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공1997.4.15.(32),1126]
[1] 근로자에 대한 징계처분의 근거가 된 징계사유의 확정 방법
[2]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소송에 있어서의 심판의 대상
[1]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느냐 여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지 반드시 징계의결서나 징계처분서에 기재된 취업규칙이나 징계규정 소정의 징계근거 사유만으로 징계사유가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2] 부당해고 등의 구제신청에 있어서의 심사의 대상은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의 징벌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것인지의 여부일 뿐이고, 징벌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의 판단은 징계위원회에서 징계사유로 삼은 사유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므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소송에 있어서도 징계위원회에서 징계사유로 삼은 사유에 의하여 징벌이 정당한지 여부를 판단하고, 이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이 징벌의 정당성에 관한 판단을 그르쳤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1]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2] 근로기준법 제27조의3 제1항
원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성환 외 8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67. 11. 16.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의 직원으로 채용된 이후 1991. 7. 23.부터 1993. 1. 11.까지 참가인의 지점장으로 근무한 사실, 원고는 1992. 7.말경 위 지점에서의 소외 1 주식회사(이하 소외 1 회사 라고 한다)에 대한 여신총액이 금 1,514,000,000원에 이르고 소외 1 회사가 제공한 담보물 가액은 금 956,000,000원에 불과하여, 참가인으로부터 소외 1 회사에 대한 대출금의 회수를 지시받은 사실, 소외 1 회사 의 실질적 사주인 소외 2는 원고에게 소외 1 회사 의 참가인에 대한 연체대출금 350,000,000원이 변제되면 중소기업은행이 소외 1 회사에게 금 1,000,000,000원을 신규대출하여 주도록 되어 있다면서, 우선 원고 명의로 사채업자인 소외 박래식으로부터 금 350,000,000원을 차용하여 소외 1 회사 의 참가인에 대한 연체대출금을 변제한 후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의 대출금으로 이를 해결할 것을 제의한 사실, 이에 원고는 소외 1 회사 에 대한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한 방편으로 위 박래식으로부터 1992. 8. 14. 금 350,000,000원(이 부분은 1992. 8. 25. 위 소외 2가 변제하였다), 같은 달 26. 금 300,000,000원을 차용하여 이로써 대출금을 일부 회수하였는데, 박래식으로부터 위 금 300,000,000원의 변제독촉을 받은 원고는 소외 최병설로부터 금 250,000,000원을 차용하여 박래식에 대한 채무 원리금의 일부를 변제한 사실, 그 후 소외 2가 1992. 10. 2.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금 620,000,000원을 대출받아 위 최병설 등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지 아니하고 도주하자, 최병설로부터 위 채무의 변제독촉을 받은 원고는 최병설에게 1992. 12. 4.부터 같은 달 31.까지 4회에 걸쳐 참가인의 보호예수업무세칙상 은행이 고객의 유가증권이나 귀중품 등을 보관받은 경우에 이를 증명하는 서류로 발행 교부하도록 되어 있는 보호예수증서의 앞면을 복사한 다음 합계금 250,000,000원 상당의 C/D 또는 정기예금통장을 보관하고 있다는 내용을 기재한 후 대부계 담당대리가 관리하는 지점장 직인을 날인하여 교부한 사실, 최병설은 1993. 3. 30. 및 같은 해 5. 12. 참가인에게 위의 보호예수증서를 제시하고 예수물의 반환을 요구하였으나 거절되자 같은 해 7.경 참가인을 상대로 민사소송까지 제기하였고, 원고는 위의 사금융알선행위로 인하여 1995. 1. 25. 서울형사지방법원 항소부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의 형을 선고받기까지 한 사실, 참가인의 취업규칙은 직무상의 의무에 위반하여 은행의 명예와 신용을 손상하게 하는 경우, 고의 또는 과실로 업무상의 장해 또는 분쟁을 일으키거나 은행에 손실을 끼쳤을 경우, 행내질서를 어지럽힌 경우를 징계사유로 들고 있고, 상벌규정은 고의 또는 과실로 업무상 장해 또는 분쟁을 야기하거나 은행에 손실을 초래케 한 자, 취업규칙을 비롯한 제 규정, 서약사항 및 지시명령을 위반하여 행내의 질서를 문란케 한 자, 은행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사회적으로 중대한 물의를 일으킨 자, 기타 위법부당한 행위를 한 자는 징계한다고 규정하면서 징계의 기준으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은행에 중대한 손해를 끼치게 하거나 질서를 심히 문란케 한 자, 사고의 유형에 불구하고 동 사고로 중대한 물의를 일으킨 자는 면직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참가인은 원고의 위 보호예수증서 부당 발급 및 지점장 직인 무단사용행위 등이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고, 취업규칙 및 상벌규정에 따라 1993. 5. 15. 