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부착명령
2020고합12살인
2020전고7(병합) 부착명령
A
용태호(기소), 박배희(부착명령청구), 허수진(공판)
법무법인 B
담당변호사 C
2020. 6. 11.
피고인을 징역 18년에 처한다.
피부착명령청구자에 대하여 5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하고, 별지 기재 준수사항을 부과한다.
이 사건 부착명령청구를 기각한다.
범죄사실 및 보호관찰명령 원인사실1)
[범죄사실]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이라고 한다)는 D항공 승무원이고 경찰공무원인 피해자 E(30세)과는 대학 동기동창으로 피해자가 2018. 12. 결혼할 당시 결혼식 사회를 봐 준 적이 있을 정도로 친한 사이이다.
피고인은 2019. 8.경 직장 동료의 나체사진을 몰래 찍었다는 이유로 직장 동료로부터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고소를 당해 경찰 조사를 받게 되었다. 피고인은 위 죄명으로 처벌받을 경우 미국비자 등을 받을 수 없어 더 이상 항공사 승무원으로 근무할 수 없기 때문에 실직에 대한 두려움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고, 이로 인해 평소 즐겨 마시던 술도 2019. 11. 20. 불기소처분(혐의없음)을 받을 때까지 약 3개월 동안 끊을 지경이었다.
피고인은 2019. 11. 20. 불기소처분(혐의없음)을 받게 되자 위 사건 수사를 받던 도중 수시로 전화로 조언을 해 주던 피해자와 술자리를 약속하고 서로 만나게 되었다.
피고인은 2019. 12. 13. 19:20경부터 같은 날 22:24경까지 서울 영등포구 F에 있는 'G' 주점에서 피해자와 함께 1차로 소주 4병을 나누어 마시고, 같은 날 22:26경 서울 영등포구 H에 있는 'I' 주점에서 피해자와 함께 2차로 소주 2병, 맥주 1병을 나누어 마셨다. 피고인은 다음 날 00:06경 서울 강서구 J에 있는 'K' 위스키 바에서 피해자와 3차로 700㎖ 위스키 1병의 절반 가량, 칵테일 60㎖ 1잔을 나누어 마시던 중, 피해자가 술에 취해 졸자 피해자에게 "취했으니까 그만 가자."라고 말하고 01:22경 피해자와 함께 위 주점에서 나왔다.
피고인은 2019. 12. 14. 01:22경 피해자를 당초 약속했던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기 위해 'K' 주점 근처에서 택시를 잡아타려고 하였는데, 피해자가 피고인이 피해자를 취한 사람으로 취급한다는 이유로 "안 취했으니까, 가라고 꺼지라고."라고 말하며 택시 탑승을 거부하자, 이에 화가 나 자신이 먼저 택시 뒷좌석에 탑승하여 양손으로 피해자의 몸을 붙잡고 택시 안으로 끌어당겨 피해자와 함께 택시에 탑승하고 같은 날 01:36경 송정역 2번 출구에서 하차하였다.
피고인은 택시에서 내린 피해자가 "꺼져 이 새끼야, 저리가라고 새끼야."라고 말하며 피고인의 집에 같이 가는 것을 계속 거부하자 더욱 화가 나 피해자를 잡아끌게 되었고, 이를 뿌리치는 피해자와 실랑이를 하면서 같은 날 01:51경 피고인의 주거지인 서울 강서구 L건물 M동까지 도보로 이동하여 피해자의 손을 잡아끌고 승강기에 태워 위 건물 N호 안으로 피해자와 함께 들어갔다.
피고인은 2019. 12. 14. 02:03경부터 같은 날 02:29경 사이에 L건물 M동 N호 안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의 집에서 자는 것을 거부하며 자신을 계속 귀찮게 하자 안방 바닥에 누워 있는 피해자의 몸통 위에 올라타 오른팔로 피해자의 목과 쇄골 부위를 누르면서 자신의 다리로 피해자의 오른 다리를 감싸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제압하려는 시도를 하였고, 피해자가 왼손으로 피고인의 목 부위를 밀어내자 마침내 몸싸움까지 이르게 되었다.
