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부산지방법원 2009.6.11.선고 2007가단86767 판결

손해배상(기)

사건

2007가단86767 손해배상(기)

원고

A., 엘티디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해

담당변호사 임방조, 박호영, 권경렬, 이석재

피고

B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경

담당변호사 윤남호, 서혜진, 신진호, 김형근, 이상화

변론종결

2009. 5. 28.

판결선고

2009. 6. 11.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59,778,277원 및 이에 대하여 2006. 8. 21.부터 이 사건 소장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일본국에서 식품수입업을 하는 원고는 한국 소재 ■■무역 주식회사(이하 '■■ 무역'이라 한다)로부터 미화 49,140달러 상당의 한국산 염장 미역 23,400kg을 수입하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무역은 해상운송업을 영위하는 국내 법인인 피고에게 중국에서 제품화 작업을 마친 한국산 염장미역 15kg들이 1,560상자 24,960kg(이하 '이 사건 화물'이라 한다)을 섭씨 영하 18도(이하 모두 섭씨 온도로 표시한다)가 유지되는 컨테이너로 중국 대련항에서 일본 도쿠시마항 CY까지 운송인이 운송책임을 지는 CY/CY 방식에 의하여 운송하도록 의뢰하였다.

나. ■■무역은 2006.7.28. 중국 ●●식품을 통하여 대련항 CY에서 피고로부터 예냉되지 않은 채 영하 18도로만 설정된 상태로 배터리가 장착되지 않은 컨테이너(번호 CRLU1308302 : 이하 '이 사건 컨테이너'라 한다)를 인도받았고, 이후 ●●식품의 공장에서 15kg들이 종이 상자 1,560개로 포장된 이 사건 화물을 이 사건 컨테이너에 적입 · 적재한 다음 봉인하여 이를 대련항 CY로 반입하여 피고에게 인도하였다.다. 피고는 이 사건 화물의 운송과 관련하여 2006.8.4. 송하인 '■■무역', 수하인 '원고', 인수지 '중국 대련(DALIAN) CY', 선박 'XXX호', 선적항 '중국 대련', 양하항 '일 본 도쿠시마(TOKUSHIMA)', 컨테이너 번호 'KKK', 선적일 '2006. 8. 2.'으로 된 선하증권 : 이하 '이 사건 선하증권'이라 한다)을 발행하였는데, 이 사건 선하증권상에 '상품의 명세 : 송하인이 적입, 적재하고 수량을 셈(SHIPPER LOAD STOWAGE & COUNT), 염장 미역이라고 함(SAID TO BE : SALTED SEA MUSTARD), -18 °C'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라. 피고는 2006. 8. 2. 대련항에서 이 사건 화물이 적입되어 봉인된 이 사건 컨테이너를 XXX호에 선적하고 출항하였고, 이 사건 컨테이너는 2006. 8. 4. 부산항에 도착하여 부산항 CY에 양하되었으며, 2006. 8. 8. 도쿠시마항으로의 운송을 위한 환적 과정에서 크레인 후크가 떨어져 지붕이 손상됨으로써 부산항 CY로 회송되어 수리를 받게 되었고, 2006. 8. 16. YYY호로 환적되어 2006. 8. 19. 도쿠시마항에 도착하여 도쿠 시마항 CY에 양하되었으며, 원고가 2006. 8. 20. 이 사건 선하증권의 소지인으로서 이 사건 컨테이너를 반출하여 2006. 8. 21. 나루토시 소재 냉동창고에 입고하고서 이 사건 컨테이너에서 이 사건 화물을 적출하였는데, 포장된 종이 상자 대부분이 젖고 변색. 변형되었으며 그 내부에 비닐 포장된 염장미역이 전부 갈색에서 녹색으로 변색되고 탄력을 잃었으며 악취가 발생하여 상품가치가 손상된 상태에 있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2호증의 1, 2, 갑 3호증의 1, 2, 갑 4, 5호증, 갑 7호증, 갑 8호증의 3, 4, 5, 갑 11호증, 갑 17호증의 1 내지 4, 을 1, 4호증, 을 5호증의 1, 2, 을 12호증의 각 기재 내지 영상, 증인 D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는, ■■무역이 피고에게 냉동 컨테이너의 온도를 영하 18도로 유지하도록 하여 이 사건 화물의 운송을 의뢰하였는데, ① 피고가 이 사건 컨테이너를 예냉 (Pre-Cooling)하여 영하 18도로 유지한 상태로 제공하여야 함에도 예냉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② 이 사건 컨테이너 자체에 영하 18도를 유지하지 못하는 냉각기능상 하자가 있고, 그 배터리가 유실되거나 충전되지 않았으며, 부산항에서의 환적 과정에서 이 사건 컨테이너의 지붕이 파손된 상태에서 부산항 CY로의 회송 및 수리를 위한 약 12시간 동안 전원이 공급되지 않음으로써 이 사건 컨테이너가 영하 18도가 유지되지 아니하여 이 사건 화물이 손상되게 되었다면서, 피고는 이 사건 화물의 운송인으로서, 수하인이자 이 사건 선하증권의 소지인인 원고에 대한 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행 또는 수하인의 이 사건 화물에 대한 소유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원고에게 59,778,277원{= 이 사건 화물 손상으로 인한 손해액 47,257,938원(미화 49,140달러) + 화물 손상 조사비용 12,520,339원(일화 1,506,750엔) : 이 사건 화물 손상 발견 시점의 환율로 각 환산)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운송인에게 일정온도가 유지되는 냉동 컨테이너로 화물을 운송함에 있어서 일정 온도의 유지에 냉각기능상 하자가 없는 컨테이너를 온도 설정하여 제공하고 화물이 적입된 컨테이너를 인도받아서 일정 온도를 유지하여 운송할 의무가 있을 뿐 컨테이너가 일정 온도 상태로 되도록 예냉을 하여 이를 제공할 의무는 없고, 피고가 운송를 맡은 구간은 대련항 CY에서 도쿠시마항 CY까지인데 이 사건 화물의 손상은 피고의 운송책임구간에서 발생된 것이 아니라고 다툰다.

