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권이전등기][미간행]
[1] 점유자가 주장한 자주점유의 권원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사유만으로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되거나 점유권원의 성질상 타주점유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토지 매수인이 매매계약에 의하여 목적 토지의 점유를 취득한 경우, 계약이 타인 토지의 매매에 해당하여 곧바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다는 사실만으로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및 등기를 수반하지 아니한 점유임이 밝혀졌다는 사정만으로 타주점유로 볼 것인지 여부(소극)
[1] 민법 제197조 제1항 , 제245조 제1항 [2] 민법 제197조 제1항
[1] 대법원 1983. 7. 12. 선고 82다708, 709, 82다카1792, 1793 전원합의체 판결 (공1983, 1248) 대법원 1997. 8. 21. 선고 95다28625 전원합의체 판결 (공1997하, 2501) [2] 대법원 1993. 10. 12. 선고 93다1886 판결 (공1993하, 3065) 대법원 1996. 3. 22. 선고 95다53768 판결 (공1996상, 1349) 대법원 2000. 3. 16. 선고 97다37661 전원합의체 판결 (공2000상, 962)
원고
대한민국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종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부동산 점유취득시효에서 점유자의 점유가 소유의 의사 있는 자주점유인지 아니면 소유의 의사 없는 타주점유인지는 점유자의 내심의 의사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점유 취득의 원인이 된 권원의 성질이나 점유와 관계가 있는 모든 사정에 의하여 외형적·객관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다만 그 점유권원의 성질이 분명하지 않을 때에는 민법 제197조 제1항 에 의하여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점유자가 스스로 그 점유권원의 성질에 의하여 자주점유임을 증명할 책임이 없고, 점유자의 점유가 소유의 의사 없는 타주점유임을 주장하는 상대방에게 타주점유에 대한 증명책임이 있다. 따라서 점유자가 스스로 매매 등과 같은 자주점유의 권원을 주장한 경우에 그것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사유만으로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된다거나 점유권원의 성질상 타주점유라고 볼 수는 없다 ( 대법원 1983. 7. 12. 선고 82다708, 709, 82다카1792, 1793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1997. 8. 21. 선고 95다2862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또한 토지의 매수인이 매매계약에 의하여 목적 토지의 점유를 취득한 경우 설사 그것이 타인의 토지의 매매에 해당하여 그에 의하여 곧바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매수인이 점유권원의 성질상 소유의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권원에 바탕을 두고 점유를 취득한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매도인에게 처분권한이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를 매수하였다는 등의 다른 특별한 사정이 입증되지 않는 한 그 사실만으로 바로 그 매수인의 점유가 소유의 의사가 있는 점유라는 추정이 깨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1993. 10. 12. 선고 93다1886 판결 , 대법원 1996. 3. 22. 선고 95다5376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민법 제197조 제1항 이 규정하고 있는 점유자에게 추정되는 소유의 의사는 사실상 소유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지 반드시 등기를 수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등기를 수반하지 아니한 점유임이 밝혀졌다고 하여 이 사실만 가지고 바로 점유권원의 성질상 소유의 의사가 결여된 타주점유라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 대법원 2000. 3. 16. 선고 97다3766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① 소외 1은 1964. 8. 14. 소외 2에게 이 사건 토지 및 그 지상 주택을 매도하였고, 원고의 아버지 소외 3은 최소한 1968년경부터 그 가족들과 함께 위 주택에 거주하면서 이 사건 토지를 점유해 온 사실, ② 소외 3이 1979. 10. 3. 사망하자 장남인 원고가 상속재산분할협의에 따라 단독으로 이 사건 토지를 상속하여 현재까지 평온, 공연하게 점유하고 있는 사실, ③ 이 사건 토지는 구 토지대장상 1935. 4. 12. 청수합자회사 앞으로 소유권이 이전된 것으로 등재되어 있었는데, 피고는 2006. 12. 1. 위 토지에 관하여 1948. 9. 11. 권리귀속을 원인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사실, ④ 원고는 소외 1과 소외 2 사이에 체결된 매매계약에 관한 매매계약서와 그 소유권이전등기절차에 필요한 소외 1의 인감신고서, 매수인란을 백지로 한 매도증서, 위임장 등(이하 위 각 서류를 통칭하여 ‘종전 매매계약서 등’이라 한다)을 보관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원심은 위 인정 사실을 바탕으로, 소외 3이 1966. 6. 5. 소외 2로부터 이 사건 토지 및 그 지상 주택을 매수한 이래 현재까지 소외 3과 원고가 위 토지를 소유의 의사로 점유하여 옴으로써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소외 3과 원고의 점유는 소유의 의사 없는 타주점유라 할 것이어서 원고는 이 사건 토지를 시효취득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비록 소외 3과 소외 2 사이에 체결된 매매계약서 등은 존재하지 아니하나, 위 인정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소외 3과 원고가 그 주장의 매매 이후 현재까지 40년 이상 이 사건 토지를 평온, 공연하게 점유하여 온 점, 원고가 보관하고 있는 종전 매매계약서 등은 소외 2가 소외 3에게 넘겨준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 사이에 매매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하였다면 그 경위를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점, 당시에는 중간생략등기 등 목적으로 중간 매수인이 최초 매도인으로부터 백지매도증서를 받아 최종 매수인에게 넘겨주는 사례가 드물지 아니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소외 3과 소외 2 사이에 그 주장과 같은 매매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여지도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나. 나아가 소외 3이 소외 2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여 점유한 것이라면, 소외 2가 등기부상 소유자가 아니어서 소외 3이 그에 의하여 바로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기는 하나, 기록상 소외 3이 소외 2에게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처분권한이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 매매에 이르렀다고 볼 자료가 없는 이상 소외 2가 등기부상 소유자가 아니라는 사정만으로 소외 3의 점유가 점유권원의 성질상 소유의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권원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소외 3이 매매 당시 매도인에게 처분권한이 없음을 알고 있었다고 추단할 수도 없으므로 그에 의하여 소유의 의사 있는 점유라는 추정이 깨어진다고 할 수 없다.
다. 또한 위 인정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소외 3과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20년 이상 점유하여 온 이상 소외 3과 원고는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원고 스스로 자주점유임을 증명하기 위하여 이 사건 토지의 점유취득 원인이 매매인 사실을 증명할 책임이 없을 뿐 아니라, 이와 같이 원고에게 증명책임이 없는 매매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이것만으로 점유권원의 성질상 자주점유가 아니라고 볼 수도 없다.
4.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가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원고의 타주점유에 대하여 증명책임을 다하였는지를 살피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소외 3과 원고의 점유를 소유의 의사 없는 타주점유로 단정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자주점유의 추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