피고인은 집으로 오는 도중 피해자의 주사(酒邪)로 인해 쌓였던 분노, 성폭력 범죄로 경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누적된 스트레스 등의 영향으로 순간적으로 감정이 폭발하여, 피해자의 얼굴 부위 등을 반복적으로 강하게 타격할 경우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수회 힘껏 내려치고 이에 몸부림을 치면서 일어나려는 피해자의 안면부를 다시 가격 하였으며, 이미 저항능력을 상실한 피해자의 머리를 붙잡아 안면부를 그곳에 있는 침대 프레임 측면 모서리와 방바닥에 수차례 내리 찍었다.
피고인은 이로 인하여 피해자의 머리에서 흐른 혈액이 자신의 온몸과 안방 벽면에 비산될 정도로 같은 방법으로 계속하여 피해자를 추가로 가격한 후, 자신의 몸만 닦아 내고 피해자를 함부로 방치하여 피해자를 '머리덮개 손상으로 인한 과다출혈 및 얼굴 손상에 따른 기도막힘 질식'으로 사망하게 하여 피해자를 살해하였다.
[보호관찰명령 원인사실]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살인범죄를 저지른 사람으로, 이 사건 범행 경위 및 수법, 범행 동기, 피고인의 성행, 환경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O의 법정진술
1. P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실황조사서, 현장검증영상 CD, 부검감정서
1. 현장감식결과보고서, 시체검안서, 변사현장체크리스트(지역경찰), 변사현장체크리스트 (과학수사요원)
1. 2019. 12. 14.자 각 압수조서(순번 13, 17번) 및 압수목록(순번 14, 18번)
1. 수사보고(피의자 A 살인사건 혈흔형태분석 결과서 등 추송), 혈흔형태분석 결과서 회신 공문, 혈흔형태분석 결과서(순번 93-5 내지 18)
1. 수사보고(간이혈흔형태분석결과서 관련), 혈흔형태분석결과서(간이)(순번 40번), 수사보고[혈흔형태분석 결과서(간이)-2차 관련], 혈흔형태분석결과서(간이)(순번 59번)
1. 발생보고(변사), 내사보고(변사 발생), 내사보고(현장 CCTV 영상 확인 관련), 내사보고(피의자 및 피해자의 시간대별 이동경로 및 행적 파악), 수사보고(피의자가 범행당시 착용하였던 피묻은 팬티 압수경위 및 제출인 미기재 사유), 수사보고(피의자와 피해자가 마지막으로 동행했던 K 바 탐문수사 등), 수사보고(피의자 A의 서울 영등 포구 Q동에서의 행적에 관한), 수사보고(피의자로부터 긴급 압수한 휴대전화 통화 목록), 수사보고(부검의 구두 소견 관련), 수사보고(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8팀 현장상황 분석), 수사보고(피의자와 피해자가 탑승한 택시 블랙박스 영상 확인), 수사보고[피의자와 피해자가 탑승한 택시기사 R(남, 64세) 면접 수사], 수사보고(피의자A 양손 사진), 수사보고(피의자와 피해자가 마지막으로 술을 마셨던 장소 'K' 외부영상), 수사보고(119구급대원이 출동하여 작성한 구급활동일지), 수사보고(인체조직 검출 여부 및 DNA형 감정의뢰회보), 수사보고(유전자감정서 DNA형 분석결과), 수사보고(피의자 A이 입고 있었던 피 묻은 팬티 감정의뢰 및 감정물 추송), 유전자감정 서사본
1. 판시 재범의 위험성: 위 각 증거와 수사보고(피의자 A에 대한 범죄심리분석결과), 청구전조사회보, 청구전조사서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이 사건 각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방법, 범행 후의 정황 등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이 살인 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① 피고인에 대한 성인 재범위험성 평가도구(KORAS-G) 평가 결과 피고인은 총점 10점으로 재범위험성은 '중간' 수준에 해당하고, 정신병질자 선별도구(PCL-R) 평가결과 피고인은 총점 15점으로 정신병 질적 성격 특성에 의한 재범위험성도 '중간' 수준에 해당한다.