3. 판단

가. 화물 적입을 위하여 제공한 컨테이너에 대한 예냉의무 불이행 주장

(1) 먼저 ■■무역이 이 사건 화물이 적입된 이 사건 컨테이너를 대련항 CY에 반입한 시기와 관련하여, 원고는 ■■무역이 2006. 7. 28. 대련항 CY에서 비어 있는 이 사건 컨테이너를 인도받아 이 사건 화물을 적입하고서 같은 날 이 사건 컨테이너를 대련 항 CY로 반환하여 피고에게 인도하였다고 주장하고, 피고는 ■■무역이 2006. 7. 28. 대련항 CY에서 비어 있는 이 사건 컨테이너를 인도받아 이 사건 화물을 적입한 후 2006. 8. 1. 15:34{그리니치 표준시(GMT) 기준으로 이하 같다) 이 사건 컨테이너를 대련항 CY로 반환하였다고 주장하므로, ■■무역이 피고에게 이 사건 화물이 적입된 이 사건 컨테이너를 대련항 CY에 반입한 시기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7, 12, 16호증, 을 1, 4,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컨테이너는 내부의 온도상황이 전산기록되고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지 아니하여 전원이 공급되는 동안만 온도기록이 이루어지는데, 2006. 7. 28. 13:37 전원 공급이 이루어져 온도기록이 시작되었고, 이후 전원이 계속 공급되다가(2006. 7. 30. 06:03 전원이 차단되었다가 06:03 다시 전원이 공급된 바 있으나 중단 시간에 비추어 컨테이너의 상하차 등으로 인한 의도적 전원 차단에 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① 2006. 8. 2. 05:27 처음 전원이 차단되고 06:34까지 1시간 7분간 전원공급이 중단되었고(이하 '첫번째 전원공급중단'이라 한다), ② 같은 날 06:55 전원이 다시 차단되고 06:57까지 2분간 전원공급이 중단되었 으며(이하 '두번째 전원공급중단'이라 한다), ③ 이후 2006. 8. 4. 07:53 전원이 차단되어 09:57까지 2시간 4분간 전원공급이 중단되었고(이하 '세번째 전원공급중단'이라 한다), ④ 2006. 8. 8. 14:31 전원이 차단되어 17:22까지 2시간 51분간 전원공급이 중단되었으며(이하 '네번째 전원공급중단'이라 한다), ⑤ 2006. 8. 15. 15:59 전원이 차단되어 17:23까지 1시간 24분간 전원공급이 중단되었고(이하 '다섯번째 전원공급중단'이라 한다), 6 2006. 8. 19. 12:02 전원이 차단되어 12:50까지 48분간 전원공급이 중단되었 으며(이하 '여섯번째 전원공급중단'이라 한다), ⑦ 2006. 8. 20. 22:43 전원이 차단되어 22:58까지 15분간 전원공급이 중단되었고(이하 '일곱번째 전원공급중단'이라 한다), 이후 2006. 8. 21. 03:15 전원이 차단되고 가동이 완전 종료될 때까지 위 각 전원공급중 단 시간을 제외한 시간에 대하여 온도기록이 시간 단위로 모두 이루어진 사실, 중국세관 전산자료(갑 12호증)에 이 사건 컨테이너가 대련 기준시인 2006. 7. 28. 21:36 대련 항 CY에 반입된 것을 기재되어 있고, 대련의 기준시인 북경표준시는 그리니치 표준시보다 8시간 앞서는 사실, ■■무역을 대신하여 이 사건 컨테이너의 화물적재 등 수출업무를 수행한 ●●식품이 2006.7.28. 중국 세관에 이 사건 화물의 수출신고를 하고서 수출면장을 발급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피고 주장과 같이 ■■무역이 이사건 컨테이너를 2006.7.28. 대련항 CY에서 반출하여 이 사건 화물을 적입한 후 2006. 8. 1. 15:34 이 사건 컨테이너를 대련항 CY에 반입하였다면, 2006. 7. 28. 