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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방법원 2010.11.24.선고 2010가단57515 판결

위자료

사건

2010가단57515 위자료

원고

오○○ (xXXXXX-XXXXXxx )

광주 서구 00동 _ -_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른길

담당변호사 한상종

피고

이□■

전남 영암군 00읍 00리 - 000♡♡ ◆◆◆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홍기

변론종결

2010. 11. 10.

판결선고

2010. 11. 24.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3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송달일부터 이 사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 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 급하라.

이유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가 . 원고는 맞선을 전문으로 주선하는 백여사(성명불상 )의 소개를 받아 2010. 1. 5. 피 고( 1969년생)를 처음 만났는데, 결혼상대로서 어느 정도 호감을 느꼈고 술에 취해 있던 상태에서 피고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그 날 근처 모텔에서 성관계를 맺었다.

나. 이후 원고와 피고는 결혼을 전제로 교제를 하면서 모텔에서 성관계를 맺어 오다 가, 2010. 3. 중순경부터는 혼자 살고 있던 원고의 집에서 성관계를 맺었는데, 원고가 임신에 대한 걱정을 하면, 피고는 임신을 하면 아이를 낳으면 된다는 등의 말로 원고 를 안심시키기도 하였다.

다. 그러다가 원고가 2010. 5. 초순경 부모님이 빨리 결혼하길 바란다고 하면서 피고 에게 결혼시기를 언제로 정할 것인지에 대하여 물어 보았는데, 피고는 가볍고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자고 하면서 결혼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회피하였고, 이에 원고는 더 이 상 만남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여 피고와의 관계를 정리하였다.

라. 그런데 그로부터 약 2주 후인 2010. 5. 중순경 피고가 원고에게 전화하여 다시 교 제할 것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2010. 5. 말경부터 피고를 다시 만나면서 이전과 같이 원 고의 집에서 성관계를 계속 맺어 왔다.

마. 그러나 이후로도 피고가 성관계만 요구할 뿐 , 머리가 아프고 바쁘다는 등의 핑계 를 대며 결혼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회피하자, 원고는 피고의 진심을 확인하기 위해 2010. 8. 17. 14:00경 피고에게 전화하여 임신을 하였다고 거짓말을 하였는데, 피고는 원고에게 당장 낙태하고 헤어지자고 하였고, 이날 이후 원고와 피고는 서로 헤어지게 되었다.

바. 이와 같이 원고가 피고를 처음 만나 성관계를 맺고 교제를 지속하다가 헤어지게 된 경위, 그 동안 피고가 원고에게 했던 결혼과 관련한 이야기들은 물론 피고가 원고 몰래 다른 여자와 맞선을 보기도 했던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원고와 결혼 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단지 자신의 성적 쾌락을 위하여 결혼할 의향이 있는 것처럼 원 고를 기망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정조권이 침해되었을 뿐만 아니라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는 등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피해를 입게 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금 전적으로나마 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2. 판단,

가. 살피건대, 성적자기결정권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 등을 기초로 각자가 독자적으 로 성적 가치관을 확립하고, 이에 따라 자기 스스로 내린 결정에 따라 자기 책임 하에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고, 비록 여성의 입장에서도 상대 남성이 결혼을 약속하면서 성행위를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혼전 성관계를 가질 것 인지 아닌지는 여성 스스로 판단하고 그에 따르는 책임도 스스로 지는 것이 원칙이므 로, 단순히 성관계를 맺었다거나 그로 인해 임신이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이를 상대 남성의 불법행위에 기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며, 나아가 남성이 오로지 여성의 성만을 한낱 쾌락의 도구로 여기고 계획적으로 접근한 뒤 가장된 결혼이라는 무기를 빌미로 악의적으로 성을 편취하였다는 예외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일반적인 불법행 위 성립요건의 충족을 전제로 한 손해배상 청구 등이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5 내지 10호증(가지번호 포함) 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오로지 원고와의 성관계를 맺을 목적으로 결혼을 가장하여 원고를 악의적으로 기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와 피고의 성관계는 처음부터 피고의 강요 내지 기망에 의한 것이 아니라 양자 간의 의사의 합치에 의해 이루어진 점, ② 그런데 피고는 사실상 원고와의 결혼 에 대한 확신 없이 성관계를 맺어 왔던 반면, 원고는 보다 적극적으로 결혼을 원했던 것으로 보이고, 이와 같은 양자 간의 의견 차이가 교제기간 내내 지속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결혼에 대한 피고의 의사를 확인해보고자 하였던 원고의 심정도 이해가 되기는 하나, 임신을 하게 되었다는 원고의 거짓말이 원고와 피고가 서로 헤어지게 된 계기가 된 것도 부인할 수는 없는 점, ④ 그 동안 피고가 원고에게 결혼에 대한 다소 간의 언급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에 더 나아가 피고가 자신의 부모 등 가족에게 원 고를 소개하거나 원고와의 결혼 계획을 알리는 등 보다 적극적이고 단정적으로 원고와 결혼할 의사를 내비쳤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엿보이지 않는 점 등과 여기에 원고와 피고 의 나이, 직업, 가족관계, 교제기간, 과거의 이성교제 경험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피고가 원고와의 만남을 유지하면서 진지한 자세로 그 관계에 대한 확신을 심어준 것이 아니라 우유부단하고 모호하게 행동함으로써 원고 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게 하였다고 하여도, 그와 같은 피고의 행동이 불법행위에 이를 정도의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