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법위반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1. 항소 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거부 의사를 밝히다가 원심 재판 중에 견해를 바꾸어 군복무를 할 것을 희망하였다.
이와 같이 병역을 거부하던 중 쉽게 그 견해를 달리하였다는 점에서 피고인에게 병역을 이행함으로써 인격적 존재가치가 파멸되고 말 것이라는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 하다고 인정하기에도 부족하다.
원심은 병역법 제 88조 제 1 항의 ‘ 정당한 사유 ’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이 현재 군복무를 희망한다고 하지만 입영 통지 당시에는 진정한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고 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그 후에 양심의 변경 등에 의해 군복무를 희망하는 것으로 내적의사를 변경하였다고
하더라도 입영 통지 당시를 기준으로 보면 병역법 제 88조 제 1 항의 ‘ 정당한 사유’ 가 인정된다고 볼 수 있으며, 달리 검사 제출의 증거들 만으로는 진정한 양심의 부존재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나. 당 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정당한 사유로 인정할 수 있는 ‘ 양심적 병역거부 ’에서 말하는 양심은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하여야 한다.
신념이 깊다는 것은 그것이 사람의 내면 깊이 자리 잡은 것으로서 그의 모든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뜻한다.
삶의 일부가 아닌 전부가 그 신념의 영향력 아래 있어야 한다.
신념이 확고 하다는 것은 그것이 유동적이거나 가변적이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반드시 고정 불변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신념은 분명한 실체를 가진 것으로서 좀처럼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신념이 진실 하다는 것은 거짓이 없고, 상황에 따라 타협적이거나 전략적이지 않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