②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 스트레스로 인한 분노와 폭력성을 발현하여 피해자에게 과도한 공격을 가하여 피해자를 살해한 것이고, 피고인은 이전에도 비록 형사처벌을 받지는 아니하였으나 대학 시절 음주 상태에서 다른 사람을 폭행한 사실이 있다.
③ 피고인에 대한 알코올 사용 장애 선별검사(AUDIT)2) 결과 피고인은 총점 23점으로 '문제음주자' 수준에 해당하고, 피고인은 폭음하여 이른바 '블랙아웃'을 자주 경험하고 있으며, 피고인의 음주량이나 빈도 등에 비추어 음주 상태에서 피고인의 분노와 공격성이 발현될 만한 특정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강력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50조 제1항(유기징역형 선택)
1. 보호관찰명령 및 준수사항 부과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의3 제2항, 제1항, 제21조의2 제3호, 제21조의4 제1항 본문, 제9조의2 제1항 제4호, 제5호(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하는 경우로서 보호관찰의 필요성이 인정되므로 직권으로 보호관찰명령을 선고한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하여 상해를 가하였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 사실은 인정하지만, 피고인은 살인의 고의가 없었고, 설령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미필적 고의에 불과하며,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
2.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관계
가. 피해자의 상해 부위, 정도 및 사인
1) 법의관의 현장감식결과보고서와 시체검안서에 의하면, 피해자에게서 안면부 미간 주변에 가로 길이 10.5~13㎝의 좌열창과 그 주변의 여러 개의 세로 방향의 짧은 자상, 양쪽 눈 바깥쪽에 미간 상처와 별개의 자열창, 양안 안검 결막 울혈과 점출혈, 비강 내출혈, 코뼈 골절, 양 눈 두덩이와 입술의 부어 있는 상태와 멍, 양 팔꿈치 주변의 희미한 멍이 관찰되었다.
2) 부검감정서에 의하면, 피해자에게서 이마 부위의 찢긴 상처(좌열창)를 동반한 얼굴의 넓은 범위의 멍(좌상), 이마 부위와 얼굴의 넓은 범위의 피하/근육내출혈, 이마 뼈의 양쪽 눈확부분과 코뼈의 골절, 내부 장기의 전반적인 빈혈형태, 인두, 기도, 기관지 내의 혈액이 관찰되었고, 사망원인은 머리의 둔력손상(머리덮개 손상으로 인한 과다출혈과 얼굴 손상에 따른 기도 막힘 질식)으로 판단되었다.
나. 혈흔 등 현장 상태
1) 피고인의 집 구조는 아래 그림과 같고, 범행 현장인 안방은 방문 맞은편에 흰색 나무 프레임 위에 매트리스가 올려져 있는 침대가 놓여 있고 방문과 위 침대 사이에 공기청정기 1대가 놓여 있는데, 사건 당시 피해자는 위 침대와 위 공기청정기 사이에 베개를 두고 누워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 피고인은 사건 당일 아침에 피고인의 집 인근에 있는 여자 친구의 집에서 일어나 피고인의 집으로 돌아온 후 안방에 피를 흘린 채 엎드려 누워 있는 피해자의 몸을 뒤 집었고, 119 구조대원과 경찰이 사건 현장에 출동할 당시 피해자는 위 침대와 공기청정기 사이에서 얼굴 정면이 천장을 향한 채 상의가 말려 올려져 배와 가슴을 노출한 상태로 누워 있었다. 피해자의 머리와 상체 양옆과 침대 옆쪽에 상당한 양의 혈흔이 고여 있었고, 위 침대 옆과 피해자의 머리 위쪽 벽면 등에 다수의 혈흔이 비산되어 있었다.