대련항 CY에서 컨테이너를 운송차량으로 상차하는 반출 과정 및 화물이 적입된 컨테이너를 대련항 CY에 하차하는 반입 과정에서 최소한 2 차례 이상의 전원공급중단이 발생하여야 함에도, 이 사건 컨테이너가 2008. 7. 28. 13:37 전원이 공급되기 시작하여 2008. 8. 2. 05:27 첫번째 전원공급중단이 있을 때까지 전원이 차단된 적이 없었고, 이 사건 컨테이너를 선적한 선박이 2006. 8. 2. 대련항에서 출항한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컨테이너에 2006. 8. 2. 05:27에 있었던 1시간 7분 간의 첫번째 전원공급중단, 같은 날 06:55에 있었던 2분간의 두번째 전원공급중단은 이 사건 컨테이너가 대련항 CY에서 출항 선박으로 선적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중국세관 전산자료상 기재된 이 사건 컨테이너의 대련항 CY 반입 시점인 '2006. 7. 28. 21:36'을 8시간 늦은 그리니치 표준시로 환산하면 '2006. 7. 28. 13:36' 으로 이 사건 컨테이너에 전원이 공급되기 시작한 시점인 '2006. 7. 28. 13:37'과 거의 일치되는 점{피고는 중국세관 전산자료(갑 12호증)상에 기재된 'NULL'이라는 표현에 근거하여 위 서류는 이 사건 컨테이너가 화물 적입을 위하여 ■■무역에게 반출되기 전에 비어 있는 상태로 대련항 CY에 반입되는 과정에서 작성된 서류라고 주장하나, 중국 세관 전산자료상 이 사건 컨테이너의 대련항 CY 반입시점인 위 '2006. 7. 28. 13:36'이 무역에게 반출되기 전 최초 반입시기라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컨테이너가 대련항 CY에서 ■■무역에 의하여 반출되었다가 반입되었음에도 2008. 7. 28. 13:37 전원이 공급되기 시작하여 2008. 8. 2. 05:27 첫번째 전원공급중단이 있을 때까지 전원이 차단된 적이 없었던 사정이 설명되지 않는다), ③ 이 사건 화물에 관한 수출신고 및 수출면장 발급이 2006. 7. 28. 이루어진 점 등을 고려할 때, ■■무역은 이 사건 화물을 적입한 이 사건 컨테이너를 2006. 7. 28. 13:36경 대련항 CY에서 반입하였고, 그 무렵부터 비로소 이 사건 컨테이너에 전원이 공급되기 시작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에 반하는 을 1호증, 을 5호증의 1, 2, 을 6호증, 을 13호증의 2의 각 기재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2) 나아가 영하 18도가 유지되는 컨테이너로 이 사건 화물을 운송하기로 한 피고에게 이 사건 컨테이너를 예냉하여 영하 18도인 상태로 송하인인 ■■ 무역에게 제공할 의무가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무역이 피고에게 이 사건 화물을 영하 18도가 유지되는 컨테이너로 중국 대련항 CY에서 일본 도쿠시마항 CY까지 운송인이 운송책임을 지는 CY/CY방식에 의하여 운송하도록 의뢰하였고, ■■무역은 이 사건 화물을 적입, 적재한 다음 봉인하여 이 사건 컨테이너를 다시 대련항 CY으로 반입하여 피고에게 인도한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은바, ① 운송인이 출발 CY에서 도착 CY까지 운송책임을 지기로 하고 화물 운송을 의뢰받고, 송하인인 화물을 컨테이너에 적입하여 봉인하고서 이를 출발 CY에 반입하여 운송인이 운송하는 경우에 있어서 운송인이 컨테이너를 예냉하여 일정 온도가 유지되는 상태로 이를 송하인에게 제공한다 하더라도, 송하인이 컨테이너에 화물을 적입함에 있어서 화물의 냉동상태, 적입 시간, 방법 및 환경, 컨테이너를 다시 출발 CY에 반입할 때까지의 전원 공급 관리 및 기간 등에 따라

