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보험에 가입하려는 E에게 동료 보험설계사인 피해자를 소개시켜 주었을 뿐, 피해자가 받게 될 보험 수당에서 채권을 회수할 목적으로 E과 공모하여 E 명의의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신빙성 없는 E의 진술에 기초하여 피고인과 E이 공모하였다고 인정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이와 같은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2,0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 실행이라는 주관적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하는바, 공모자 중 구성요건 행위 일부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않은 자라고 하더라도, 전체 범죄에 있어서 그가 차지하는 지위, 역할이나 범죄 경과에 대한 지배 내지 장악력 등을 종합해 볼 때 단순한 공모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때에는, 다른 공모자에 의하여 실행된 범죄에 대하여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진다
(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도11030 판결 등 참조).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