란성 판단 기준
[2] 연극공연행위의 음란성 유무가 행위자의 주관적 의사에 따라 좌우되는지 여부(소극)
[1] 형법 제245조 의 공연음란죄에 규정한 음란한 행위라 함은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을 가리키는바, 연극공연행위의 음란성의 판단에 있어서는 당해 공연행위의 성에 관한 노골적이고 상세한 묘사·서술의 정도와 그 수법, 묘사·서술이 행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공연행위에 표현된 사상 등과 묘사·서술과의 관련성, 연극작품의 구성이나 전개 또는 예술성·사상성 등에 의한 성적 자극의 완화의 정도, 이들의 관점으로부터 당해 공연행위를 전체로서 보았을 때 주로 관람객들의 호색적 흥미를 돋구는 것으로 인정되느냐 여부 등의 여러 점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들의 사정을 종합하여 그 시대의 건전한 사회통념에 비추어 그것이 공연히 성욕을 흥분 또는 자극시키고 또한 보통인의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고, 선량한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가 여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2] 연극공연행위의 음란성의 유무는 그 공연행위 자체로서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고, 그 행위자의 주관적인 의사에 따라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피고인
피고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1) 형법 제245조 의 공연음란죄에 규정한 음란한 행위라 함은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을 가리킨다고 할 것인바, 연극공연행위의 음란성의 판단에 있어서는 당해 공연행위의 성에 관한 노골적이고 상세한 묘사·서술의 정도와 그 수법, 묘사·서술이 행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공연행위에 표현된 사상 등과 묘사·서술과의 관련성, 연극작품의 구성이나 전개 또는 예술성·사상성 등에 의한 성적 자극의 완화의 정도, 이들의 관점으로부터 당해 공연행위를 전체로서 보았을 때 주로 관람객들의 호색적 흥미를 돋구는 것으로 인정되느냐의 여부 등의 여러 점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들의 사정을 종합하여 그 시대의 건전한 사회통념에 비추어 그것이 공연히 성욕을 흥분 또는 자극시키고 또한 보통인의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고, 선량한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가의 여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 당원 1995. 2. 10. 선고 94도2266 판결 , 1995. 6. 16. 선고 94도2413 판결 참조).
(2) 원심은 거시증거를 종합하여 제1심 판시의 연극 제5장에서 피고인은 옷을 모두 벗은 채 팬티만 걸친 상태로 침대 위에 누워 있고, 여주인공인 공소외 인은 뒤로 돌아선 자세로 입고 있던 가운을 벗고 관객들에게 온몸이 노출되는 완전나체 상태로 침대위의 피고인에게 다가가서 끌어 안고 서로 격렬하게 뒹구는 등 그녀가 피고인을 유혹하여 성교를 갈구하는 장면을 연기하고, 제6장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피고인이 위 공소외인을 폭행하여 실신시킨 다음 침대 위에 쓰러져 있는 그녀에게 다가가서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기고 관객들에게 정면으로 그녀의 전신 및 음부까지 노출된 완전나체의 상태로 만든 다음, 그녀의 양손을 끈으로 묶어 창틀에 매달아 놓고 자신은 그 나신을 유심히 내려다 보면서 자위행위를 하는 장면을 7 내지 8분 동안 연기한 사실 및 위 연기들은 평균 250명에 이르는 남녀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들 관람석으로부터 4-5m도 되지 않는 거리 내에 설치되어 있는 무대 위에서 위 배우들의 신체 각 부분을 충분히 관찰할 수 있을 정도의 조명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사실을 인정한 다음, ① 위 공소외인이 완전나체의 상태에서 그녀의 음부가 관람객들에게 정면으로 노출되는 방식으로 연기가 행하여졌다는 점, 피고인이 위 공소외인을 창틀에 묶고 자위행위를 하는 등 가학적이고 변태적인 성행위의 장면을 연출한 점에서 볼 때 성에 관한 묘사, 연출의 정도가 지나치게 상세하고 노골적일 뿐만 아니라, 위 나체상태의 연기가 상당 기간 지속되어 위 성의 묘사, 연출이 작품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작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위 공연행위는 정상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거나 그 호색적 흥미를 돋구기에 충분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② 피고인은 위 연극이 원작인 존 파울즈의 '콜렉터'를 원작으로 하여 사회적 관계로부터 단절된 폐쇄적 공간속에서 남녀 주인공이 보여주는 삶의 몰가치성과 삶에의 의지라는 양면적 모습이라는 사상성을 표현하기 위하여 위와 같이 연기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증거들을 종합하면 위 연극 제6장의 장면은 원작에도 없는 내용을 연출가인 피고인이 각색하여 상세히 묘사한 것이거나 극단적으로 과장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각색, 과장의 정도와 성묘사의 노골성에 비추어 볼 때 반드시 위 장면들의 연출이 위 주제를 표현하기 위하여 필요불가결하였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③ 피고인은 또한 주제의식의 표출과 무대조명의 조절을 통하여 위 공연행위로 인한 성적자극을 완화하였다고 주장하나, 비록 위 장면들을 통하여 위 연극의 사상성과 예술성이 다소간 표현되었으며 위 나체상태의 연기때마다 무대조명을 어둡게 조절하였다고 하더라도, 관객들이 위 배우들의 나체를 충분히 관찰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위 연기들이 관객석으로부터 모두 4-5m도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서 행하여진 이상, 그 성적 자극의 전달이 즉감적, 직접적이어서 성적 흥분의 유발 정도가 방송 또는 영화의 경우와는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인 점에 비추어 무대 위의 조명 정도 또는 작품의 사상성, 예술성에 의한 성적자극의 완화 정도가 그로 인하여 관객들의 성에 관한 건전한 관념을 해하지 않게 할 정도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위 나체상태의 연기들이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선량한 사회풍속 또는 도의관념에 반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음란한 행위라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과 판단은 그대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소론이 들고 있는 판례는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한 것이 아니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연극공연행위의 음란성의 유무는 그 공연행위 자체로서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고, 그 행위자의 주관적인 의사에 따라 좌우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인바 ( 당원 1970. 10. 30. 선고 70도1879 판결 참조), 비록 피고인이 위 행위들의 음란성을 인식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객관적으로 음란하다고 인정되는 위 행위들을 공연히 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면 되고 그 이상 더 나아가서 위 행위들이 음란한 것인가 아닌가를 인식할 필요는 없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이 공연윤리위원회 소관부서의 평가를 거친 후에 위 연극을 공연하는 등 음란성에 대한 주관적 인식 없이 위 공연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피고인에게 객관적으로 음란성이 인정되는 위 행위들을 공연히 하고 있다는 인식이 있었음을 넉넉하게 인정할 수 있는 이상, 피고인에 대한 공연음란죄의 성립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아니한다. 논지는 이유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