다. 피고인의 유형력 행사의 형태 등
경찰 혈흔형태 분석관인 증인 O는 위 혈흔형태를 아래와 같이 분석하고 그 분석결과에 따라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유형력을 행사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위 분석 과정에서, 피해자의 방어행위 또는 피해자가 실수로 넘어지는 등의 행동 등 원인으로 위와 같은 혈흔형태가 생성되었을 가능성은 배제되었다.
1) 베개 상단에 머리를 좌우로 움직이는 형태의 '형태 전이 혈흔'(pattern transfer: 혈액이 하나의 물체에서 다른 물체로 옮겨져 생성된 것으로 혈흔 내에 구별되는 특징이나 형태를 가진 혈흔)이 관찰되고 하단 부분에는 다량의 '흡수 혈흔'(흡수재질의 목표물에 혈액이 모여서 생성되는 혈흔)이 관찰되며, 베개 주변의 벽면에 아래쪽에서 방사형으로 흩어지는 형태의 방향이 다른 여러 그룹의 '충격 비산 혈흔'(impact spatter: 가격 순간에 상처가 생기며 흉기 등과의 충격으로 날아간 혈흔)이, 베개 주변의 침대
프레임 하단에 피해자의 얼굴이나 머리의 낮은 부분에서 날아온 것으로 보이는 '충격비산혈흔'이 각 관찰된다.
이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보다 높은 위치에서 아래쪽을 향하여 피해자의 얼굴 부분을 가격하여 피해자에게 출혈이 발생하였고 최소 6차례 이상 피해자의 출혈 부위를 가격하였으며, 피해자는 출혈이 발생한 상태에서 머리를 좌우로 최소 3회 이상 흔들며 피고인의 공격을 피하려고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2) 침대 프레임 측면 모서리 중 벽면에서 40~80㎝ 떨어진 부분을 중심으로 침대 프레임 측면에 '충격 비산 혈흔이 관찰되고, 그 주변으로 '문지름 혈흔(smear: 혈액이 하나의 물체에서 다른 물체로 옮겨져 횡적 움직임으로 접촉하여 생성되는 혈흔) → 흐름 혈흔(flow pattern: 중력이나 물체의 움직임 때문에 다량의 혈액이 움직임으로써 생성되는 혈흔 형태) → 충격 비산 혈흔'의 순서로 생성된 혈흔이 관찰된다. 이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머리나 상체 부분을 붙잡고 2회 이상 침대 프레임 측면 모서리에 피해자의 머리를 강하게 부딪치게 한 것으로 추정된다.
3) 베개 아래 부분의 침대 옆 바닥을 중심(수렴점)으로 한 방사형 형태의 '충격 비산 혈흔'이 널리 분포되어 있고 위 수렴점에서 약 1m 가량 떨어진 방문 근처 바닥에서도 위 '충격 비산 혈혼'이 관찰된다. 이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머리를 붙잡고 위 수렴점 부분 바닥에 강하게 내리친 것으로 추정되고, 피해자의 바지나 양말에서 혈흔이 관찰되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미 상당한 혈흔이 고여 있는 바닥 위에 피해자가 스스로 넘어져서 발생하였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4) 공기청정기 앞쪽 표면에 '형태 전이 혈흔', '이탈 혈흔'(cast-off pattern: 움직이는 물체에서 떨어져 나온 혈액으로 생성되는 혈흔 형태), '호기 혈흔'(expiration pattern: 혈액이 압력을 받아 입, 코 등 호흡기를 통해 분출되어 생성된 혈흔)이 관찰되고, 공기청정기 앞바닥 부분을 수렴점으로 한 방사형 형태로 널리 분포된 '충격 비산 혈흔'이 관찰된다. 이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기청정기를 붙잡고 있던 피해자의 머리 부분을 뒤에서 가격하고, 피해자의 머리를 붙잡고 공기청정기 앞바닥에 재차 강하게 내리친 것으로 추정된다.
