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피해자와 실랑이를 하던 중 겁을 주려고 탁자에 놓여있던 칼을 집어 우발적으로 찌르게 된 것일 뿐으로서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나. 심신미약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술에 취하여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
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2년)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1) 살인죄에서 살인의 범의는 반드시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한 것이며 그 인식이나 예견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것이라도 이른바 미필적 고의로 인정되는 것인바, 피고인이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는 없었고 단지 상해 또는 폭행의 범의만 있었을 뿐이라고 다투는 경우에 피고인에게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동기, 준비된 흉기의 유무종류용법, 공격의 부위와 반복성, 사망의 결과발생 가능성 정도 등 범행 전후의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6도734 판결).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 즉 ①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전에 피해자와 멱살을 잡고 맥주병을 들어 휘두르는 등의 방법으로 싸움을 벌이는 등 피해자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전에 미리 흉기인 칼을 준비하여 이 사건 범행 장소에서 피해자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범행의 도구는 칼날길이가 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