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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법 1987. 3. 18. 선고 87노55 제1형사부판결 : 확정

[직업안정법위반등피고사건][하집1987(1),426]

판시사항

영리유인죄에 있어서 유인의 의미

판결요지

영리유인죄에 있어서 유인이라 함은 기망이나 유혹을 수단으로 사람을 자유로운 생활관계 혹은 보호관계로부터 자기 또는 제3자의 사실적 지배하에 옮기는 것을 의미하는 바, 피해자가 형식상으로는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따라간 것으로 보이나 실질적으로는 범인의 기망에 속아 간 것이고, 여관에 들어간 뒤에도 창녀로 취업함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면, 피해자가 도망의 기회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피해자는 범인들의 사실적 지배하에 옮겨졌다고 보아야 한다.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검사 및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원심판결선고전와 구금일수 중 170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이유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첫째로, 피해자 공소외 1, 2, 공범 공소외 3의 경찰, 검찰, 원심법정에서의 진술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외 3, 4, 5, 6 등과 공모하여 공소외 4, 5가 대구의 유원지에서 꾀어낸 피해자들을 사창가에 팔아넘기기 위하여 부산까지 유인하여 간 사실이 충분히 인정되는데도, 원심은 유독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영리유인의 공소사실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이 가담되었다고 볼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고 설령 위 범행에 피고인이 가담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위 피해자가 대구에서 부산까지 동행하게 된 경위나, 그간의 정황으로 미루어 보아 위 피해자는 아직 자유로운 생활관계 또는 보호관계로부터 피고인 또는 제3자의 사실적 지배하에 옮겨졌다고 볼 수 없으니, 이를 영리유인죄에서 말하는 유인으로 볼 수도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이점 원심판결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것이고, 둘째,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3년의 형을 선고한 원심의 양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것이며,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첫째로,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 2를 윤락업소에 소개하여 창녀로 취업시켜준 것은 사실이나, 이는 피해자의 의뢰를 받고 행한 단순한 소개행위에 불과한 것인데, 원심은 피고인을 영리유인죄로 처단하였으니, 이점 원심판결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는 것이고, 둘째로, 원심의 양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것이다.

먼저, 피고인의 사실오인 항소이유에 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여러증거들을 기록에 대조하여 보면, 원심이 판시한 피고인의 피해자 공소외 2에 대한 범죄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달리 이 점에 관한 원심의 사실인정과정에 어떠한 잘못을 찾아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점 항소논지는 이유없다.

다음, 검사의 사실오인, 항소이유에 대하여 살펴본다.

우선 기록에 의하면, (1)이 사건의 피해자인 공소외 2, 1 등은 모두 대구에 소재한 섬유회사의 공원들로서, 1986.5.18. 16:00경 대구소재 동촌유원지에 놀러갔다가 이 사건 범행을 주도한 공소외 5, 4를 알게 되어 함께 돌아다니다가 그날 밤에 피해자 공소외 2는 공소외 5와, 피해자 공소외 1은 공소외 4와 서로 정교관계를 맺게 된 사실, (2) 공소외 5와 공소외 4는 피해자들을 꾀어 내어 윤락업소에 창녀로 팔아넘기기 위하여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접근하였고, 위와 같이 피해자들과 정을 통한 뒤 피해자들을 순차로 처분하기 위하여 그중 피해자 공소외 1 만은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 뒤 집으로 돌려 보내었으나, 피해자 공소외 2에게는 공소외 1이 공소외 4와 함께 부산으로 놀러 갔으니 찾으러 가자고 거짓말로 꾀어, 공소외 5가 공소외 2를 부산으로 데려가 같은 달 19.14:00경 부산 서구 충무동 소재 (상호 생략)여관에 투숙한 사실, (3)피고인은 그 무렵 위 여관으로 찾아가서는 공소외 5에게 다짜고짜 돈 95만 원 가져간 것 어떻게 했느냐, 이 아가씨도 공범이지 하는 등으로 위협적인 언사를 사용하는 한편, 공소외 5는 위 피해자에게 창녀로 취업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창녀로 취업하기만 하면 선금을 받아낸 뒤 그날 밤 손님으로 가장하여 찾아가서는 함께 도망치도록 해 주겠다고 회유하여 위 피해자가 창녀로 취업하는데 동의하게 하였으며, 이어서 공범 공소외 3이 나타나 위 피해자를 윤락업소인 충무동 소재 (상호 생략)에 돈 1,000,000원을 받고 팔아 넘긴 사실, (4)한편 피해자 공소외 1은 공소외 4와 혜어져 귀가하기는 하였으나 공소외 2가 출근도 하지 아니하고, 소재조차 알 수 없어 그를 찾을 목적으로 같은 달 20. 악속장소인 다방에서 공소외 4를 다시 만난 뒤 공소외 2를 찾으러 가자는 꾀임에 빠져 같은 달 21.04:00 부산 (상호 생략)여관에 함께 투숙한 사실, (5)이에 피고인은 그날 09:00경 또다시 위 여관에 나타나 공소외 4에게 이새끼, 그렇지 않아도 너를 만나면 죽이려고 벼르고 있었다는 등의 죄인 다루는 듯한 말을 주고 받아 피해자로 하여금 겁을 먹게 하고, 공소외 4는 앞서 공소외 5가 공소외 2에게 한 것과 같이 선금을 받아 낸 뒤 손님으로 가장하여 찾아가서 빼내어 줄테니 창녀로 취업해 달라고 요구한 사실, (6)이에 피해자 공소외 1은 하는 수 없이 창녀로 취업할 것을 약속하였으나, 도망칠 기회를 노리던 중 그날 14:00경 경찰관들이 출동하여 피고인은 체포되고, 나머지 사람들은 도망쳐 버리는 바람에 가까스로 위기를 벗어나게 된 사실 등이 충분히 인정된다.