3. 판단
가. 혈흔분석에 의한 피고인의 유형력 행사 추정의 합리성 여부
피해자의 이마 부위에 생긴 '>' 모양의 찢긴 상처는 그 형태나 길이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머리가 침대 프레임 모서리에 부딪쳐 발생한 것으로 봄이 합리적이다. 그 외 피해자에게서 관찰되는 다른 상처 부위들도 위 혈흔형태분석 결과에서 제시된 피고인의 유형력 행사 방법 및 피해자의 피해 부위와 일치한다. 피고인은 경찰에서 "팔로 피해자의 상체를 누르고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고 진술하였는데, 이러한 진술도 위 혈흔 형태분석 결과에서 제시된 폭행방법, 즉 피고인이 바닥에 누워 있는 피해자의 몸통 위에서 피해자에게 유형력을 가하였다는 내용과 부합한다.
경찰 혈흔형태 분석관은 피해자의 머리와 상체 주변으로 엄청난 양의 혈액이 흘러 나와 있음에도 피해자의 바지 아랫부분이나 양말 부위에서는 아무런 혈혼자국이 발견되지 않은 점을 근거로, 피해자의 방어행위 또는 피해자가 실수로 넘어지는 등의 행동 등 다른 원인으로 위와 같은 혈흔형태가 생성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고, 피해자가 누워 있는 상태에서 피고인이 유형력을 행사하여 위와 같은 혈흔형태가 생성되었을 것으로 분석하였는데, 그와 같은 분석은 자연과학적 방법에 의한 추론으로 보이고 거기에 특별히 불합리한 점이 보이지 않는다.
나. 피고인의 유형력 행사의 방법과 정도, 피해자의 피해 정도
1)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폭행행위는 피고인이 여자 친구와 전화통화를 한 사건 당일 02:03 이후부터 피고인이 팬티만 입은 상태로 건물 바깥 현관으로 나온 것이 확인되는 02:29 이전 사이에 벌어졌다. 피고인은 채 20분이 안 될 것으로 보이는 짧은 시간 동안 피해자의 얼굴, 머리 부위를 직접 6회 이상 가격하고, 피해자의 머리를 잡고 침대 프레임 모서리에 최소 2회, 방바닥에 최소 2회 내리치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집중적으로 공격하였다. 피고인은 범행 당시 피해자의 몸통에 올라타서 누워 있는 피해자를 반항할 수 없도록 제압한 상태에서 폭행하거나 피해자의 뒤쪽에서 머리를 잡고 위에서 내리치는 형태로 폭행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왼쪽 귀 뒷부분 등에 경미하게 긁힌 상처만 입었고 피해자의 손, 팔 부분에서 방어흔이 관찰되지 않으며 피해자의 상체 부분과 달리 바지나 양말 부분에서는 혈흔이 거의 검출되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범행 당시 한 차례 피고인을 밀어낸 것 외에는 머리를 좌우로 움직이는 등의 방법으로 피고인의 공격을 피하였을 뿐, 눕혀진 상태에서 피고인에게 완전히 제압되어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범행현장에서 관찰되는 충격 비산 혈흔이 수렴점에서 1m 가까이 떨어진 부분에서도 확인되고, 피고인은 신장 179㎝, 몸무게 79kg의 건장한 체격을 가진 남성으로 평소 테니스, 주짓수 같은 운동이나 무술을 즐겨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폭행은 상당한 강도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침대 프레임이나 방바닥에 피해자의 머리를 내려치는 폭행은 피고인의 체격조건을 고려할 때 피해자에게 치명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2) 피해자의 내부 장기에서 전반적인 빈혈상태가 관찰되는 점, 범행현장에서 확인되는 혈흔의 양이 상당할 뿐만 아니라 그 외에도 피고인의 거실, 화장실, 피고인이 자신의 몸에 묻은 혈흔을 씻은 후에 이동하면서 거쳤던 집 밖 공용계단 및 현관문, 피고인의 여자친구 집 곳곳에서도 피해자의 혈흔이 관찰되는 점, 피해자에게서 좌열창 등 상처가 다수 확인된 머리덮개 부분은 혈관이 풍부하고 파열되면 잘 수축되지 않아 대량의 출혈이 발생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반복적인 폭행을 가할 당시 이미 피해자에게서 상당한 양의 출혈이 발생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할 당시 별다른 저항이나 방어행위를 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특히 피고인으로부터 공기청정기 앞부분 바닥에 얼굴 부분을 내리치는 공격을 당한 이후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바, 피해자는 폭행 당시 얼굴, 머리 부위의 심각한 손상과 대량 출혈로 인하여 의식이 심각하게 저하되어 위독한 상태였다고 판단된다(피고인은 피해자의 직장온도를 근거로 피해자는 사건 당일 08:00~10:00경 사망하였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범행현장이 실내인 피고인의 집 안방인 점, 피해자에 대한 직장온도 측정 당시 실내온도는 11.7℃에 불과했던 점, 직장온도를 근거로 한 사망시간 추정은 대기온도 등 현장 특성에 따라 유동적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사망 추정 시각에 관한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피해자의 사망가능성에 대한 피고인의 인식 및 고의 여부
