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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6. 4. 29. 선고 2015다71177 판결

[청구이의][공2016상,698]

판시사항

채무자가 면책신청의 채권자목록에 원본 채권만 기재하고 부수채권을 따로 기재하지 않은 경우, 부수채권이 채무자가 악의로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한 비면책채권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8조 , 제558조 제1항 , 제2항 , 제562조 제1항 본문, 제566조 제7호 의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채무자가 면책신청의 채권자목록에 파산채권자 및 파산채권의 원본 내역을 기재하여 제출하면 채권자는 면책절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므로, 채무자가 채권자목록에 원본 채권만을 기재하고 이자 등 그에 부수하는 채권을 따로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부수채권이 채무자가 악의로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한 비면책채권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종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에 의하면, 파산 및 면책결정을 받은 채무자는 파산절차에 의한 배당을 제외하고는 파산채권자에 대한 채무의 전부에 관하여 그 책임이 면제되므로, 면책신청의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않은 파산채권이라도 면책 대상이 된다. 다만 채무자가 면책결정 이전에 채권의 존재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파산채권에 대한 책임은 면제되지 아니하나, 그 경우에도 채권자가 파산선고가 있음을 알았다면 면책이 된다( 제566조 제7호 ). 채무자회생법이 위와 같이 규정한 취지는, 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 아니한 채권자가 있을 경우 그 채권자로서는 면책절차 내에서 면책신청에 대한 이의 등을 신청할 기회를 박탈당하게 될 뿐 아니라 그에 따라 채무자회생법 제564조 에서 정한 면책불허가사유에 대한 객관적 검증도 없이 면책이 허가, 확정되면 채무자는 원칙적으로 채무를 변제할 책임에서 벗어나게 되므로, 위와 같은 절차 참여의 기회를 갖지 못한 채 불이익을 받게 되는 채권자를 보호하려는 데에 있다(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49083 판결 등 참조).

한편 면책을 신청한 자에 대하여 파산선고가 있는 경우 법원이 기일을 정하여 채무자를 심문하기로 결정한 때에는 그 결정을 공고하고 면책의 효력을 받을 파산채권자로서 법원이 알고 있는 파산채권자 등에게 송달하여야 한다. 또한 채무자심문기일을 정하지 않는 경우에도 법원은 이의신청할 수 있는 기간을 지정하는 결정을 하여 이를 면책의 효력을 받을 채권자에게 송달하여야 한다. 이에 대해 파산채권자는 심문기일부터 30일 내에 또는 법원이 정한 이의신청기간 내에 면책신청에 관하여 법원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채무자회생법 제558조 제1항 , 제2항 , 제562조 제1항 본문, 제8조 ).

위와 같은 채무자회생법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채무자가 면책신청의 채권자목록에 파산채권자 및 그 파산채권의 원본 내역을 기재하여 제출하면 그 채권자는 면책절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된다 할 것이므로, 채무자가 채권자목록에 원본 채권만을 기재하고 이자 등 그에 부수하는 채권을 따로 기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부수채권이 채무자가 악의로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한 비면책채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은 아니다.

2.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거나 증거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① 피고는 2006. 7. 13. 원고에게 600만 원을 이율 연 24%, 변제기 2006. 12. 13.까지로 정하여 대여하면서 그에 대한 담보 목적으로 원고가 대한주택공사에 대하여 가지는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14,352,000원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양도받았다.

② 위 대여금에 대한 변제기가 도래하였음에도 원고가 차용원리금을 변제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임대차기간이 만료되자, 피고가 대여원리금의 회수를 위하여 대한주택공사를 대위하여 원고를 상대로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이 사건 부동산을 대한주택공사에 인도하라는 내용의 건물인도소송( 인천지방법원 2009가단37809호 )을 제기하였다.

