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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법 1997. 6. 4. 선고 96가합6155 판결 : 확정

[정산금][하집1997-1, 39]

판시사항

[1] 자연부락의 구성원에 대한 제명처분이 허용되는 경우

[2] 자연부락의 구성원에 대한 제명처분이 무효라고 한 사례

[3] 총유재산에 대한 총회의 분배 여부 및 분배 방법에 대한 결의와 다른 내용으로 자기 지분의 분배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일반적으로 자연부락의 구성원에 대한 제명처분이라는 것은 대체로 지역주민인 회원의 의사에 반하여 그 회원인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므로, 부락의 이익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에 최종적인 수단으로서만 인정되어야 하고, 규약에 제명사유가 규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견지에서 엄격히 해석하여야 한다.

[2] 자연부락의 구성원에 대한 제명처분이 무효라고 한 사례.

[3] 자연부락의 총유재산은 부락총회의 결의에 의하여만 이를 분배할 수 있고, 그러한 분배결의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을 구하기 전에는 그 분배 여부 및 분배 방법에 관한 결의와 다른 내용으로 자기 지분의 분배를 청구할 수 없다.

참조판례

[1]

원고

원고 1외 1인(소송대리인 변호사 신연우)

피고

충북 청원군 옥산면 오산리 ○○부락(소송대리인 변호사 신승현)

주문

1. 피고가 1995. 7. 1. 마을임시총회에서 원고들을 제명한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금 1,88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1995. 7. 6.부터 1997. 6. 4.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3.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4. 소송비용은 이를 3분하여 그 2는 피고의, 나머지는 원고들의 각 부담으로 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주문 제1항과 같은 판결 및 피고는 원고 1, 2에게 각 금 4,137,931원 및 각 이에 대한 1995. 7. 1.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 사실

아래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3호증의 각 1, 2, 갑 제4호증의 1, 2(을 제5호증의 1, 2와 같다), 갑 제4호증의 5 내지 7, 8(을 제1호증과 같다), 10 내지 13, 을 제2호증의 1, 2, 을 제3호증, 을 제4호증, 을 제5호증의 12 내지 20, 33 내지 36, 을 제6호증, 을 제7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증인 소외 8, 증인 소외 6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 충북 청원군 옥산면 오산리 ○○부락(이하 피고 부락이라 한다)은 부락 민간의 상호 협조 및 생활 편익 도모를 목적으로 하여 충북 청원군 옥산면 (이하 생략)에 거주하는 각 세대주 29명의 회원들로 구성된 부락 계이고, 원고들도 모두 피고 부락의 회원이다.

나. 피고 부락과 소외 □□부락(위 같은 리 2구)은 1991. 1. 1. 위 2구가 행정구역 변경으로 2구와 5구로 분구되기 전까지는 충북 청원군 옥산면 오산리 2구라고 불리는 자연부락이었는데, 위 2구 주민들로 구성된 오산2구 개발위원회는 1984. 1. 11. 충북 청원군 옥산면 오산리 249의 1 대 909㎡를 1971.경 농촌취락구조개선사업시 위 2구 주민들이 주택 철거 및 주거지 이주 등의 불편을 받은 것에 대한 대가로 소외 청원군으로부터 불하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고, 피고 부락은 1994. 4경 위 부동산의 매각대금 중 금 120,000,000원을 위 개발위원회로부터 배당받았다.

다. 피고 부락은 1994. 8. 5. 개최한 임시총회에서 위 배당금을 피고 부락 회원들에게 분배하되, 피고 부락 회원 중 취락구조사업 당시 거주자는 분배금을 100, 비거주자는 40의 비율로 분배하기로 결의하였는데, 1995. 7. 5. 위 결의에 따라 위 배당금 중 금 107,160,000원을 거주자는 금 4,700,000원씩, 비거주자는 금 1,880,000원씩 분배하기로 하고 원고들을 제외한 피고 부락 회원 27명에게 각 그 구분에 따라 분배하였다.

라. 피고 부락은 1994. 9. 16. 개최한 임시총회에서 당시 피고 부락 회장이던 원고 2를 해임하고, 소외 1을 신임 회장으로 추대하기로 결의하고, 1995. 6. 29. 개최한 간사회에서 당시 피고 부락 간사인 2, 3, 4, 5, 6, 7 6명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전원 찬성으로 마을임시총회에서 원고들을 피고 부락으로부터 제명시키는 안건을 처리하기로 결의하고, 1995. 7. 1. 개최한 임시총회에서 원고들을 피고 부락의 명예를 훼손하고 피고 부락에 재산상 손실을 입혔다는 이유로 피고 부락규약 제5조 제3항에 따라 피고 부락에서 제명시키기로 하는 결의(이하 이 사건 제명 결의라 한다)를 하였고, 1995. 7. 3. 원고들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였다.