문제는 피해자 공소외 1을 대구에서 부산까지 유인하는 과정에서 피고인도 가담되어 있었느냐 하는 점인데, 이 점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검찰(86 형제 40666호 수사기록 25장의 뒷면) 및 원심 제5회공판에서 피고인은 공소외 5, 4가 피해자들을 처음 꾀어낸 1986.5.18. 23:00경 대구 북구 대현동(피고인의 주소지이기도 하다)소재 (상호 생략)여관에서 공범 공소외 3, 5, 4, 6을 만나 피해자들을 부산의 윤락업소에 창녀로 팔아 넘기기로 공모한 사실이 있다고 자백하고 있으며, 위 자백진술이 허위로 이루어졌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고,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대구에 거주하면서도 두번 모두 부산까지 내려가 피해자들이 창녀로 취업함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도록 소란을 피운 점은 위와 같은 자백을 됫받침하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다.

그리고, 무릇 영리유인죄에 있어서의 유인이라 함은 기망이나 유혹을 수단으로 사람을 자유로운 생활관계 혹은 보호관계로부터 자기 또는 제3자의 사실적 지배하에 옮기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사건에 있어서 피해자는 형식상으로는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부산까지 따라간 것으로 보이나, 실질적으로는 공범 공소외 4의 기망에 속아서 하자있는 의사에 기하여 따라간 것이고, 또 부산의 (상호 생략)여관에서도 피해자가 감금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를 부산까지 데려가서 여관에 들어간 뒤 여럿이 어울려서 피해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창녀로 취업함에 동의케 한 일련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에게 도망의 기회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피해자는 피고인 및 공범들의 사실적 지배하에 옮겨졌다고 볼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이 공범들의 범행에 가담했다고 볼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에게는 얼마든지 도주의 기회가 있었으니, 피해자가 피고인 및 공범들의 사실적 지배하에 옮겨졌다고 볼 수도 없다고 하여,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영리유인의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이점 원심판결에는 증거의 취사와 가치판단을 그르침으로써 사실을 오인하고, 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으며,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므로 검사의 이점 항소논지는 이유있다.

따라서 검사의 항소는 이유있으므로, 양형부당의 항소이유들에 대한 판단은 이를 생략하고,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1984.7.13. 대구지방법원에서 특수절도죄로 징역 1년의 형을 선고받고, 마산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1985.3.3. 특별사면으로 그 잔형의 집행이 면제된 자로서,

1. 공소외 3과 공모하여,

1986.5.2. 19:00경 공소외 7(여, 27세)을 공중위생 또는 공중도덕상 유해한 업무인 윤락행위에 취업시킬 목적으로, 공소외 3이 운전하는 포니승용차에 공소외 7을 태워 대구에서 부산으로 데리고 온 뒤, 같은 달 3. 11:00경 부산 서구 (주소 생략) 소재 윤락업소인 (상호 생략)에서 공소외 8로 하여금 선금 750,000원에 공소외 7을 윤락녀로 고용하도록 소개하고,

