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자신의 차량으로 피해자를 충격한 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교통사고를 내고도 도주한다는 고의가 없었다.

따라서 피고인은 무죄이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량(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각 증거와 당심에서 채택, 조사한 감정촉탁(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교통사고분석과)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 사실을 인식하고도 피해자의 구호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하였다는 원심 판시 범죄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① CD 재생결과에 의하면, 피고인의 차량이 과속 방지턱을 넘은 직후 위 차량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달려오던 피해자가 위 차량의 오른쪽 측면 앞부분에 제법 세게 부딪히자 피고인의 차량이 급정거를 한다

[서서히 속도를 줄이는 자연스러운 정거가 아니라 급격하게 브레이크를 밟아 차량의 앞부분이 숙여지고 뒷부분이 들리는 급정거(이른바 ‘앞숙임 현상’, ‘Nose-down 현상’)임을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2~3초가 지난 후 피고인의 차량은 우회전을 하다가 위 차량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다른 차량이 지나가자(다른 차량은 피고인의 차량이 우회전하여 진행할 차선의 반대차선에서 진행하고 있었다) 잠시 섰다가 마저 우회전을 하여 이 사건 교통사고 현장을 떠난다.

② 피고인은 피고인의 차량이 피해자를 충격한 직후 정차한 이유는 왼쪽에서 오는 차량이 있는지 살피기 위했던 것이라고 변명한다.

그러나 피고인의 차량은 이미 과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