얼마든지 컨테이너의 온도가 당초 예정 온도로 적절히 유지되지 않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을 8호증, 을 9호증의 1, 2, 을 11, 12, 14, 16, 17호증, 갑 8호증의 1, 2의 각 기재 내지 영상, ★★ 부산지사장, ◎◎ 주식회사 대표이사, ★★중 앙지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고 증인 D의 증언만으로 인정을 배척하기 부족한 아래와 같은 사정, 즉 ② 냉동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차량(트레일러)에 냉동 컨테이너 전원공급장치인 MG(Motor Generator) 세트가 설치되어 있기도 하고, 냉동 컨테이너는 냉동 컨테이너 플러그를 이용하여 운송차량(트레일러)에 설치된 MG 세트나 건물 내 콘센트와의 연결을 통하여 CY나 선박이 아닌 곳에서도 전원 공급이 가능하고, 통상 빈 컨테이너의 경우 3~4시간 정도의 전원 공급으로 순환 후 공기를 희망 온도로 낮출 수 있으며, 컨테이너 전면 외부에 있는 컨트롤 박스의 디스플레이 모듈에 컨테이너의 온도 상태가 표시되고 자체 배터리에 의하여 전원 공급이 없더라도 온도 상태 표시가 유지되어 컨테이너 외부에서 온도 상태를 항상 확인할 수 있는 점, ③ 이 사건 선하증권의 이면약관상 '운송인이 수령한 화물이 화주 등에 의하여 내용물 이 적입된 냉동 컨테이너인 경우 내용물을 적절히 적재하고 정확히 온도조절을 설정하는 것은 화주의 의무'라고 규정(제13조)되어 있는 점, ④ 컨테이너 운송업을 하는 ★★에서는 냉동 컨테이너의 예냉과 관련하여 운송인은 송하인이 요청하는 온도로 설정만하여 컨테이너를 제공하고 예냉은 작업지에서 이루어진다고 회신하였고, ' 역시 송하주의 입장에서 예냉이 필요한 경우 대개는 요청을 하고 예냉이 안되었다 하더라도 송하주의 창고나 공장에서 예냉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회신한 점 등까지도 고려할 때, 운송인인 피고가 영하 18도가 유지되는 컨테이너로 이 사건 화물을 운송하여 주기로하였다 하더라도, 송하인인 ■■무역과 피고 사이에 피고가 이 사건 컨테이너를 영하 18도로 예냉한 상태로 제공하기로 하기로 약정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운송인인 피고에게 영하 18도로 유지하는 데 냉각기능상의 하자가 없는 컨테이너를 영하 18도로 설정한 상태로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컨테이너를 실제 영하 18도 상태로 예냉하여 제공할 의무까지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에 반하는 증인 K의 증언은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므로, 피고에게 이 사건 컨테이너에 대한 제공 전 예냉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컨테이너의 냉각기능상 하자 및 파손에 따른 화물 손상 주장

