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집15(1)형,003]
범죄사실을 인정함에 심리미진이 있는 실례
피고인이 그의 2남 공소외 4(14세)가 꿩을 잡는데 쓰려고 시장노점상에 “사이나”라고 하여 사다가 병에 넣어둔 것을 청산가리라고 믿고 피해자를 죽이려고 이를 피해자가 다려 마시는 한약탕 속에 집어넣었는데 피해자가 이를 마시고 청산가리 중독으로 죽었다고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비록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고 있고 증인 공소외 4도 사이나를 사게 된 경위에 관하여 위와 같은 취지의 증언을 하고 있기는 하나 감정인의 사체해부 결과 기재에는 사체에서 일반독물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되어 있고 위 공소외 4가 몇번 꿩을 잡으려고 위 약을 놓았으나 그 때마다 허탕만 쳤다고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약이 과연 청산가리였는지를 남은 약병 감정, 사망 직후에 사체에 나타나는 여러가지 증후, 노점상인 등을 더 조사하지 아니하고 위 사인을 단정하였음은 심리미진의 위법을 저지른 것이다.
피고인
제1심 대구지방, 제2심 대구고등 1966. 10. 12. 선고 66노110 판결
원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의 국선변호인 이용훈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판단한다.
원심이 유지한 제1심 판결이 설시한 이유에 의하면 제1심은 그가 들은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은 남편 공소외 1이 장남 공소외 2(전실의자)를 분가 시키기 위하여 그가 소유하는 전재산인 답9두락 및 전5두락중 답4두락 및 전3두락을 공소외 2에게 분재하여 주자 남편 공소외 1과 자기간에 출생한 자녀가 4명인데도 불구하고, 공소외 2에게 분재하여준 재산이 너무 많은데에 불만을 품고 만일 공소외 2를 죽여없애 버리면, 동인은 자식이 없으므로 동인에게 분재되었던 재산이 결국 피고인 소생의 자녀몫으로 되돌아 올것이라고 단정하여 동인을 살해할것을 결의하고 마침 피고인의 2남 공소외 2가 꿩을 잡는데 쓸려고 구입하여 병에 넣어서 피고인집 아랫방 나무상자속에 보관하여 두었던 청산가리 1돈가량을 꺼내가지고 피해자 공소외 2의집 부엌에 이르러 공소외 2가 신병때문에 복용하기 위하여 끓이고 있던 한약탕속에 위의 청산가리를 투입하고 돌아왔는 데 그후 약20분후에 출타하였다가 귀가한 정을 모르는 그의 처 공소외 3이 짜서주는 청산가리가 든 위의 한약을 공소외 2가 복용하므로서 동인은 복용후 약 10분후 청산가리 중독으로 인하여 사망한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있다. 그런데 제1심이 들은 증거를 기록에 의하여 자세히 검토하여 보면, 그 인정사실 가운데에서 피고인이 한약탕속에 투입하였다고 하는 물체가 청산가리 였다는 점과 피해자 공소외 2의 사인이 청산가리중독에 있었다는 점을 제외한 나머지 사실은 이를 인정 못할바 아니나, 피고인이 한약탕속에 투입하였다고 하는 위물체가 과연 청산가리이며, 피해자 공소외 2의 사인이 청산가리중독에 있었던 것인가의 점에 관하여는 의심의 여지가 있다고 아니할수 없다.
즉 피고인은 검찰에서, 2남 공소외 4가 사다가 보관하여둔 청산가리를 갖다가 한약탕속에 투입하였다고 자백하고 있고(경찰에서의 진술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증인 공소외 4도 제1심법정에서 아버지( 공소외 1)에게 돈 10원을 얻어 마을에 있는 고경시장에 가서 꿩이나 토끼를 잡는데 쓸려고 노점상인 성명미상자로부터 엄지손가락크기만큼의 “사이나”를 사서 병에 넣어 나무상자 속에 보관하여 두었었는데 사건발생후 뒤져보니 쓰다가 반쯤 남아있던 “사이나”가 없어지고 빈병만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는바, 위와같은 점을 미루어보면 피고인이 한약탕속에 투입한 위 물체가 “사이나”였다고 일응 보아질것 같기도 하지만 한편 감정인 우상덕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작성의 시체해부결과 감정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해자의 시체에서는 일반독물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이며, 증인 공소외 1은 제1심 법정에서 공소외 4가 사온 “사이나”를 직접 목격한바는 없으나 공소외 4는 그가 사온 “사이나”를 가지고 새벽에 꿩이나 토끼를 잡으려고 몇번 나갔으나, 그때마다 허탕만 쳤다는 취지의 증언을 하고 있고, 또 위의 공소외 4가 “사이나”를 구입할 당시의 연령이 14세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기록상 명백한 바로서 위와 같은 여러가지 점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나 그 의 2남 공소외 4가 “사이나”라고 믿고 있던 그 물체가 과연 인명에 피해를 줄수있는 진정 “사이나” 였는지의 여부가 의심스럽다 아니 할수 없고, 본건 피해자의 사인이 청산가리 독물에 의한 중독사 인지의여부는 피고인이 한약그릇에 넣었다는 것이 진정한 청산가리였는지를 좀더 자세히 조사하고 피해자의 위( )속에서 청산가리의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더라도 피해자의 사망한 경로와 사망즉 후의 시체의 상태가 위 독물중독사로 볼수 있는 여러가지 증후가 있었느냐의 여부를 자세히 조사하였어야 할것이다. 그리고 위의 증인 공소외 4는 경찰에서 “사이나”를 판사람을 보면 알수 있다라고 진술하고 있고, 공소외 4가 “사이나”를 넣어두었었다는 약병이 증 제3호로 압수되어 있고 또 시체해부감정결과, 피해자의 시체에서 일반독물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와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록상, 위의 공소외 4에게 “사이나”를 판 노점상인을 조사해 보거나 압수된 약병(증 제3호)속에 혹시 그 속에 들어있던 약물의 흔적 이 남아있는지 만일 남아 있다면 그 약물의 종류가 과연 무엇인 지를 전문가로 하여금 감정시켜 보거나 또는 피해자의 사인이 독물중독사라고 인정할수 있는 위에 말한 여러가지 증후를 원심이 조사하여 본 흔적을 찾아볼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으로서는 피고인이나 공소외 4가 위의물체를 청산가리라고 믿고 있는 여부에 불구하고 적어도 위에서 적시한 바와 같은 정도의 사항에 관하여 면밀한 조사를 시행하여 위와같이 의문이 가는점에 관하여 좀더 심리규명하여 본 연후에 본건에 있어서의 피고인에 대한 형사책임유무를 가렸어야 마땅할 것이어늘 원심이 위와같은 조처에까지 나아가지 아니하고 만연히 제1심 감정증인 공소외 5의 증언만으로서는 피해자의 사인의 점을 인정하기 어려우나 동증언에 피고인의 경찰이래 원심법정에서까지의 각각 진술 증인 공소외 4의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 및 피해자의 사망시간등을 종합하면, 사인의 점을 인정할수 있다라고 설시 판단하여 제1심 판결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하였음은 결국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므로서 판결에 영향을 미칠 위법을 범하였다고 아니할수 없고, 따라서 이점에서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치 못한다고 할것이다.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다른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본건을 원심으로 하여금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관여법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