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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3. 4. 26. 선고 82도1060 판결

[직무유기][집31(2)형,129;공1983.6.15.(706),921]

판시사항

감호생들의 난동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조치를 한 대대장의 직무유기죄의 성부(소극)

판결요지

대대장이 그 대대에 수용된 감호생들의 난동을 예방 또는 진압하기 위해 취한 대응조치가 미흡하고 부적절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군형법 제24조 소정의 직무유기죄가 성립하려면 지휘관으로서의 직무를 버린다는 주관적인 인식과 직무 또는 직장을 유기하는 객관적인 행위가 있어야 하고 위와 같이 직무집행의 내용이 적정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부당한 결과가 초래되었다고 하여 그 사유만으로 직무유기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 없다.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김정웅, 김택현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육군고등군법회의로 환송한다.

이유

(1) 피고인 1의 상고에 대하여,

피고인의 변호인 변호사 김정웅의 상고이유 제1,2점과 같은 김택현의 보충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원심이 유지한 제1심 판결이유에 의하면, 제1심은 피고인의 범죄사실로서, 피고인은 육군 제27사단 77연대 4대대장으로서 사회보호법에 의한 보호처분을 받고 그 대대에 수용되어 감호집행중인 감호생 153명에 대한 감호관리의 직책을 수행하여 오던중 1981.10.1.15:20경 그날 오전중 대대창설기념 체육대회관계로 감호소경계가 소홀하여진 틈을 이용하여 감호생 공소외 1 등 6-7명이 외부에서 술을 들여와 이를 나누어 마신 다음 공소외 1이 그날 가출소한 감호생명단에 자기가 제외된 점에 불만을 품고 소속대 윤철희 하사와 언쟁을 하게된 것이 발단이 되어 평소 장기간의 수용과 출소대상심사에서 제외된데 대한 불만 등으로 감호생들이 감호소 연병장에 몰려나와 소요농성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피고인은 감호생들을 설득하여 일단 내무반 안으로 들어가게 하였으나 일부 감호생들의 선동으로 다시 웅성거리고 일부 감호생들은 무단히 감호소 철조망을 벗어나 피고인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대대지휘부로 올라오고, 이러한 분위기를 틈타 감호생 공소외 2 등 2명은 그날 18:00경 무단히 대대위병소를 빠져나가 민가에 가서 음주를 하자 피고인이 위 2명의 감호생을 소속연대 상황실로 보내 다른 감호생들과 격리시킬 것을 지시하였던 바, 이를 안 다른 감호생들이 위 격리수용한 2명의 감호생을 20분 이내로 돌려 보내줄 것을 요구하며 감호소 내무반 유리창을 깨뜨리는 등 소요하는 상황으로 발전하였으므로 이러한 상황에 임한 피고인으로서는 군지휘관으로서 소속대 각 중대장들을 집합시켜 현재의 상황과 앞으로의 상황발전에 즉각 대처할 지휘체계를 마련하고, 무력제지의 필요성여부를 신속히 결정한 후 각 중대장에게 이를 지시, 효율적인 대비책을 마련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당시 동석 중이던 소속연대참모들과 각 중대장으로부터 지금 진압하지 않으면 날이 어두워지니 시기를 놓치게 된다. 무력을 사용하여 강제로 진압하는 방법 밖에 없다. 연대증원 병력을 요청하여야 한다는 등의 건의를 수차 받고 피고인 자신이 사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후유증을 두려워한 나머지 일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방관하여 감호생 수십명이 그날 18:20경 집단으로 감호소철조망을 넘어 대대매점으로 난입하여 술을 탈취, 감호생 막사로 돌아와 이를 마시고, 그날 18:40경부터 그 다음날 03:00경까지 감호생막사 대대4중대 내무반 막사 등을 파괴하고 16중대 내무반 막사에서 소속대 중사 공소외 3이 감호생들의 흉기에 맞아 살해되는 등의 위급한 상황에 처하여 피고인은 아래지휘관 및 병력들에게 구체적인 명령지시를 내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사태를 방관하여 지휘관으로서의 직무를 유기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를 군형법 제24조 의 직무유기죄로 의율처단하였다.