마. 피고 부락의 규약에 의하면, 피고 부락은 취락구조사업 당시 거주자, 피고 부락에 가옥을 소유한 자로서 주민등록상 피고 부락에 거주하고 동계(동계)에 가입한 자, 피고 부락에 있는 가옥을 매입 또는 신축하여 피고 부락 규정에 의한 분담금을 출자한 자가 회원이 되나, 피고 부락 회원 자격을 취득한 자가 피고 부락에 있는 가옥을 매매치 않고 일시 타처에서 거주하다 돌아 왔을 때에도 자동적으로 회원이 되고(제3조), 피고 부락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피고 부락에 재산상 손실을 입힌 회원은 간사회에서 2/3 출석과 출석 인원의 2/3 찬성 결의에 의하여 제명 결의함으로써 회원 자격을 상실시킬 수 있고(제5조 제3항), 총회는 재적 회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회원 과반수 찬성으로 그 목적에 부합하는 사항을 결의할 수 있으며(제7조 제1항), 부락의 출자금 및 부동산의 매도대금에 대한 분배 비율은 위 농촌취락구조개선사업 당시 거주자의 경우 주택 철거 및 이주 사업 수행에 따른 노력 동원의 노고를 인정하여 분배금을 100으로 하되, 비거주자의 경우는 40의 비율로 하기로(제15조) 각 규정되어 있으나, 제명 이외의 회원 징계 방법이나 징계절차, 총회 소집절차 등은 규정되어 있지 않다.

2. 원고들의 주장과 이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제명 결의의 무효 여부

(1) 원고들은 피고 부락이 이 사건 제명 결의를 할 당시 원고들에게 회의 개최 사실을 통보하고 변명의 기회를 주지 않았으므로 제명절차에 있어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위법이 있어 당연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펴본다.

을 제1호증의 기재와 증인 소외 6, 8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부락의 규약상 위에서 나온 바와 같이 마을총회의 소집이나 회원에 대한 제명 결의의 절차에 관한 별다른 정함이 없어 피고 부락은 예전부터 마을총회를 개최할 때 개별적으로 피고 부락 회원 개개인에게 그 개최 사실을 알리지는 않고, 다만 피고 부락의 이장집에 설치된 확성기를 통해 방송함으로써 그 사실을 통보해 온 사실, 위 1995. 7. 1.자 임시총회를 개최할 때에도 같은 방법으로 위 총회 개최 사실을 피고 부락 회원들에게 통보하여 총 회원 29명 중 원고 등 6명만 불참하고 나머지 23명이 참석하여 참석자 전원의 찬성으로 이 사건 제명 결의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원고 주장과 같이 설사 원고들이 위 임시총회 개최 사실을 알지 못하여 변명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하더라도, 피고 부락의 규약에 회원을 제명할 때 반드시 그 회원을 출석시켜 변명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닌 마당에,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임시총회의 소집이나 제명 결의의 절차가 피고 부락의 규약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을 뿐더러 징계절차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이 사건 제명 결의가 당연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원고들은 다른 회원들과 달리 이 사건 부동산의 매각대금을 분배하지 말고 마을 공동기금으로 적립하여 관리하자는 의견을 제시한 사실이 있을 뿐, 달리 피고 부락에서 제명되어야 할 만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을 뿐 아니라 피고 부락에 살고 있는 원고들을 제명 결의에 의하여 그 부락에서 탈퇴시키는 것은 자연부락의 본질에 반하는 것으로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제명 결의는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살펴본다.