1) 위 나. 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피해자의 얼굴, 머리 부위를 집중적으로 무자비하게 폭행하였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상당한 정도의 출혈이 발생하여 의식이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고인은 범행 직후 ① 안방에서 나와 거실 소파 위 벽면에 손을 대고 소파에 걸쳐 있다가 거실 창문을 열려고 하였고, 주방 싱크대 앞 의자 위에 앉아 있었고, ② 화장실로 들어가 몸에 묻은 피해자의 혈흔을 씻고 밖으로 나왔으며, ③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계단으로 내려가 여자 친구의 집이 있는 옆 건물인 M동 공동 현관문 앞에서 입고 있던 팬티를 벗어 놓고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갔고, ④ 공동계단으로 3층으로 올라가 비어 있는 여자 친구의 집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 안으로 들어가 화장실에서 샤워 또는 세면을 한 후 아침까지 잠을 잤다.
피고인이 자신의 몸에 묻은 피를 두 차례에 걸쳐 씻은 점이나 피해자의 어떤 저항도 받지 않은 채 안방에서 나올 수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범행 당시 피고인의 공격으로 인하여 피해자의 얼굴, 머리 부위에서 상당한 양의 출혈이 발생한 사실 및 피해자가 의식을 잃고 누워있는 상태였던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하여 119 신고나 심폐소생술 등의 구호조치를 전혀 취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범행현장인 안방에서 나온 후에는 다시 안방으로 들어가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자신의 집이 아닌 비어 있는 여자 친구의 집에 가서 잠을 잤다.
2) 결국, 피고인은 피해자가 얼굴 부위에 반복적으로 강한 공격을 받게 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한 상태에서 피해자에게 반복적이고 치명적인 공격을 가하였고 피해자의 머리 부위에서 상당한 양의 출혈이 발생한 상태에서 피해자가 의식을 잃고 있음을 알면서도 피해자에게 어떤 구호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범행현장을 이탈함으로써 피해자의 사망의 결과를 용인하였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이 살인의 고의가 있었음이 인정된다.
라. 미필적 고의 여부 및 심신장애 여부
1) 피고인은 2019. 12. 14. 및 같은 달 15. 경찰 조사에서 "'K' 위스키 바 앞에서 택시를 잡으려고 했던 것과 피해자와 안방 안에서 누워서 뒹굴며 팔로 피해자의 상체를 누르고 피해자는 나의 목 부분을 조르면서 밀고 상체를 밀어서 몸싸움을 했던 장면이 생각나고, 그 이후에는 생각이 나는 건 없고 눈을 떠 보니 아침이었다. 피해자와 왜 싸웠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3)
2) 피고인이 범행 전후의 상황은 기억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부분인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해 행한 무자비한 폭행행위에 관한 부분이나 피해자에게 폭행을 가하게 된 이유나 동기에 관한 부분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점, 피고인은 술에 만취한 피해자를 택시에 태우고 피고인의 집에 데려 갔고 범행 직전에는 여자 친구와 영상통화를 하기도 한 점, 앞에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인의 범행 후의 행동이나 정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범행 동기나 이유 등에 관한 사실 등을 은폐하거나 축소하여 진술하는 것으로 의심되기도 한다.