(1) 송하인 측에서 직접 화물을 컨테이너에 적입하여 봉인한 다음 운송인에게 이를 인도하여 선적하는 형태의 컨테이너 운송의 경우에 있어서는, 구 상법 제814조(현행 상법 제854조에 해당한다) 제1항 소정의 선하증권의 법정기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하여 혹은 그 선하증권의 유통 편의를 위하여 부동문자로 "외관상 양호한 상태로 수령하였다."는 문구가 선하증권상에 기재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이와 동시에 "송하인이 적입하고 수량을 셈(Shipper's Load &Count)' 혹은 ".……이 들어 있다고 함(Said to Contai in……)." 등의 이른바 부지문구가 선하증권상에 기재되어 있고, 선하증권을 발행할 당시 운송인으로서 그 컨테이너 안의 내용물 상태에 대하여 검사, 확인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도 적당한 방법이 없는 경우 등 구 상법 제814조 제2항에서 말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부지문구는 유효하고, 위 부지문구의 효력은 운송인이 확인할 수 없는 운송물의 내부상태 등에 대하여도 미친다고 할 것이어서 선하증권상에 위와 같은 부지문구가 기재되어 있다면, 이와 별도로 외관상 양호한 상태로 선적되었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다 하여 이에 의하여 컨테이너 안의 내용물의 상태에 관하여까지 양호한 상태로 수령 또는 선적된 것으로 추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 선하증권 소지인은 송하인이 운송인에게 운송물을 양호한 상태로 인도하였다는점을 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2. 9. 선고 98다49074 판결).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의 운송책임구간은 이 사건 화물의 대련항 CY 반입 시점부터 도쿠시마항 CY 반출시점까지이고, 피고는 송하인인 ■■무역이 이 사건 컨테이너에 이 사건 화물을 적입하여 봉인한 컨테이너를 운송한 것인 사실, 이 사건 선하증권상에 '송하인이 적입, 적재하고 수량을 셈(SHIPPER LOAD STOWAGE & COUNT), 염장 미역이라고 함(SAID TO BE : SALTED SEA MUSTARD)'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수하인인 원고는 운송인인 피고가 운송물을 보관, 운송하는 도중에 이 사건 화물이 손상된 사실, 즉 송하인인 ■■무역이 피고에게 하자 없는 상태로 이 사건 화물을 인도하였으나 피고로부터 하자가 있는 상태로 이 사건 화물을 인도받은 사실을 주장·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2) 살피건대, 먼저 이 사건 화물의 운송을 위하여 제공된 이 사건 컨테이너에 배터리가 장착되지 않은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무역과 원고 사이에 피고가 배터리가 장착된 컨테이너에 의하여 이 사건 화물을 운송하기로 약정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제공된 컨테이너에 전원 공급에 의한 냉각기능 및 전원 차단 중 보냉기능상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별론으로 하고 이 사건 화물이 배터리가 장착되지 않은 컨테이너로 운송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컨테이너에 기능상 하자가 있었다거나 피고가 ■■무역과의 운송계약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갑 7호증, 을 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컨테이너는 계속 영하 18도로 설정된 상태에 있었고 전원이 공급되기 시작한 직후인 2006. 