일반적으로 자연부락의 구성원에 대한 제명 처분이라는 것은 대체로 지역 주민인 회원의 의사에 반하여 그 회원인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므로 부락의 이익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에 최종적인 수단으로서만 인정되어야 할 것이고, 규약에 제명 사유가 규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견지에서 엄격히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을 제2호증의 1, 2, 을 제5호증의 13 내지 36, 을 제6호증, 갑 제2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소외 6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2는 1991. 12.경 피고 부락의 회장으로 선출되어 일해 오다가 1994. 9. 16. 피고 부락의 회장직에서 해임된 후 신임 회장인 위 소외 1에게 위 배당금 관리통장의 예금계약자 명의 변경, 거래 인감 개인절차를 이행하여 주지 않았고, 원고 1은 이에 동조하였는바, 이에 피고 부락은 원고 2를 상대로 위 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변호사 비용으로 금 2,000,000원을 지출한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으나, 한편 피고 부락이 주로 (이하 생략)에 거주하는 지역 주민들을 구성원으로 하고 있음에도 회원에 대한 징계 방법이 제명에 한정되어 있음은 앞서 본 바이고, 갑 제2호증, 을 제3호증, 을 제5호증의 4 내지 12의 각 기재와 증인 소외 6, 8의 일부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부락이 위 배당금을 분배받을 당시 피고 부락 회장이었던 원고 2는 위 배당금을 함부로 인출하지 못하도록 피고 부락 회원 중 5인 명의의 예금구좌에 분산 예치하고, 각 예탁금의 인출은 피고 부락의 이장인 소외 기동존 및 위 원고 양인 명의로만 가능하도록 인감을 등록하였는데, 원고들은 위 1994. 8. 5.자 분배 결의 당시 위 배당금은 사유재산이 아닌 만큼 이를 마을 공동기금으로 적립하여 사용하자는 의견을 표명하여, 위 배당금의 분배를 주장하는 대다수 회원들과 의견 대립이 있었고, 피고 부락 회장인 원고 2는 이러한 사유로 1995. 9. 16.자 피고 부락 임시총회에서 해임된 사실, 위 소외 1은 1994. 8. 26. 위 배당금 중 새마을금고에 예치되어 있던 금 80,000,000원을 자신 앞으로 명의 이전시켜 놓고, 옥산농업협동조합과 옥산신용협동조합에 예치되어 있는 나머지 금 40,000,000원을 원고 2로부터 넘겨받기 위하여 위 민사소송을 제기하였고, 원고 2는 위 소송에서 피고 부락과 사이에 성립된 조정에 따라 1995. 6. 23. 위 금 40,000,000원에 대한 거래 인감 개인절차 등을 이행하여 위 소외 1 명의로 이전하여 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비록 위 원고들이 피고 부락의 신임 회장에게 위 예금계약자 명의 변경 등 업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피고 부락에 변호사 비용 등 다소 재산상 손실을 입혔다 하더라도, 그 행위의 동기가 위 배당금을 마을 공동기금으로 관리하자는 의견을 관철하기 위한 것이었고, 1995. 6. 23.자로 위 배당금에 관한 일체 권한을 위 소외 1에게 모두 인계한 점에 비추어, 원고들의 위 행위가 피고 부락의 규약 제5조 제3항에서 규정한 제명 사유인 부락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부락에 재산상의 손실을 입힌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가사 그렇게 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원고들의 위 행위에 대하여 배당금 분배에 있어서 변호사 비용을 공제하고 배당함으로써 불이익을 주는 등 다른 제재 방법을 강구하지 않고 곧바로 제명하는 것은 불가피한 조치라고 볼 수도 없는 만큼 자연부락의 본질에 비추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어서, 어느 모로 보나 이 사건 제명 결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하고, 피고 부락이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들로서는 그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할 것이다.

나. 분배금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들은 피고 부락이 위 배당금을 피고 부락 회원들에게 분배하기로 결의하였으므로 원고들에게 위 배당금을 피고 부락 회원 수로 균분한 각 금 4,137,931원(금 120,000,000원/29)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피고 부락이 위 배당금을 분배하기로 결의한 사실은 있으나, 피고 부락 회원 중 취락구조개선사업 당시 거주자와 비거주자의 분배 비율을 100 대 40으로 정하고 거주자에게 금 4,700,000원, 비거주자에게 1,880,000원씩 분배하기로 하였음은 위에서 인정한 바이고, 갑 제4호증의 9, 10의 각 기재와 증인 소외 6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부락 회원 중 취락구조개선사업 당시 거주자는 소외 1을 비롯한 20명이고, 비거주자는 원고들을 포함하여 9명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으므로, 피고 부락은 위 분배 결의에 따라 원고들에게 각 금 1,88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을 뿐이라 할 것이다.

원고들은 피고 부락이 위와 같이 농촌취락구조개선사업 당시 거주자와 비거주자에게 차등 분배한 것은 총유재산의 균등분배 원칙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나, 위 배당금은 피고 부락의 총유에 속하는 것이므로 피고 부락 총회의 결의에 의하여만 이를 분배할 수 있고, 그러한 분배 결의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을 구하기 전에는 그 분배 여부 및 분배 방법에 관한 결의와 다른 내용으로 자기 지분의 분배를 청구할 수 없는 것이어서(대법원 1992. 7. 14. 선고 92다534 판결 등 참조) 총유재산이 균등 분배되어야만 한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부동산의 매매대금 등의 분배에 관한 피고 부락의 위 규약 조항(제15조)이나 그에 근거한 앞서 본 분배 결의가 무효라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그렇다면, 피고 부락은 원고들에게 각 금 1,88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위 분배일 다음날인 1995. 7. 6.부터 피고가 그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1997. 6. 4.까지는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3. 결국 피고 부락의 1995. 7. 1. 마을 임시총회에서 원고들을 제명시키기로 한 결의가 무효임의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되, 이 사건 분배금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부구욱(재판장) 김종문 한재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