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G, H와 이 사건 사기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인 L는 알지도 못하며, 다만 G이 고철을 매수할 사람을 알아봐 주겠다고 하면서 계약서 등을 요구하여 G에게 고철매매계약서를 작성해 준 사실이 있는데 G이 이를 이용하여 L를 상대로 사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가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아래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이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위 사실오인의 주장은 변경된 공소사실과 관련된 범위 내에서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 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지며, 공모공동정범에 있어서의 공모나 모의는 범죄사실을 구성하는 것으로서 이를 인정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