7. 28. 14:00 공급공기(Supply Air)가 영상 2.85도, 순환 후 공기(Return Air)가 영상 17.75도이었고, 공급공기가 다음날인 2006. 7. 29. 20:00경에야 비로소 영하 18도가 되었으며, 순환 후 공기는 2006. 7. 29. 06:00 영하 0.85도로 처음 영하가 되고 이후 2006. 8. 3. 12:00에 이르러서야 설정온도인 영하 18도가 된 사실이 인정되나, 아래에서 인정되는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위 인정사실이나 갑 1호증, 갑 3호증의 1, 2, 갑 4, 5호증, 갑 8호증의 1 내지 4, 갑 9호증의 1 내지 4, 갑 10호증의 1 내지 5, 갑 13호증의 1, 2, 갑 17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 내지 영상, 증인 D의 증언만으로 ■■무역이 이 사건 화물을 컨테이너에서 변질 등의 손상 없이 운송될 수 있는 정도의 냉동상태로 이 사건 컨테이너에 적입하여 이를 피고에게 인도하였음에도, 양호한 상태로 적입된 이 사건 화물이 이 사건 컨테이너의 냉각기능상 하자나 지붕 손상으로 피고의 운송 중 손상되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① 이 사건 컨테이너는 영하 18도로만 설정된 채 예냉되지 않은 상태로 대련항 CY에서 ■■무역에게 인도되었다가 ■■무역에 의하여 이 사건 화물이 적입되고서 대련항 CY에 반입된 직후인 2006. 7. 28. 13:37부터 비로소 전원이 공급되기 시작하였던 점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고, 여기에 을 1호증, 을 2호증의 1, 2, 을 3호증의 1, 2, 을 4, 7호증, 을 12호증, 을 13호증의 1의 각 기재 내지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 즉 ② 냉동 컨테이너에 설치된 냉각기는 순환 후 되돌아 오는 공기를 다시 냉각하여 공급하여 내부에 적입된 화물의 온도를 유지시키는 것으로 냉각능력에 일정한 한계가 있고, 적입되는 화물 자체가 냉각되지 않은 상태라면 온도를 낮추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점, ③ 피고가 이 사건 컨테이너를 ■■무역에게 인도하기 전인 2006. 7. 25. 01:56부터 02:13까지 이 사건 컨테이너에 대한 PTI(Pre-Trip Inspection)를 실시하였는데 특별한 이상이 확인되지 않았던 점, ④ 이 사건 컨테이너와 같은 냉동 컨테이너는 외부 판넬과 내부 판넬의 이중구조로 되어있고 그 사이에 단열재가 들어 있어 외부 판넬이 손상되더라도 내부 판넬이 손상되지 않았다면 외부의 실온 공기가 컨테이너 내부의 온도에 급격한 영향을 주지는 않고, 예냉된 화물이 적입되고 컨테이너 내부 온도가 설정 온도로 유지되는 상태에서 전원이 10시간 정도 차단되더라도, 보냉효과에 의하여 통상 약 2~3도 정도의 온도 상승밖에 이루어지지 않는 점, ⑤ 이 사건 컨테이너가 2006. 7. 28. 13:37 전원이 공급된 이후부터 공급 공기의 온도가 영상 2.85도부터 시작하여 차츰 낮아져 2006. 