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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1. 4. 23. 선고 89후261 판결

[거절사정][공1991.6.15,(898),1505]

판시사항

가. 출원상표가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5호 의 규정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법리오해 또는 심리미진의 위법을 저질렀다고 하여 원심결을 파기한 사례

나. 출원상표 “SPOREX”가 국민체육진흥재단이 주최한 “스포츠 및 레저용품 박람회”의 영문표기인 인용표장 “SPOREXKOR”와 유사하여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11호 에 해당하는 상표라고 하기 위한 요건

판결요지

가. 등록출원이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5호 의 규정에 해당한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과연 인용표장을 사용한 박람회가 정부의 승인을 받은 것인지, 그 박람회에서 시상으로 상패, 상장 또는 포장을 수여한 바가 있고 또 그것들이 인용표장과 같은 것인지 여부를 먼저 심리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사정을 조사하지 아니하고 출원상표와 인용표장과의 동일유사 여부만을 심리한 채 출원상표가 위 조항에 해당한다고 판단함으로써 법리오해 또는 심리미진의 위법을 저질렀다고 하여 원심결을 파기한 사례

나. 출원상표 “SPOREX”가 국민체육진흥재단이 주최한 “스포츠 및 레저용품 박람회”의 영문표기인 인용표장 “SPOREXKOR”와 유사하여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11호 에 해당하는 상표라고 하기 위하여는 먼저 인용표장이 박람회의 표장으로 거래자나 일반수요자 사이에 널리 인식되어 있다 함이 인정되어야 하고 나아가 그 표장을 상표로 사용한다면 그 박람회의 성격상 그 상품이 박람회의 개최자에 의하여 생산되었다는 등의 뜻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을 것이라는 사정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출원인, 상고인

정준도

상대방, 피상고인

특허청장

주문

원심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청 항고심판소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결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본원상표인 “SPOREX”는 국민체육진흥재단이 주최한 “스포츠 및 레저용품 박람회”의 영문표기인 “SPOREXKOR”(인용표장이라 함) 와 유사하다고 전제한 다음 인용표장이 비록 특정박람회의 상패나 상장이 아니기는 하나 이와 같은 특정박람회의 명칭이나 약칭 등은 동 박람회에서 사용하는 상패나 상장 등에 기재되고 있음이 일반거래사회의 경험칙이라 할 것이며 또 이와 같은 박람회의 명칭이나 약칭 등을 대하는 일반수요자나 거래자는 이로부터 곧바로 특정박람회를 연상한다 할 것이어서 인용표장과 유사한 본원상표를 그 지정상품인 “금속완구, 바둑알, 라켓 등”에 사용하는 경우 이를 대하는 일반수요자나 거래자는 동 상품이 “국민체육진흥재단”에서 주최하는 스포츠용품 및 레저용품을 위한 박람회”에서 우수한 상품으로 인식한다 함이 일반거래사회의 경험칙이라 할 것이어서 이는 일반수요자나 거래자에게 품질의 오인을 불러 일으킬 우려가 있는 것이라 하여 이 사건 상표등록출원을 구 상표법(1990.1.3. 법률 제4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법률) 제9조 제1항 제5호 제11호 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거절한 원사정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5호 는 박람회에서 시상한 상의 권위를 보호하고자 하는 규정으로서 어떤 상표의 등록출원이 위 규정에 해당되어 등록거절되기 위하여는 그 상표가 정부 또는 외국정부가 개최하거나 그 승인을 받아 개최한 박람회의 상패, 상장 또는 포장과 동일 또는 유사하여야 하는 것임은 그 문면상 명백하다.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등록출원이 위 규정에 해당한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과연 인용표장을 사용한 박람회가 정부의 승인을 받은 것인지, 그 박람회에서 시상으로 상패, 상장 또는 포장을 수여한 바가 있고 또 그것들이 인용표장과 같은 것인지 여부를 먼저 심리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승인여부나 시상여부에 관한 사정을 조사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상표와 위 표장과의 동일 유사여부만을 심리한 채 이 사건 상표가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5호 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는 위 조항에 대한 법리의 오해가 있거나 심리를 다하지 않는 잘못을 저지른 것 이라고 하지 아니할 수 없다.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11호 에서 상품의 품질을 오인하거나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라 함은 그 상표의 사용으로 인하여 일반수요자가 그 상품의 출처나 품질에 대하여 오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할 것이므로 다른 사람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상표, 표장, 기호 등과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는 것이 위 조항에 해당한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그 타인의 상표 표장 등이 거래자나 일반수요자에게 널리 인식되어 이를 다른 상품의 상표로 사용하면 그 상품의 출처가 그 타인으로 오해되거나 그 타인이 그 상품의 품질을 보증한 듯이 오해될 우려가 있어야 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원심이 인용표장과 유사한 본원상표가 위 규정에 해당하는 상표라고 하기 위하여는 먼저 인용표장이 원심이 말하는 박람회의 표장으로 거래자나 일반수요자 사이에 널리 인식되어 있다 함이 인정되어야 하고 나아가 그 표장을 상표로 사용한다면 그 박람회의 성격상 그 상품이 박람회의 개최자에 의하여 생산되었다는 등의 뜻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을 것이라는 사정이 인정되었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와 같은 점에 대하여 아무런 심리판단을 하지 않은 채 본원상표가 사용되면 그 상품이 위 박람회에서 상을 받은 것으로 거래자나 일반수요자에게 인식될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여 본원상표의 등록거절사유로 삼은 것은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11호 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하지 아니할 수 없다.

결국 원심에는 앞서 본 법리오해나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고 이는 심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청 항고 심판소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최재호(재판장) 윤관 김주한 김용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