설령 피고인이 주취로 인하여 범행 당시의 상황을 제대로 기억할 수 없는 상태라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이 당시에는 나름의 인식과 판단에 따라 이 사건 범행을 하였음에도 주취 때문에 나중에 범행 당시의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 즉 주취에 다른 일시적 기억상실증인 이른바 '블랙아웃'(Black-Out, 알코올이 임시 기억 저장소인 해마 세포의 활동을 저하시켜 정보의 입력과 해석에 악영향을 주지만, 뇌의 다른 부분은 정상적 활동을 하는 현상) 증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3) 위와 같은 점과 함께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 직후의 행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범행 당시 음주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었다거나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가한 폭행의 방법과 정도, 범행 직후의 피고인의 행동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은 피해자의 사망의 결과를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하였다고 판단되고, 그러한 인식과 용인이 살인의 미필적 고의에 불과한 정도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5년 ~ 30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살인범죄 > [제2유형] 보통 동기 살인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10년 ~ 16년
3. 선고형의 결정
사람의 생명은 우리 사회의 법이 수호하는 최고의 법익이자 최상위의 가치이다. 살인죄는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인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것으로서 그 결과가 매우 중대하고 피해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한 범죄이므로, 살인죄의 양형에 있어서는 그와 같은 점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법원은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들을 참작하고 책임주의의 원리에 기하여 피고인의 행위와 불법의 정도에 상응한 적정한 형을 정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대학을 다닐 때부터 오랜 기간 동안 절친한 친구 사이였던 피해자와 알 수 없는 이유로 다툼을 벌이고 저항능력이 미약하거나 이를 상실한 피해자의 얼굴과 머리 부분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여 피해자를 살해하였다. 피고인의 범행 방법은 피고인이 피해자와 친구라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공격적이고 잔인하다. 피고인은 범행 후 많은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피해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구호조치 없이 태연하게 자신의 몸을 씻고 여자 친구의 집에 가서 잠을 잤는데, 피고인이 이른바 '블랙아웃' 상태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는 매우 냉혹하고 생명경시적인 태도로서 그 죄질과 범정이 매우 나쁘다.
피해자는 가장 친한 친구였던 피고인의 무차별적인 폭행에 무참히 살해되었고 그 과정에서 겪었을 피해자의 고통과 두려움, 피고인에 대한 배신감, 자신의 꿈과 삶에 대한 좌절감 등은 상상하기 어렵다. 사랑하는 사람과 단란한 가정을 꾸린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함께 할 미래를 잃어버리게 된 피해자의 배우자와 어떠한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자식을 잃은 고통을 겪고 있는 피해자의 부모를 비롯한 유족들은 가늠하기 힘든 큰 절망과 슬픔, 상실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그저 피고인을 엄벌에 처해줄 것을 탄원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범행이 계획적 동기에 의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고 피해자나 유족에 대하여 죄책감을 느끼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이전에는 폭력 등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을 감안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하여는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된 상태에서 진심으로 참회하고 피해자와 그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
앞서 본 여러 정상관계에 더하여,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및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 요소와 대법원 양형위원회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량 범위, 유사 사건의 하급심 판결례와 양형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 양형기준의 상한보다 높은 형을 선고한다.
부착명령청구에 관한 판단
1. 청구의 요지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살인범죄를 저질렀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시와 동일한 상황이 주어질 경우 대상을 가리지 않고 같은 범죄를 범할 재범의 위험성이 매우 높으므로,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명령을 청구한다.
