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수원지방법원 2004. 9. 13. 선고 2004노2003 판결

[농수산물유통및가격안정에관한법률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1외 9인

항 소 인

피고인

검사

이문성

변 호 인

변호사 최성호

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들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첫째,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적용된 농수산물유통및가격안정에관한법률(이하 농안법이라 한다) 제31조 제2항 (이하 대상 법률조항이라 한다)은 피고인들과 같은 중도매인들이 직업수행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위헌무효인 법률조항이므로 위 법률조항을 적용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둘째, 가사 피고인들에게 유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도매시장법인이 물품을 제대로 상장하지 않아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점 등 피고인들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원심의 피고인들에 대한 형량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것이다.

2. 판단

가. 법리오해의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농안법은 농수산물의 원활한 유통과 적정한 가격을 유지함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시·광역시 또는 시에 의하여 개설·관리되는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중심으로 경쟁매매를 통한 농수산물의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생산자들로 하여금 도매시장법인을 통하여 도매시장에 직접 출하할 수 있게 하고, 도매시장법인은 출하주를 대신하여 다수의 중도매인과 매매참가인을 상대로 한 상장, 경매를 실시하여 가장 높은 가격에 판매하며, 중도매인은 위 경매절차에서 가장 낮은 가격에 매수하여 판매하게 하는 것으로서 정보와 연줄, 자본을 갖춘 상인들이 시장정보에 어두운 생산자들을 지배함으로써 농수산물의 원활한 유통을 저해하고 가격을 조정하는 것을 시정하기 위한 제도이다.

그렇다면 위 제도의 핵심은 산지에서 도매시장으로 출하하는 세력과 도매시장에서 소비자 쪽으로 분산하는 세력을 분리시키고 양 세력의 경쟁을 통하여 농수산물 거래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위 제도의 취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도매시장에서 소비자 쪽으로 분산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중도매인을 산지에서 도매시장으로 출하하는 역할에서 배제시키는 것이 불가피하게 요구된다고 할 것이고, 더구나 대상 법률조항은 도매시장법인이 상장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농수산물에 대하여는 중도매인으로 하여금 예외적으로 비상장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며, 이 경우 품목과 기준을 정하여 도매시장 개설자로부터 허가를 받도록 하는 것 역시 위 제도의 실효성 확보 측면에서 불필요한 제한으로 보기 어려운 점까지 보태어 생각해 보면, 대상 법률조항이 중도매인으로 하여금 도매시장법인이 상장한 농수산물 외의 농수산물 거래를 금지시켜 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결과가 되었다 하더라도 이와 같은 제한은 공공복리를 위한 제한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그 제한이 헌법상의 비례의 원칙 내지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배하였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위 대상 법률조항이 위헌무효임을 전제로 한 피고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의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피고인들 대부분에게 동종의 전과가 있는 점, 그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환경, 이 사건 각 범행의 경위 및 결과, 각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정상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이 선고한 각 형량은 적절하고 너무 무거워서 부당한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피고인들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결론

따라서 피고인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생략]

판사 안영길(재판장) 김정민 이동식