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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법 2006. 5. 10. 선고 2003나1700 판결

[청구이의] 확정[각공2006.10.10.(38),2031]

판시사항

[1] 상속인들이 1998. 5. 27. 이전에 상속이 개시되었음을 알았으나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하다가 피상속인의 채권자가 상속인들에 대한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을 무렵에야 비로소 상속채무초과 사실을 알게 되었으므로 위 상속인들은 개정 민법의 한정승인에 관한 경과조치상의 특례대상자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2] 법정단순승인사유인 민법 제1026조 제3호 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의 의미 및 한정승인 당시 상속부동산을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하였으나 사실상 위 부동산의 소유권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가 위 법정단순승인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상속인들이 1998. 5. 27. 이전에 상속이 개시되었음을 알았으나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하다가 피상속인의 채권자가 상속인들에 대한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을 무렵에야 비로소 상속채무초과 사실을 알게 되었으므로 위 상속인들은 개정 민법의 한정승인에 관한 경과조치상의 특례대상자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2] 법정단순승인사유인 민법 제1026조 제3호 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는 한정승인을 함에 있어 상속재산을 은닉하여 상속채권자를 해할 의사로써 상속재산을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고, 비록 피상속인 소유의 부동산을 한정승인 당시 상속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하였더라도 위 부동산이 도로에 편입되어 피상속인과 상속인들이 그 부동산에 관하여 사실상 소유권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 상속인이 채권자를 해할 의사로 고의로 위 부동산들을 재산목록에서 누락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

참조조문

[1] 민법 제1019조 제3항 , 부칙(2002. 1. 14.) 제3항, 제4항(2005. 12. 29. 법률 제7765호로 개정된 것), 부칙(2005. 12. 29.) 제2항 [2] 민법 제1026조 제3호

원고, 항소인

양인성외 4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한대삼)

피고, 피항소인

김한익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해오름 담당변호사 고성효외 1인)

변론종결

2006. 4. 19.

주문

1. 제1심판결 중 원고들에 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제주지방법원 93가합1059 판결 의 집행력 있는 정본에 기한 강제집행은 원고들이 현명봉으로부터 상속받은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이를 불허한다.

3.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생긴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 제1, 2항과 같다(다만, 청구취지는 항소심에 이르러 주문 제2항과 같이 강제집행 불허를 구하는 부분에 포함되지 않는 부동산에 별지 목록 기재 제2, 3 부동산을 추가하는 방법으로 청구취지를 감축하였다).

이유

1. 기초 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3호증, 갑 제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1992~3년경 현성철에게 합계 금 50,000,000원을 대여하였고, 현성철의 아버지 현명봉은 위 채무를 보증하였다. 피고는 현성철이 위 대여금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자 현명봉을 상대로 제주지방법원 93가합1059호 로 위 원금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보증채무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았는데 1993. 10. 10.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나. 현명봉은 1995. 4. 7. 처인 원고 양인성, 자녀들인 현성철(1998. 7. 27. 사망, 상속인들인 제1심 공동원고들인 강선옥, 현이용, 현이란 각 상속포기), 원고 현순철, 현숙희, 현인철, 현동철을 두고 사망하였다. 한편, 피고는 2003. 1. 24. 위 법원으로부터 현명봉의 상속인들인 원고들에 대한 승계집행문을 받았다.

다. 이에 원고들 및 제1심 공동원고들은 2003. 2. 14. 제주지방법원 2003느단53호 로 ‘적극재산은 별지 목록 제1기재 부동산, 소극재산은 피고에 대한 위 판결금채무’라는 취지로 적극재산 중 별지 목록 제2, 3기재 부동산이 누락된 상속재산목록을 첨부하여 피상속인인 현명봉에 대한 한정승인신청을 하였고, 위 법원은 2003. 2. 17. 위 한정승인신고를 수리하였다.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상속을 적법하게 한정승인하였으므로, 이 사건 확정판결은 원고들이 위 판결의 피고인 현명봉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는 그 집행력이 배제되어야 한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들은 (1) 피상속인인 현명봉의 사망시점인 1995. 4. 7.로부터 민법 제1019조 제1항 의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이 도과한 2003. 2. 14. 제주지방법원에 한정승인신고를 하였고 더욱이 위 신고는 민법 부칙 제3항(2002. 1. 14. 법률 제6591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1998. 5. 27. 이후부터 상속개시 있음을 안 자가 아니어서 한정승인에 관한 경과조치상의 특례대상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며, (2) 한정승인 당시 상속재산을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결국 원고들의 경우에는 단순승인이 의제되어 이 사건 확정판결의 집행력이 배제되지 아니한다.

3. 판 단

가. 원고들의 개정 민법상 특례대상자 해당 여부 및 한정승인의 효력

(1) 원고들의 피상속인인 현명봉이 사망한 시점이 1995. 4. 7.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은 그 무렵 상속개시가 있음을 알았다고 봄이 상당한바, 원고들의 한정승인은 피고의 주장과 같이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이 도과되어 이루어진 것이고, 또한 원고들은 1998. 5. 27. 이전에 상속개시 있음을 안 이상 민법 부칙 제3항(2002. 1. 14. 법률 제6591호로 공포, 시행된 민법)의 특례대상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일응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원고들은 민법 제1019조 제1항 에 의하여 한정승인기간이 연장되었다고 주장하나, 연장청구를 하여 법원이 이를 연장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유 없다).