그러나 군형법 제24조 의 직무유기죄에 있어서 지휘관이 정당한 사유없이 그 직무를 유기한 때라 함은 일정한 사태에 당면한 지휘관으로서 마땅히 취해야만 될 적정한 조치를 게을리한 일체의 경우를 이르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사태에 당면하고서도 지휘관으로서의 직무에 위배하여 직장을 무단히 이탈한다거나 그 사태에 대응하여 마땅히 취해야만 될 구체적인 조치를 의식적으로 방임 내지는 포기하는 등, 군의 기능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는 행위를 한 경우를 말한다 할 것이므로 지휘관의 직무유기죄가 성립하려면 주관적으로는 직무를 버린다는 인식과 객관적으로는 직무 또는 직장을 유기하는 행위가 있어야하며 다만 직무집행의 내용이 적정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부당한 결과가 초래되었다 하여 그 사유만으로 직무유기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여 원심이 유지하고 있는 제1심 판결적시의 증거를 살펴보면, 피고인은 제1심 판시 일시에 그 판시와 같은 경위로 감호생 10여명이 감호소 연병장에 몰려나와 농성, 소요를 벌이고 있었으므로 그들을 설득하여 내무반에 들어가게 하고, 그날 17:00경 감호생 공소외 1등 5명이 피고인과의 면담을 요구함으로 그들의 요구사항에 관하여 상급지휘관과 협의하여 검토하여 보겠다고 설득한 후(수사기록 제385정)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감호비상조치를 발령하여 본부 중대를 제외한 2개 중대는 감호생 막사 전후면을 포위하고, 1개 중대는 상황실, 유류고, 탄약고를 경계하게 하고, 1개 중대는 예비대로 두는 등의 병력배치를 하였으며(공판기록 50정) 그날 18:00경 대대위병소에서 감호생 2명이 위병소를 빠져나가 민가에서 술을 마신다는 보고를 받았을 때에도 대위 김형권 및 병력 5명과 피고인 차량을 보내어 감호생들을 제지하여 차에 태워 연대에 격리시키게 하는 한편(수사기록 제448정, 제473정)헌병대에 연락하여 지원을 요청하고 연대상황실에 5분 대기조의 출동을 명하고 즉시 사단 주번사령에게 이러한 사실을 보고하였으며(수사기록 제384정 내지 제385정), 그날 18:40경 감호생 약 20명이 감호소 철조망을 빠져나와 대대매점으로 달려가 술을 탈취하여 감호소 내무반에서 이를 마시고 19:00경부터 감호소 내무반 기물을 부수고 감호소 철조망을 넘어 나와서 각 중대 내무반 위병소, 의무실 등을 파괴하자, 피고인은 그 예하병력과 연대 지원병력 2개 중대로는 감호중대를 둘러싸 감호생들을 포위하고, 나머지 지원병력 2개 중대로는 대대 밖에서 감호생들이 도망하지 못하도록 감시하게 하였으며, 같은날 21:10경 감호생이 소속대 공소외 3 중사를 살해하였고 감호생도 1명이 사살되었다는 보고를 받았을 때에도 앰블런스로 후송하도록 조치하는 한편, 연대지원병력이 도착하자 감호중대를 포위하여 난동을 부리는 감호생을 붙잡아 헌병대 유치장에 보내고 나머지는 내무반으로 들여보냈으며(수사기록 제386정), 탄약고 경계는 지원연대병력에 인계하고 피고인 소속중대는 막사, 유류고, 상황실 경비 등을 하게 하고 감호병 내무반의 방화 등에 대비케 하는 등(수사기록 225정) 그 당시의 사태발전에 따라 수시로 휘하에 있는 병력을 지휘 배치하는 한편, 병력지원을 요청하는 등의 필요조치를 강구하여 감호생들의 난동을 예방 또는 진압하기에 진력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비록 피고인이 취한 각 대응조치가 감호생들의 난동을 예방 또는 진압하기에 미흡하고 적절하지 못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거기에 과오가 있었다고 비난받는 것은 별문제로 하고 피고인에게 지휘관으로서의 직무를 버린다는 주관적인 인식이 있었다거나 객관적으로 직무 또는 직장(부대)을 유기한 행위가 있었던 경우라고는 볼 수없다 할 것임에도 원심은 막연히 피고인이 후유증을 두려워한 나머지 일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방관하여, 아래지휘관 및 병력들에게 구체적인 명령, 지시를 내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사태를 방관하여 지휘관으로서의 직무를 유기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인에게 유죄판결을 내린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으니 거기에는 군형법 제24조 의 직무유기죄에 관한 법리오해와 채증법칙 위반의 증거취사로 사실을 그릇 인정한 위법이 있다 않을 수 없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논지 이유있어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은 파기될 수 밖에 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피고인의 변호인 변호사 김정웅의 상고이유 제1,2점을 함께 본다.

원심이 유지한 제1심 판결이유에 의하면 제1심은 피고인의 범죄사실로서 피고인은 같은 대대 15중대 1소대장으로서 1981.10.1.09:00부터 그 다음날 09:30까지 소속대 위병장교의 명을 받고 같은 기간 동안 소속대 보초를 지휘 감독할 책임이 있던 자로서, 같은날 18:00경 감호생 공소외 2, 4가 술이 취한채 소속대 정문초소를 지나 민가로 술을 마시러 나가는데도 두려운 나머지 이들을 제지하지 않아 정당한 이유없이 직무를 유기하였다고 인정하고 이를 형법 제122조 에 의율처단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감호생 공소외 2, 4가 무단히 위병소를 이탈하려고 하므로 위병근무자인 하사 이상용과 하사 김용호에 지시하여 위 감호생들을 제지하게 하였으나, 위 감호생들이 술에 취하여 총을 쏠려면 쏘아라, 칼로 찍어 버린다, 혀를 깨물고 죽어버리겠다는 등 위협할 뿐만 아니라 감호생들에게 접근하면 총기를 탈취당할 우려가 있으니 접근하지 말라는 명령까지 있었고, 위병소의 병력만으로는 제지하기도 어려웠으므로 강제로 끌어들이는 것보다는 감호생들을 회유하려는 생각에서 제지하지 못하였거나 않았던 것이라는 피고인의 변소 이외에, 제1심 판결이 들고있는 증거들을 살펴보아도 피고인이 위병장교로서의 직무를 버린다는 인식하에 판시 감호생들의 행위를 의식적으로 제지하지 않은 것이었다고 인정할만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관계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그러한 상황을 즉시 주번사령에게 보고한 사실까지 인정된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이 감호생들의 행위를 제지하지 아니한 점을 정당한 이유없이 직무를 유기한 것이었다고 인정하여 형법 제122조 에 의율한 제1심 판결을 유지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 위반의 사실오인이 아니면 직무유기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않을 수 없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논지 이유있다.

(3) 그러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고등군법회의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일영(재판장) 정태균 김덕주 오성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