원고를 징계면직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현물을 예수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보호예수증서를 복사하여 만든 보호예수증서용지 사본에 허위의 내용을 기재하고 대부계 담당대리가 관리하는 인장을 임의로 찍는 방법으로 위 최병설에게 고액의 보호예수증서를 발행함으로써 후에 위 최병설이 참가인을 상대로 소를 제기하는 사태까지 발생하도록 한 것은 참가인의 상벌규정상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위법 부당한 행위를 하여 은행의 질서를 심히 문란하게 한 경우 및 사고로 중대한 물의를 일으킨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 원고의 보호예수증서 부정발급의 경위와 규모, 그로 인하여 참가인의 신용과 명예에 미친 영향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 등에 관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또는 징계사유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그리고 원고가 위 최병설로부터 정기예금통장 또는 C/D를 예수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보호예수증서용지를 복사한 다음 거기에 정기예금통장 또는 C/D를 예수하였는데 보호예수증서와 상환하여 예수물을 반환하겠다는 내용의 증서를 작성한 다음 지점장 직인을 날인하여 위 최병설에게 교부한 이상 이를 보호예수증서의 부당발행이라 아니할 수 없고, 지점장 직인의 최종보관책임자가 지점장인 원고라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부당한 보호예수증서를 발행하는 데 사용한 이상 이는 직인의 무단사용이라 할 것이며, 최병설이 참가인에게 위 보호예수증서를 제시하고 예수물의 반환을 요구하고 참가인을 상대로 민사소송까지 제기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와 같은 비위행위는 참가인의 상벌규정상의 징계면직사유인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위법 부당한 행위를 하여 은행의 질서를 심히 문란케 한 경우' 또는 '사고로 중대한 물의를 일으킨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한편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느냐 여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지 반드시 징계의결서나 징계처분서에 기재된 취업규칙이나 징계규정 소정의 징계근거 사유만으로 징계사유가 한정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 인바( 대법원 1996. 9. 20. 선고 95누15742 판결 참조), 이 사건 징계의결서에 의하면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로서 원고가 보호예수증서를 부당하게 발급한 것, 책임자 약인을 무단사용한 것 등이 기재되어 있으나, 이 사건 징계의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에 대한 위 징계사유는 보호예수증서 부당 발급이라는 일련의 행위 및 그 결과인 질서문란 및 중대한 물의를 모두 포괄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고, 또 부당해고 등의 구제신청에 있어서의 심사의 대상은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의 징벌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것인지의 여부일 뿐이고( 대법원 1992. 5. 22. 선고 91누5884 판결 참조), 징벌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의 판단은 징계위원회에서 징계사유로 삼은 사유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므로( 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누11880 판결 참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소송에 있어서도 징계위원회에서 징계사유로 삼은 사유에 의하여 징벌이 정당한지 여부를 판단하고, 이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이 징벌의 정당성에 관한 판단을 그르쳤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 인바, 기록에 의하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가 책임자 약인을 무단사용하여 보호예수증서를 부당하게 발행한 행위로 인하여 참가인이 최병설에 대하여 무슨 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위 보호예수증서 부당발행으로 인하여 참가인에게 금 250,000,000원의 손해를 입혔다고 사실을 인정하고, 이것이 참가인의 취업규칙 및 상벌규정에서 규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지점장 직인을 무단사용하고 보호예수증서를 부당하게 발급하여 은행업무의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일련의 행위 및 결과가 이 사건에서의 징계사유로 되어 있고, 이 사건 재심판정에 있어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로 인정한 사실 또한 징계위원회에서 징계사유로 삼은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에 있어서 동일하므로, 원심이 이 사건 징계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은 사실을 기초로 하여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의 정당성 및 재심판정의 당부를 판단한 것은 옳고, 거기에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소송에서의 심판의 대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이 금융기관 임직원의 사금융알선행위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참가인의 보호예수업무세칙이 보호예수증서 발행의 요건과 절차를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는 것은 현대산업사회에서의 자금의 원활하고 적절한 유통을 위한 금융기관의 역할의 중요성에 비추어 금융기관 임직원들로 하여금 이를 반드시 준수하도록 하여 대형 금융사고를 예방하고 금융기관의 명예와 신용을 유지하며 나아가 경제질서를 확립하고 국민경제의 발전을 도모함에 필요한 최소한의 요구라 할 것인바, 원고가 은행 지점장으로서 이를 위반하여 은행업무의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참가인으로 하여금 소송에 휘말리게 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참가인의 명예와 신용을 훼손한 점, 그 위반의 정도와 규모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주장의 모든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은 정당하다 할 것이고, 거기에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결국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그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