③ 위 사건의 수소법원은 2009. 10. 12. “1.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2006. 7. 13.자 600만 원의 차용금채무가 있음을 확인한다. 2. 원고는 피고에게,가. 2009. 11. 10.까지 위 차용금에 대한 연체이자 260만 원을 지급하고,나. 2009. 11. 11.부터 위 차용금에 대한 이자조로 매달(그 다음 달 10일까지) 10만 원씩을 지급한다. 3. 만일 원고가 제2의 가.항을 이행하지 않거나,제2의 나.항의 이자 지급을 3회 이상 연체할 경우 별다른 통지 없이 즉시 위 대여금의 변제기가 도래하는 것으로 하며,원고는 피고가 위 대여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즉시 대한주택공사에 이 사건 부동산을 명도한다.”라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하 ‘이 사건 화해권고결정’이라 한다)을 하였고, 원고와 피고가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여 그 무렵 확정되었다.

④ 원고는 이 사건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된 이후 2009. 11. 20.부터 아래 파산 및 면책신청일인 2013. 4. 22.까지 합계 580만 원을 지급하였다.

⑤ 따라서 위 화해권고결정 당시 이미 발생한 연체이자 260만 원의 지급기일이 지켜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후에 발생한 월 10만 원의 이자 중 일부 지급된 부분도 대부분은 매월 지급시기가 지켜지지 않았다.

⑥ 원고는 2013. 4. 22.경 인천지방법원에 파산 및 면책신청을 하여 2013. 6. 11. 파산선고를 받고(인천지방법원 2013하단2329호) , 2014. 3. 26. 면책결정을 받았으며(인천지방법원 2013하면2326호) , 그 결정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⑦ 원고는 파산 및 면책신청 당시 제출한 채권자목록에 이 사건 화해권고결정에 따른 피고에 대한 채무에 대하여 원금 600만 원만을 기재하였다.

3.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기초로, 채무자인 원고가 파산 및 면책신청을 하면서 채권자목록에 이 사건 화해권고결정에 따라 발생한 채무 중 원금 600만 원의 채무만 기재하고 이자 채무는 기재하지 않은 것은, 설령 그와 같은 기재를 누락한 경위가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금 채무를 기재하면 당연히 이자 채무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았기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채무자인 원고가 이자 채무의 존재를 알고 있었으나 과실로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않은 것이어서 위 이자 채권은 채무자회생법 제566조 단서 제7호 에서 정한 비면책채권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여전히 이자 채무를 부담하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나아가 이 사건 화해권고결정의 결정사항 제3항에서 정한 이 사건 부동산의 인도의무가 대여원리금 채권의 회수 수단이라고 보더라도 원고의 위 이자 채무가 면책되지 아니한 이상 원고는 그 불이행에 따른 효과로 이 사건 부동산을 대한주택공사에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화해권고결정 정본에 기한 강제집행의 불허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4.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파산 및 면책신청 당시 제출한 채권자목록에 파산채권자로 피고를 기재하고 피고의 원고에 대한 파산채권인 위 600만 원의 대여금채권(이하 ‘이 사건 대여금채권’이라 한다)의 원본을 기재한 이상 피고는 파산채권자로서 원고의 면책절차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가 원고의 면책절차에 참여할 수 있었는지 등에 관하여는 전혀 심리하지 아니한 채 원고가 채권자목록에 원금 600만 원의 채무만 기재하고 이자 채무는 기재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자 채무는 비면책채권에 해당하고 그 채무의 불이행에 따른 효과로 이 사건 부동산을 대한주택공사에 명도할 의무도 여전히 유효하게 존재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채무자회생법 제566조 단서 제7호 에서 정한 비면책채권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원심이 인정한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대여금채권의 담보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양도받았다는 것이므로 이는 위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에 양도담보를 설정한 것과 같다고 할 수 있고, 이 사건 화해권고결정 제2항의 이자지급채무 등의 불이행으로 제3항의 부동산 인도의무는 그 발생 요건이 충족되어 원고의 파산 및 면책신청 이전에 이미 확정적으로 성립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그 경우에는 이 사건 화해권고결정 제3항의 부동산인도의무의 강제이행을 위한 집행은 별제권자의 권리행사에 준하여 허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위 면책결정이 있었다고 해서 이 사건 화해권고결정의 결정조항 전부에 대하여 집행배제를 구할 수 있는지는 전제되는 사실관계를 더 심리하여 판단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해 둔다.

5.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권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