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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가정법원 2020. 2. 19.자 2019브30135 결정

[등록부정정][미간행]

신청인겸사건본인,항고인

신청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한희 외 3인)

주문

이 사건 항고를 기각한다.

제1심결정을 취소한다. 등록기준지 ‘서울 강남구 (주소 생략)’ 신청인 겸 사건본인(이하 ‘신청인’이라 한다)의 가족관계등록부 성별란에 “남”으로 기록된 것을 “여”로 정정하는 것을 허가한다.

이유

1. 인정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신청인은 1985. 10. 31. 부 소외 1과 모 소외 2 사이에서 태어나 ‘○○○’이라는 성명으로 남자로 출생신고 되었고, 2018. 2. 21. 법원의 허가를 받아 현재의 성명으로 개명하였다.

나. 신청인은 어린 시절부터 여성으로서의 귀속감을 가지고 머리를 기르거나 여자 옷을 입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고,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남자아이들보다 여자아이들과 주로 어울려 놀았다. 신청인은 사춘기가 되어 얼굴 형태와 체격, 목소리가 남성적으로 변해가는 것에 정신적 고통을 느꼈다. 그러나 신청인은 부모의 기대 등을 이유로 학창 시절은 물론,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까지도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숨긴 채 생활하였다.

다. 신청인은 2012. 8. 10. 소외 3과 혼인신고를 하여 법률상 부부가 되었고, 그 사이에 미성년 자녀인 소외 4, 소외 5(각 2012. 10. 20.생)를 두었다. 신청인은 2018. 6. 19. 성립된 이혼조정으로 소외 3과 이혼하였다.

라. 한편, 신청인은 2013. 11. 29. △△△정신건강의학과의원을 방문하여 심리평가를 받은 후 의사 △△△으로부터 ‘성주체성장애(성전환증)’ 진단을 받았고, 이후 지속적으로 호르몬치료를 받으면서 2018. 11. 13. 태국에 있는 성형외과에서 고환과 음경을 제거하고 여성의 외부성기 모양을 갖추는 등의 수술을 받았다.

마. 신청인은 2018. 12.경부터 현재까지 여성의 옷차림, 머리 모양을 하고 사회적으로 여성으로서 생활하고 있다.

바. 이혼 이후 미성년 자녀들은 소외 3이 양육하고 있는데, 자녀들은 신청인의 성전환 수술을 알지 못한 채 신청인을 아버지가 아닌 고모로 알고 있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성전환증(Transsexualism)을 가진 사람의 경우에도, 남성 또는 여성 중 어느 한쪽의 성염색체를 보유하고 있고 그 염색체와 일치하는 성기가 형성·발달되어 출생하지만, 출생 당시에는 아직 그 사람의 정신적·사회적인 의미에서의 성을 인지할 수 없으므로, 생물학적인 신체적 성징(성징)에 따라 법률적인 성이 평가될 것이다. 그러나 출생 후 성장과정에서 일관되게 출생 당시의 생물학적인 성에 대한 불일치감 및 위화감·혐오감을 갖고 반대의 성에 귀속감을 느끼면서, 반대의 성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성기를 포함한 신체 외관 역시 반대의 성으로 형성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일정한 경우 법률적인 성의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고 할 것이다. 특히 의학적으로 성전환증의 진단을 받고 상당기간 정신과적 치료나 호르몬 치료 등을 실시하여도 여전히 위 증세가 치유되지 않고 반대의 성에 대한 정신적·사회적 적응이 이루어졌고, 나아가 일반적인 의학적 기준에 의하여 성전환수술을 받아 외부 성기를 비롯한 신체적 성징도 반대의 성으로 변경되었을 뿐 아니라 전환된 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만족감을 느끼고 공고한 성정체성의 인식 아래 그 성에 맞춘 의복, 두발 등의 외관을 하고 성관계 등 개인적인 영역 및 직업 등 사회적인 영역에서 모두 전환된 성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여 주위 사람들로부터도 그 성으로 인식되는 정도에 이르러 사회통념상으로 볼 때 전환된 성을 갖추고 있다고 인정되고, 또한 전환된 성을 그 사람의 성이라고 보더라도 다른 사람들과의 신분관계에 중대한 변동을 초래하지 아니하는 등 사회규범적으로도 허용될 수 있는 경우라면 그러한 성전환자에 대하여는 법률적으로도 출생시의 성이 아닌 전환된 성을 그 사람의 성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성전환자에게 미성년자인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친권자와 미성년자인 자녀 사이의 특별한 신분관계와 미성년자인 자녀의 복리에 미치는 현저한 부정적인 영향, 그리고 가족관계등록부상 성별란 정정의 효과가 ‘기존의’ 친자관계 등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는 그 이후 새롭게 생겨나는 미성년 자녀의 생활관계상의 곤란이 다 해결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성전환자에게 미성년자인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성별정정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11. 9. 2.자 2009스117 전원합의체 결정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한 검토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신청인에게 미성년 자녀인 소외 4, 소외 5가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신청인의 가족관계등록부상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정정하는 것을 허용할 경우 미성년 자녀의 입장에서는 법률적인 평가라는 이유로 부(부)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뒤바뀌는 상황을 일방적으로 감내해야 하므로, 이로 인한 정신적 혼란과 충격에 노출될 우려가 있는 점, 성별정정을 허용하게 되면 가족관계증명서의 ‘부(부)’란에 기재된 사람의 성별이 ‘여(녀)’로 표시됨으로써 동성혼의 외관이 현출될 수밖에 없고, 미성년 자녀는 취학 등을 위해 가족관계증명서가 요구될 때마다 동성혼의 외관이 현출된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할 수밖에 없는데, 현실에 대한 적응능력이 성숙되지 아니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미성년 자녀를 아직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은 동성혼 문제에 노출되게 하는 것은 친권자로서 기본적인 책무를 다하지 않는 것인 점, 그 밖에 미성년 자녀들의 복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신청인의 이 사건 성별정정 신청은 허가하지 아니함이 상당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제1심결정은 정당하므로 신청인의 항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이태수(재판장) 전안나 윤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