2. 1986.5.18. 23:00경 대구 북구 대현동 소재 (상호 생략)여관에 공소외 3, 6과 함께 투숙하여 있다가, 공소외 5, 4가 그날 낮에 대구 동구 효목 1동 소재 동촌유원지에서 그곳에 놀러온 피해자 공소외 2(여, 22세), 공소외 1(여, 22세)에게 자신들을 실내장식업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소개하여 서로 친숙하게 된 뒤, 피고인이 투숙하고 있던 (상호 생략)여관에 투숙하게 되자, 공소외 3, 6, 5, 4와 함께 피해자들을 부산에 있는 윤락업소에 창녀로 팔아넘기기로 공모하고, 피해자 공소외 1은 다시 만나기로 약속만 하고, 일단 귀가시킨 후,

가) 공소외 5는 같은 달 19.11:30경 위 여관에서 피해자 공소외 2에게 "친구인 공소외 1이 공소외 4와 같이 부산에 놀러 갔으니, 우리도 같이 부산으로 놀러가자"고 유혹하여 그날 12:00경 동대구역에서 함께 열차편으로 출발, 부산에 도착하여서는 그날 14:00경 피고인 등과 만날 장소로 미리 약속해 두었던 부산 서구 충무동 소재 (상호 생략)여관에 투숙하고, 이어서 피고인과 공소외 3이 위 여관방에 나타나서, 피고인은 공소외 5에게 "전번에 돈 95만 원 가져간 것 어떻게 되었느냐, 이 아가씨도 공범이지"하는 등으로 위협하는 것처럼 가장하고, 공소외 5는 피해자에게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우리들은 무사히 못나갈 것 같다. 그러니까 네가 근처 윤락업소에 들어가서 100만 원의 선금을 받으면 그 돈으로 빚을 갚은 후 오늘 저녁에 내가 손님으로 가장하여 너를 구출하여 주겠다"고 기망하여 피해자의 승낙을 받아내고, 공소외 3은 그날 20:00경 피해자를 부산 서구 (주소 생략)소재 윤락업소인 (상호 생략)으로 데려가서 포주인 공소외 9로부터 돈 100만 원을 받고 피해자를 인계하여 영리의 목적으로 피해자를 유인하고,

나) 공소외 4는 같은 달 20. 20:00경 피해자 공소외 1이 공소외 2의 소재를 몰라 애를 태우다가, 그를 찾을 목적으로 약속장소인 대구극장 부근의 솔잎다방에 나타나자, 공소외 2가 공소외 5와 함께 부산에 있으니 찾으러 가자고 거짓말로 꾀어, 열차편으로 부산에 도착하여 같은 달 21.04:00경 피고인 등과 만나기로 사전에 약속한 (상호 생략)여관에 함께 투숙함으로써 영리의 목적으로 피해자를 유인한 것이다.

증거의 요지

당원이 인정하는 위 범죄사실들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판시 2의 나)항 기재 범죄사실에 대한 증거로서, "원심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이에 일부 부합하는 진술기재 및 원심 제5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이에 부합하는 진술기재, 원심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1의, 원심 제4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2의 이에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및 원심 제6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3의 이에 일부 부합하는 진술기재, 검사의 피고인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중 이에 일부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검사 및 사법경찰리가 작성한 공소외 1에 대한 각 진술조서 및 공소외 1, 2에 대한 각 진술조서사본 중 이에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등을 추가하는 외에는 원심판결의 증거의 요지란의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제369조 의하여 이를 모두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판시 소위 중 판시 1의 직업소개의 점은 직업안정법 제29조 제2호 , 형법 제30조 에, 판시 2의 영리유인의 점들은 각 형법 제288조 제1항 , 제30조 에 각 해당하는 바, 판시 직업안정법위반죄에 대하여는 소정형 중 징역형을 선택하고, 피고인은 누범에 해당하는 판시 전과가 있으므로, 형법 제35조 에 의하여 (판시 각 영리유인죄에 대하여는 형법 제42조 단서의 제한범위내에서) 누범가중을 하며, 이상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이므로 같은 법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조 에 의하여 형 및 범정이 가장 중한 판시 2의 가의 영리유인죄의 형에 형법 제42조 단서의 제한범위내에서 경합범가중을 하여, 그 형기범위내에서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하고, 형법 제57조 에 의하여 원심판결선고전의 구금일수 중 170일을 위에 산입하기로 한다.

이에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진훈(재판장) 정창환 김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