2. 판단
가.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장치부착법'이라 한다)에 의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형의 집행을 마친 후 보호관찰명령만을 받는 경우에 비하여 신체의 자유 및 사생활의 자유 등에 제약을 받는 정도가 훨씬 크므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의 요건인 '재범의 위험성'은 보호관찰명령의 요건인 '재범의 위험성'보다 더 엄격하게 판단되어야 한다.
전자장치부착법 제5조 제3항에 규정된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란 재범할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고 피부착명령청구자가 장래에 다시 살인범죄를 범하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살인범죄의 재범의 위험성 유무는 피부착명령청구자의 직업과 환경, 당해 범행 이전의 행적, 범행의 동기, 수단, 범행 후의 정황, 개전의 정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러한 판단은 장래에 대한 가정적 판단이므로 판결 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2도2289, 2012감도5, 2012전도51 판결 참조).
나.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과 함께 피고인의 성행, 환경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형 집행 종료 후에 보호관찰을 받도록 명하는 외에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까지 부과할 필요성이 있을 정도로 피고인이 장래에 다시 살인범죄를 범하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1) 이 사건 살인 범행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여 극단적인 인명경시 풍조가 드러난 유형의 범행이 아니라 피고인이 음주상태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특정인을 피해대상으로 한 범행으로서, 범행 동기나 경위, 범행의 성격 등에 비추어 볼 때, 범행 자체에서 피고인의 살인범죄에 대한 경향성 등이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2)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청구전조사서 회보에 의하여 확인되는 피고인의 과거 성장 과정 등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정도로 폭력적 성향이 강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폭력범죄와 살인범죄는 결과 불법은 물론 행위 불법의 측면에서도 그 차이가 현저하여 범죄자에게 강한 폭력성향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살인성향이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3) 이 사건 범죄는 주취상태에서 발생한 것이고, 피고인에 대한 알코올 사용 장애 선별검사(AUDIT) 결과는 23점으로 '문제음주자' 수준에 해당하는데, 이 판결이 확정되면 피고인은 상당 기간 수감생활을 하여야 하므로 그 과정에서 주취 습성과 폭력적 성향의 개선을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출소 이후에도 피고인에게 형 집행 종료 후 보호관찰명령을 명하는 것으로 피고인의 재범을 방지하고 왜곡된 충동과 그릇된 성행을 교정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피고인에 대한 성인 재범위험성 평가도구(KORAS-G), 정신병질자 선별도구
(PCL-R) 평가 결과 재범 위험성은 '중간' 수준에 해당하였고, 피고인에 대한 청구전조사를 시행한 보호관찰관도 재범위험성 평가결과에 비추어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에 관하여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3. 결론
따라서 이 사건 부착명령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4항 제1호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이환승
판사 장정환
판사 신동헌
1) 이 사건 변론 및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피고인의 방어권이 침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소사실을 일부 수정하여 인정하였다.
2) 문제 음주의 위험이 있는 성인을 조기에 발견하려는 취지로 구성된 선별검사도구로, 검사결과 대상자의 수행점수가 12점 이상이면 상습적 과음주자, 15점 이상이면 문제음주자, 25점 이상인면 알코올중독자로 구분한다.
3) 피고인은 2019. 12. 17. 법최면 검사를 받으면서 "거실로 나와서 제가 패닉 상태였던 것 같아요. 손 전체가 빨갰고, 발이 피를 밟는 느낌, 싸워서 몸에 땀이 나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피냄새가 많이 났어요. 두려웠어요. 겁을 먹었던 것 같아요."라고 진술하였고, 같은 달 18. 경찰 조사에서도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최면 상태 기억의 특성상 최면 상태에서 회상한 내용의 진위와 정확성은 사건 이후 여러 부가적인 이유(암시나 작화 가능성, 피최면자의 환상이나 상상 등)에 의하여 기억의 변화와 왜곡 가능성이 있을 수 있는 점에 비추어 그 진술의 진위 및 정확성을 담보할 수 없으므로, 이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