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비등청구사건][고집1972민(2),258]
피해자측의 중대한 과실에 비하여 가해자측의 과실이 너무 경미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면제할 정도라고 판시한 사례
건널목 간수가 기차 통과전에 미리 주위를 살펴서 피해자를 발견하지 못한 과실과 국가가 사고지점 선로부근에 사람의 출입을 방지할 수 있는 시설을 하지 아니한 과실이 인정되더라도 불과 3세 밖에 안되는 아이를 철로상에 나가 놀도록 방치한 과실이 피해자측에 있다면 그러한 피해자측의 과실은 가해자측의 과실에 비하여 지나치게 중대하므로 가해자측의 손해배상책임을 면제할 정도라고 할 것이다.
원고
대한민국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1,100,000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판결 및 가집행선고
원고의 장녀인 망 소외 1(3세)이 1969.11.7. 15:30 서울 성북구 도봉구 90 소재 철도 건널목에서 25미터 내지 26미터 떨어진 철도 선로상에서 피고 산하 철도청 소속 기관사 소외 2가 운전하던 제207열차에 치여 사망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는 위 건널목 간수가 업무상의 주의를 게을리 하지 아니하였더라면 위 철로상에 있던 소외 1을 쉽게 발견하여 안전한 지점으로 옮길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위 주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여 이를 발견치 못한 과실과 피고가 사고 선로지점 부근에 설치하여 인명 피해를 방지하여야 할 철책 또는 울타리를 설치하지 아니한 시설 하자가 원인이 되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니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할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므로(원고는 당심에서 기차 운전사의 과실이 이 사건 사고 원인이였다는 주장을 철회하였다) 살피건대, 당심 검증결과 및 당심증인 소외 3의 증언 및 당사자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위 건널목에서 위 사고 지점까지의 거리는 위 인정과 같이 25미터 내지 26미터 이여서 건널목지기가 기차가 통과하기에 다소 앞서 나와 주위를 살폈더라면 피해자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볼 수 없고 피해자를 사전에 발견하였다면 기차가 통과하기 전에 위 피해자를 선로 밖으로 내놓아 사고를 방지할 가능성이 전혀 없었다고도 볼 수 없으며, 또 피고에게는 사고지점 선로부근에 철책 기타 울타리를 설치하여 사람들의 출입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아니한 잘못이 없었다고 할 수 없어 이 사건 사고에 대한 피고의 손해배상 책임을 일응 인정 못할 바 아니나 한편 원고는 위 피해자의 부로서 감호를 게을리 하여 불과 3세밖에 안되는 장녀 소외 1이 철로상에 들어가 놀도록 방치한 중대한 과실이 있고, 위 중대한 과실이 위 사고의 원인에 경합하였으니 피해자측의 위 중대한 과실을 피고측의 위 경미한 과실에 비교할 때 이는 피고측의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할 정도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에게 위 손해배상 책임이 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청구는 나머지 점에 대한 판단을 할 것 없이 실당함으로 이를 배척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이 사건 항소는 이유없다.
이에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