7. 29. 20:00경 처음 영하 18도가 되었는데, 그 이후부터 선적이나 양하로 전원공급이 7차례 차단되는 상황이나 이 사건 컨테이너의 지붕 파손에 따른 회송 및 수리 과정을 거쳐 2006. 8. 20. 토쿠시마항 CY에 양하되어 반출될 때까지 대체로 영하 18도 이하(최저 영하 24도까지, 최고 2006. 8. 30. 06:00 영하 11도)를 계속 유지하였던 점, ⑥ 첫번째 및 두번째 전원공급중단 직후인 2006. 8. 2. 07:00 공급 공기가 영하 19도, 순환 후 공기가 영하 15도이었고 그 이후에도 대체로 그 상태를 유지하였으며, 세번째 전원공급 중단 직후인 2006. 8. 4. 10:00 공급 공기가 영하 10도, 순환 후 공기가 영하 7도이었고, 네번째 전원공급중단 직후인 2006. 8. 8. 18:00 공급 공기가 영하 22도, 순환 후 공기가 영하 15도이었으며, 다섯번째 전원공급중단 직후인 2006. 8. 15. 18:00 공급 공기가 영하 22도, 순환 후 공기가 영하 16도이었고, 여섯번째 전원공급중단 직후인 2006. 8. 19. 13:00 공급 공기가 영하 19도, 순환 후 공기가 영하 15도이었으며, 일곱번째 전원공급중단 직후인 2006. 8. 20. 23:00 공급 공기가 영하 16도, 순환 후 공기가 영하 16도이었던 점, ⑦ 영하 18도로 설정이 되어 있던 이 사건 컨테이너에 전원이 공급된 직후인 2006. 7. 28. 14:00 공급 공기(영상 2.85도)와 순환 후 공기(영상 17.75도)의 온 도차가 약 15도이었고, 16:00부터 공급 공기가 영하가 되었음에도 순환 후 공기는 다음날인 2006. 7. 29. 05:00까지 계속 영상의 상태에서 공급 공기와 대체로 10도 이상의 온도차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공급 공기가 2006. 7. 29. 20:00 영하 18도가 되었고 이후 영하 18도 이하 상태가 대체로 유지되었음에도, 순환 후 공기는 2006. 8. 3. 12:00 처음 영하 18도가 되었던 점, ⑧ ■■무역이 중국 대련 부근에서 이 사건 화물을 적입 할 당시는 7월말 경으로 상당히 무더운 날씨이었던 점 등을 보태어 볼 때, 이 사건 컨테이너 자체에 영하 18도를 유지할 수 없는 냉각기능상 하자가 있었다거나 이 사건 컨테이너의 운송 과정에서 발생한 지붕 파손으로 인하여 영하 18도를 유지할 수 없게 되어 이 사건 화물이 손상되었다기보다는, ■■무역이 피고로부터 영하 18도로만 설정된 이 사건 컨테이너를 인도받아 만연히 예냉이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여겨 컨테이너의 온도를 확인하고 전원을 공급하여 이 사건 화물의 냉동상태를 고려한 적정 온도로 온도를 낮추지 아니한 채 이 사건 화물을 적입하였고, 이 사건 화물 역시 이 사건 컨테이너가 대련항 CY에 반입되어 전원이 공급될 때까지 예냉이나 전원 공급이 없는 컨테이너 내부에서 냉동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로 이 사건 컨테이너에 적입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3) 따라서 ■■ 무역이 이 사건 화물을 대련항 CY에서 컨테이너의 전원이 공급될 때까지 예냉되지 않은 컨테이너에서 변질 등의 손상 없이 운송될 수 있는 정도의 냉동 상태로 이 사건 컨테이너에 적입하여 이를 피고에게 인도하였음에도, 이 사건 화물이 피고의 귀책사유에 의하여 인수 후 운송 중 손상되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김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