(2) 그런데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결정에 따라 위 민법 부칙 제3항 다음에 신설된 민법 부칙 제4항 제1호(2005. 12. 29. 법률 제7765호로 개정된 것)에 의하면 1998. 5. 27. 이전에 상속개시가 있음을 알았으나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민법 제1019조 제1항 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다가 1998. 5. 27. 이후 개정 민법의 시행 이전에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고도 한정승인을 하지 아니한 사람(이하 ‘개정 민법상 특례대상자’라 한다)은 개정 민법의 시행일로부터 3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고, 개정 민법 부칙 제2항(2005. 12. 29. 법률 제7765호로 개정된 것)에는 한정승인에 대한 경과조치로서 개정 민법상 특례대상자가 이 법 시행 전에 한정승인신고를 하여 법원에 계속중이거나 수리된 경우 그 신고 또는 법원의 수리결정은 효력이 있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원고들이 1998. 5. 27. 전에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하여 개정 민법상 특례대상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가) 갑 제1~3호증, 을 제1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피고가 현명봉에 대한 채권보전을 위하여 1993. 4. 17. 현명봉 소유의 별지 목록 제1기재 부동산에 관하여 가압류집행을 하였고, 이후 1993. 10. 10. 현명봉을 상대로 한 보증채무금 청구소송의 승소판결이 확정되었음에도 그로부터 약 10여 년 동안 현명봉이나 원고들에게 보증채무 또는 상속채무의 이행을 촉구하지 아니하다가 2003. 1. 24.에야 비로소 원고들에 대하여 위 확정판결의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았는데, 그 무렵 위 확정판결에 기한 현명봉의 피고에 대한 채무원리금이 합계 약 1억 7,000만 원에 달하는 사실, ② 원고들은 현명봉의 사망 이후에 현명봉 소유의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에 관하여 상속등기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있었는데 피고가 강제집행을 위하여 2003. 1. 6. 그 중 별지 목록 제1기재 부동산에 관하여 원고들을 대위하여 상속등기를 경료하게 한 사실, ③ 원고 양인성은 현명봉의 처로서 현명봉의 생전에 같이 살았다고는 하나 1926. 12. 2.생으로 위 판결의 확정시점 무렵에 66세, 현명봉의 사망시점에 68세에 이르러 고령이었던 사실, ④ 한편, 현명봉의 위 확정판결에 기한 채무는 큰아들인 현성철이 피고와 사업상 거래를 하면서 발생한 것일 뿐 현성철의 형제들인 나머지 원고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나) 위 확정판결상의 채무와 관련하여 원래의 주채무자이던 현성철이 사망하자 현성철의 상속인인 제1심 공동원고들인 강선옥, 현이용, 현이란은 상속포기를 하였다가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자 현명봉의 상속재산을 대습상속한 경우가 아님에도 다시 원고들과 함께 2003. 2. 14. 한정승인신고를 하기에 이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로서는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하다가 피고가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을 무렵인 2003. 1. 24.경에야 비로소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한바, 원고들은 개정 민법상 특례대상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증인 김순열의 증언(그 주된 취지가 현성철이 현명봉의 보증하에 피고로부터 돈을 빌려가고도 변제하지 아니하여 위 현성철, 현명봉에게 변제를 촉구하였다는 것일 뿐이고, 한편 현성철의 채무와 관련도 없고 당사자도 아닌 현성철의 동생인 현순철이 현명봉은 보증한 사실이 없다고 항의를 한다거나 현순철이 10년 전에 전화한 사람이라고 특정하여 기억한다는 것은 쉽사리 수긍하기 어려워 그대로 믿기 어렵다.)은 이와 같은 판단에 장애가 되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뒤집을 만한 반증이 없다.

따라서 개정 민법상 특례대상자인 원고들의 앞서 본 2003. 2. 14. 제주지방법원 2003느단53호 로 한 한정승인신고는 적법하고 그에 따른 한정승인의 효력을 부인할 수 없다.

나. 원고들이 상속재산을 고의로 재산목록에서 누락한 것인지 여부

법정단순승인사유인 민법 제1026조 제3호 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라는 것은 한정승인을 함에 있어 상속재산을 은닉하여 상속채권자를 해할 의사로써 상속재산을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바( 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다30968 판결 , 2004. 3. 12. 선고 2003다58768 판결 참조), 원고들이 한정승인 당시 별지 목록 제2, 3기재 부동산들을 상속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나아가 원고들이 피고를 해할 의사로 고의로 이를 기입하지 아니하였는지 보면 을 제2, 3, 6호증, 을 제7호증, 제1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 제16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갑 제5, 9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당심 증인 양성협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이 상속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별지 목록 제2, 3기재 부동산들은 이미 1964. 11. 30.과 1978. 1. 10.에 도로로 지목이 변경된 이래 도로로 사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시 위 부동산들이 있던 하례리 마을회의에서 도로에 편입되는 토지의 소유자들에게 보상을 하지 아니하기로 결의한 사실, 이후 도로에 편입되지 아니한 인접토지인 제주 남제주군 남원읍 하례리 698-1 대지 및 건물에 관하여는 1993. 4. 15. 증여를 원인으로 같은 달 16. 원고 현동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와 같은 경위에 비추어 보면 현명봉이나 원고들은 도로에 편입된 별지 목록 제2, 3기재 부동산들에 관하여 사실상 소유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일 뿐 채권자인 피고를 해할 의사로 고의로 위 부동산들을 재산목록에서 누락한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한다.

4. 결 론

그렇다면 한정승인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이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인용한다.

[별 지] : 부동산 목록 생략

판사 고충정(재판장) 이계정 정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